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이 강아지에게 지켜야할 예의

우리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개짓는 소리에 이웃들이 고통 받는 다는 민원이 들어오고 있으니 이웃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 달라.” 는 협조문이 여러 날 붙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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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 퇴근 시 마다 그 협조문을 읽으면서 앞으로는 싫든 좋든 개들과 함께 살아야 할 터인데 여러 가지 문제가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얼마 전 돌이 지난, 아장아장 걷는 우리 손자를 데리고 호수공원에 나가 산책을 하다가 벤치에 앉아 강아지 진지를 드리고 있던 어떤 분이 아기가 다가가자 기겁을 하더라는 얘기를 썼더니 애견가들의 반응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런 일로 따지면 맘충일까?)http://blog.naver.com/suni55/220746127608

A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죠.
저는 옛말 그른 것 하나 없다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역지사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성숙한 사고를 할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고 그런 분 이 아이를 양육하실 때 더 올바르게 양육하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아가가(강아지) 얼마나 놀랐으면 그런 말을 계속하면서 진정시켰을까요? 막말로 반대쪽에서 대형견이 까꿍이한테 “놀자~♡^^”하면서 확 다가오면, 그래놓고 대형견 견주가 “저희 애가 그쪽 애기가 귀여워서 좀 보고 싶어 해서요. ” 라고 한다면, 그래서 까꿍이가 그 대형견이 실은 나이가 어린 아가지만 몸집만 큰 거라고 얘기하고 가버린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이건 매너 없는 행동이죠.
지금 까꿍이가 그쪽 강아지한테 한 게 이거에요.
그깟 강아지..이런 태도는 어르신께서 말씀하셔도 그닥 성숙해보이지 않네요. 강아지 먹이 먹이는 모습을 “진지 드신다”라며 비꼬시는 모습 역시 좋아보이지는 않습니다.

 

B 제가 아이들 막 풀어놓고 남의 강아지한테 매너 없이 다가오게 만드는 “맘충” 또는 “할미충” “꼰대충” 이라고 님을 칭하면 기분이 좋을까요?
“어르신… 이건 어르신이 백번 잘못 생각하신겁니다. 물론 강아지가 사람 아기보다 귀할 수는 없겠지요. 그렇다고 해서 강아지가 사람 아기보다 덜 귀하다는 것도 아닙니다. 다 똑같은 생명입니다. 그리고 강아지는 누군가에게 아기보다 더 값진 생명일 수도 있구요.

C 님한텐 아기가 소중하고 강쥐맘에겐 강쥐가 소중하겠죠.. 둘 다 고귀한 생명들이고 정주고 가까이 있는 게 아무래도 소중하겠죠.. 님도 옆집사람이 귀한 사람이지만 소중히 여기진 않을 거잖아요.. 애기들은 강쥐가 이뻐서 적극적으로 애정표현을 하는데 그 행동이 강쥐에게는 위협적일 수 있고 괴롭힘일 수 있어요..보통 애기가 힘 조절을 못하니까 막 강쥐 만지다 물릴 수도 있구여.. 물렸으면 개새끼 버리라고 난리 치셨겠죠..그전에 애기한테 강쥐 다루는 법 가르치시고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면 그냥 애기가 강쥐 근처에 가지 못하도록 님이 케어하세요“

나는 개 혐오자도 아니고 애견가도 아닌 사람입니다. 그러니까 개를 특별히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고 개는 그냥 개로 봅니다. 호랑이를 호랑이로 보고 사슴을 사슴으로 보는데 그 태도가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개를 사람과 똑같은 격을 가진 것으로 여기거나 개를 상전으로 보지 않으면 야만인 취급을 당하거나 무식한 노인이 되는 군요.
어르신…..하면서 어찌나 점잖게 나무라는지 민망할 지경입니다.

