한 달에 한번 친구들과 모임을 갖는데 어디를 갈까? 뭘 하고 친구들과 재미있게 하루를 지낼까 항상 고민을 해야 합니다.
어느 날 단골로 다니는 00투어 홈페이지에 접속을 했더니 만 원짜리 상품이 눈에 띕니다. 대구 달성에서 하는 토마토축제입니다. 만원만 내면 대구 왕복버스비와 대구 중구에 있는 청라언덕을 비롯한 근대화 골목투어와 김광석 거리 그리고 토마토 축제에서 금반지 찾는 게임까지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득탬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방자치제가 되고 부터는 지방에서 축제가 많은데 대구시의 후원으로 하는 축제라 대구시에서 비용을 부담하는 것입니다. 친구들이 다들 좋다고 해서 8명이 다녀왔습니다.
가장먼저 청라언덕을 구경했습니다. 대구지역 근대화에 기여한 선교사님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교육과 의료 선교 활동을 하던 자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현재명 선생님과 박태준 선생님 등 우리가 교과서에서 익히 아는 음악을 작곡한 분들의 흔적도 만났습니다. 현재명 나무라고 명명된 나무가 있었는데 우리 친구들은 그 나무 밑에서 “오가며 그 집 앞을 지나노라면……” 즉석에서 합창도 했습니다. 교육과 선교와 봉사로 일생을 보내시다 이 땅에 묻힌 외국선교사님들이 잠든 곳을 볼 때는 마음이 숙연했습니다. 삼일운동을 했던 99계단을 걸어봤고 대구제일교회 마주 보고 있는 계산성당도 둘러봤습니다. 조국의 독립과 대구지역발전 위해 헌신하신 대구유지였던 애국자에 대한 설명도 들었고, 고 박정희대통령이 계산성당에서 육영수여사와 결혼식을 올리는 사진도 볼 수 있었습니다.
김광석 거리를 조성해 놓았는데 김광석 노래와 시 그리고 사진들이 긴 골목에 전시되거나 그려져 있었습니다. 우리가 아는 노래 이등병편지 가사를 써 놓았고 어느60대 부부이야기도 읽으면서 감동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여행상품이라는 것이 경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제가 있는 거리를 활용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목적은 토마토 축제 참여였는데 우리 친구들은 청라언덕과 김광석 거리를 더 좋아했습니다.
토마토축제장에 갈 때까지는 금반지를 찾으리라 생각하고 친구들에게도 토마토물이 들어도 아깝지 않은 옷을 입고 오라고 했고 나도 갈아입을 옷을 여벌로 가지고 가긴했지만 막상 축제장에 가보니 풀장 안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반 돈짜리 금반지를 60돈이나 뿌려 놓아서 큰 기술이 없어도 풀장에 들어가서 더듬어 보면 금반지가 손에 잡힐 것은 알지만 저 벌건 토마토 물에 들어갈 용기가 없어서 아쉽지만 금반지는 포기했습니다. ㅎ 대신 2000원짜리 따끈한 국밥으로 점심을 먹었고 무한 리필 되는 토마토 주스와 토마토구이를 싫건 먹었습니다, 돌아와서 생각하니 아쉬워서 내년에는 한 번 도전해 볼까 합니다. ^^
신의 한수는 딴 곳에 있었습니다.
토마토축제장이 대구 과학관 뒤뜰에서 거행되는 것이라 풀장에서 금반지를 찾지 않는 대신에 시원한 과학관을 둘러보고 화장실도 가고 하려고 과학관 실내로 들어갔습니다. 볼일들을 보고 시원한 곳을 찾다가 바람이 부는 옥상정원으로 가게 되어, 대리석 경계석에 앉았더니 얼마나 따끈따끈한지! 지지는 것 좋아하는 친구들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너무 좋다고 앉았던 자리에 허리를 피고 하늘을 보고 누웠습니다. “어~ 시원하다.” 하면서 새벽부터 출발해 온 피로를 그곳에서 풀었습니다. 제대로 찜질을 한 것입니다 옥상정원 대리석 위에 누워 따끈한 찜질을 즐긴 친구들이 찬스에 강하고 얼마나 지혜로운지 저는 기념으로 사진을 남겼습니다. ^^
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