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파란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오히려 낯설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무덥고 긴 여름을 지나왔습니다.
매번 여름이 되면 “더워도 너무 덥다.” 불평을 하지만 그런 날은 사실 며칠 되지 않았는데 이번 여름은 밤낮으로 덥다보니 모든 사람들이 지치고 힘들었습니다.
기상청에서 “더위가 이번 주에 끝난다.”는 소리를 몇 번씩이나 반복하다가 원망을 샀습니다.
기상청은 날씨 예측을 정확하게 못한 죄는 있지만 더운 날씨를 시원하게 변화시킬 아무런 힘은 없는데 더위가 기상청 죄라도 되는 양 기상청을 향해 불만이 고조 되었습니다.
더불어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전기료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우리 집 아기들도 어찌나 더위를 타는지 집안에서도 머리카락에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히고 목덜미로 물 흐르듯 땀이 흥건하게 흘러서 에어컨을 켜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더위가 소나기 한줄기가 지나가더니 거짓말처럼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별로 이동을 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한이 엄마는 “우리가 스위스에 온 것 같다.”고 말합니다.
파란 하늘이 너무 아쉬워서 일산에서 가까운 종마공원을 식구들과 함께 갔습니다.
푸른 들판에 말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고 그 배경에 하늘이 그림처럼 펼쳐 있어서
아기들과 산책하기 좋았습니다. 뿔이 위엄 있고 까만 수염이 매력적인 염소가 담장 가까이에 다가와 아기들이 풀을 주자 냠냠 맛있게 받아먹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며 아기들이 얼마나 즐거워하는지 모릅니다.
모처럼 미세먼지 걱정 없이 자연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파란 하늘이 아쉬워 차의 선루프를 열고 하늘을 계속 쳐다봤습니다.
아기들이 하도 좋아해서 자동세차장에 들려 차를 세차도 했습니다.
차창 밖으로 쏟아지는 물줄기와 유리창을 닦는 헝겊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아기들이 신기해 합니다.
우리 한이가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늘 즐거웠어요.”라고 어른스럽게 말하는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러운지요.
아이의 눈에도 자연의 싱그러움을 접하니 좋았나 봅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항상 이런 하늘을 보고 살았는데
이제는 어쩌다 보면 행운으로 여길 정도로 귀한일이 되었습니다.
데레사
2016-08-28 at 10:49
이제는 이런 하늘을 볼수 있는날이 그리 많지
않을걸 생각하니 속상해요.
그맑고 곱던 하늘, 누가 훔쳐갔을까요?
벤조
2016-08-29 at 11:18
참으로 아름다운 가족입니다.
사진 내는거 허락 받으셨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