나의 네이버 블로그는 공개는 되었지만 다른 곳에 있는 블로그 글을 저장 정도로 하고 있어서 활성화가 된 곳도 아닌, 하루에 10명 남짓 조회가 일어나는 한적한 곳임에도 불구하고 댓글이 진지하게 달리더군요.
국내 특급호텔도 반려견 동반 가능한 룸과 서비스를 늘리는 추세라고 합니다.
특급호텔에 반려견과 함께 숙박이 가능한 룸도 있다고 합니다.  반려견을 위한 침대, 물&사료 전용 그릇, 매트, 배변 봉투를 제공한데요. 부산 해운대에는 애견 동반 전용 호텔도 생겼다는 것입니다. 반려견 동반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꾸몄는데. 호텔 안에 애견 미용실, 카페, 동물병원까지 갖추고. 1박에 150만원인 펫 프레지던트 스위트룸도 있답니다. 이러니 감히 강아지에게 무심코 다가갔다가는 욕먹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금수저 인간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금수저 강아지 시대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커다란 맹견을 씻기고 먹이고 산책시키는 개 하인을 보기는 했습니다. 개는 잘 먹이고 관리를 해서 털에 기름이 자르르 흐르고 외모가 위엄이 철철 흐르는데 개를 돌봐주고 생계를 이어가는 분은 툭 건드리면 쓰러질 것 같이 보이는 바짝 마르고 힘없는 아저씨였습니다.

가족의 주요 구성원이 개가 되면서 진짜 가족과는 함께 살지 않는 모습을 종종 봅니다.
부모와는 헤어져도 개와는 떨어질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제는 그러는 것이 조금도 이상한 것이 아닌 정상적인 것이고 존중받아야 하는 시대가 되었나 봅니다.

나를 어르신이라고 부르면서, 본 글만큼이나 긴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면서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아지를 사람의 반열에 올려놓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미개하게 보여 계몽해야 하는 대상이 된 것입니다. 세월이 이렇게 달라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개에 대해 예의를(!) 갖추지 않거나 사람보다 강아지를 하찔로 여기다가는…….

5 Comments

  1. 데레사

    2016-09-03 at 14:10

    참내…
    그러니 올림픽 때 배우엄마가 기보배선수
    보신탕 먹는다고 니부모나 쳐드세요 같은
    욕도 했겠지요.
    개는 어디까지나 개죠. 기르는 사람에게는
    가족일런지 몰라도 남에게는 개가 맞아요.

    세상이 참 요상하게 변해갑니다.

  2. 지나

    2016-09-03 at 21:59

    이곳 사람들은 개를 집안에서 많이 키우고는 있습니다

    그러나 개와 사람을 동일시 할수는 없었나 봐요

    공원에 가면 개들만 놀 수 있는 코너를 만들어 놓고

    그곳에서 강아지든 개든 산책을 하고 뛰어 다니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서울에 가면 사람들의 이기적인 시민의식에 많이 놀랍니다

    마음 많이 상하셨겠습니다

  3. 이은재

    2016-09-04 at 17:13

    순이님 글은 예전부터 아껴가며 읽고 있지만 블로그도 없고 댓글도 처음입니다.
    마음이 많이 상하셨겠습니다.
    강아지들이 귀여운 건 사실이지만 어디 어린 아기에게 그런 댓글을 달다니 참
    할 말이 없군요.
    순이님이어서 젊잖게 말씀하신 걸 알아차리기나 했을런지요.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 주시길 기다립니다.

  4. manager

    2016-09-06 at 12:04

    최수니님 안녕하세요.
    가을이 성큼 다가온 기념으로 포토엽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나무님 추천으로 최수니님께서 3차로 선정되셔서 포토엽서를 보내드리고자 하오니 주소와 연락처 및 다음 당첨자와 사연을 다음 주소에 댓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http://blogs.chosun.com/mblog/611/
    약소하지만 지인분들과 소식 나누시는데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5. 윤정연

    2016-10-27 at 01:42

    참 그런사람들도 있군요…
    난 개는 개지 뭐 그리 섬기는것이 이해가 가지않는 그야말로 무식한 사람입니다…만!!!
    그런분들에게 묻고싶은 말이 있어요.
    당신들의 부모님도 개만큼 섬기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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