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 있으면 호갱이 되는 이상한 통신요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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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이

가만 두어도 저절로 꺼지기도 하고 배터리 충전이 쉬 떨어지는 등 2년 조금 넘게 쓴 휴대폰 수명이 다 된 것 같다고 바꿀 때가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상한 것은 휴대폰 약정이 거의 다 된 시점에서는 이상하게 고장이 잦은 것을 경험합니다. 나도 지난번 사용하던 테블릿 전화기가 이유모를 고장이 나서 고치러 갔더니 대리점 직원이 “요즘 누가 휴대폰을 2년씩 써요?”해서 기가 막힌 적이 있는데 휴대폰 수명이 2년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더군요.

딸이 휴대폰을 알아본다며 대리점을 다녀오더니 집 인터넷 요금을 얼마나 내고 있냐고 나에게 묻습니다. 매달 4만 몇 천원이 나가는 것 같다고 했더니 약정기간이 끝났냐고 해서 약정기간이 몇 년 인진 모르지만 인터넷에 가입한지 5년은 된 거 같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집에 설치된 인터넷 요금과 휴대폰을 결합하면 요금이 저렴해 진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내 이름으로 되어있던 인터넷을 끊어야 딸 이름으로 명의가 바뀐다고 해서 가입한 통신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전화연결이 무척 어려운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상담원이 연결되기에 우리 집 인터넷 약정기간이 끝났냐고 물었더니 오래전에 끝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지금 끊어도 위약금이 안 나오느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화요금 때문에 명의를 바꾸겠다고 했더니 그때부터 상담원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VIP 고객이기 때문에 요금을 저렴한 것으로 다시 설계 해 준다고 했습니다. 나는 딸애가 새로 사는 휴대폰 요금혜택을 위해서 끊어야 할 것 같다고 하면서 통화를 마쳤는데 그때부터 통신사에서 전화가 오고 메시지가 오고 소란스럽습니다.

새로 3 년 동안 고객을 책임질 담당자라며 전화를 걸어와 다시 비용을 계산해서 조건을 최대한 맞춰 드리겠으니 계속 이용해 달라는 것입니다. 재가입 기념으로 2십 만원 사은품을 (백화점 상품권) 주고도 매월 이용료는 2만7천원만 내면되고 광랜에 셋탑 박스도 교환해 주고 텔레비전 채널도 160여개나 나오는 것으로 설치해 주고 내 휴대폰 요금과 가족관계인 딸 휴대폰 요금까지도 매달 5500원씩 감해준다는 것입니다.
갑자기 기가 막힌 조건을 제시하는데 기분이 좋은 것이 아니라 은근 화가 납니다. 이런 조건이 있었으면 4~5년씩 아무 말 없이 요금을 납부하는 사람들에게 미리 알리고 혜택을 주었어야지 꼭 끊어야겠다고 해야 이렇게 알려주고 조건을 제시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그렇게 달변으로 고객님 고객님 하며 설명하던 직원이 우물쭈물 답변을 안 합니다.
이래서 가만히 있는 고객은 완전 호갱 취급을 당하는 구나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호갱은 호구와 고객을 합친 말로, 어수룩해 속이기 쉬운 손님을 뜻하는 신조어 입니다.
통신사 판매자들이 입으로는 “고객님”이라며 친절하게 굴지만 실제로는 고객을 우습게 보는 현실을 비꼰 표현인데 스스로 멍청한 호갱이 된 것도 모르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호갱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곳도 휴대전화 시장이라는 군요. 휴대전화를 제값 내고 사는 사람들을 일컬어 호갱이라 한답니다.

호갱은 휴대전화 구입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고 구입하는 젊은 층보다 나 같은 성향의 중장년층에 당연히 많지만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사실상 전 국민이 호갱화(化)된 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보조금이 천차만별인 데다가 소비자가 마땅히 누려야 하는 권리마저 이동통신사가 대단한 혜택을 주듯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은 통신업계의 호갱이 인가?”라고 탄식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통신사간에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오래 조용히 말썽 없는 고객은 알아서 대접해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안합니다. 호갱이 안 될려면 자꾸 알아보고 전화하고 귀찮게 해야 하는데 그게 체질상 어려운 사람은 만년 호갱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같은 사람은 그냥 한번 사용하면 끝까지 변덕을 부리지 않고 사용하고 요금에 대해서도 통장에서 매달 빠져나가니까 얼만지 신경을 쓰지 않는데 그러는 것이 통신사의 가장 만만한 호갱이 되는 것입니다.

소비자에게 줄 혜택이 있으면 알아서 통신요금도 감해주고 정당한 요금을 지불할 수 있게 해 주어야지 끊는다고 해서야 이런저런 조건을 재시해서 고객의 환심을 돌이키려고 하니 그동안 낸 통신요금이 너무 억울한 것입니다. 아마 우리 딸이 휴대폰을 새로 하면서 결합상품을 알아보지 않았다면 나는 5년이고 10년이고 인터넷요금을 매달 사만원이 넘게 냈을 것 아닙니까?
지금이라도 요금할인이 되어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뭔가 석연치 않은 이런 소비자의 기분을
통신사에서 알까요?

2 Comments

  1. journeyman

    2016-07-06 at 15:10

    저도 귀찮아서 약정이고 뭐고 신경 쓰지 않는 편인데요,
    부지런한 사람들은 짭짤하게 이용하더군요.
    장사꾼들 장사 속은 요지경입니다.

  2. rhodeus

    2016-07-07 at 00:04

    통신사의 횡포
    속으로 대단하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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