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월드몰에서

설이 지나 어머니를 모시고 형제들이  가족모임을 했습니다.
설날 어머니를 뵈러 가지 못 해서 어머니가 서운해하실까 해서 걱정하고 있던 차에 형제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식사하자고 하니 반가웠습니다. 형제들이 다 모이려면 서울 사는 동생들과 대구로 가든지, 아들들이 서울로 오든지 해야 합니다. 서울이 아니면 대구에서 모여야 하는데 오라버니가 서울에 오실 일이 있다고 해서 의논 끝에 잠실 월드타워에서 만나자고 했습니다.
잠실 월드타워는 석촌 호숫가에 우뚝 서있습니다. 작년 벚꽃 필 때 큰 딸 가족과 가 본 기억이 있지만 그때는 건물 외관이 다 완성하지 못했고 공사 중이었습니다. 지금은 거의 완공단계이고 올 4월에 그랜드 오픈을 한다고 합니다.

롯데월드타워

석촌호숫가 롯데월드타워 (사진 퍼옴)

일산에서 전철을 타고 가다가 2호선으로 바꿔 타고 잠실역으로 가야 해서 나는 근 2시간을 소요해서 갔습니다. 대구에서는 수서까지 오는 ktx가 새로 생겨서 1시간 40분 거리라 내가 일산에서 전철을 타고 잠실까지 가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랑 동대구에서 수서까지 걸리는 시간이 거의 같습니다. 그만큼 지방과 서울이 가까워진 것입니다. 서울역에 내리면 도심을 통과해야 하기에 서울역에서 잠실까지 오는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수서에서 잠실 월드타워까지는 15분 정도면 도착됩니다. 비용이 들어서 그렇지 시간은 아주 절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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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롯데 월드점은 공간도 넓고 여러 가지 편의 시설이 좋아서 많은 식구가 모여 색다르게 놀만했습니다. 아쿠아리움 구경도 하고 식당에서 밥 먹고 차 마시고 이야기하는 동안 애들은 너른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으니까 애도 어른도 편했습니다. 집에서 모이면 주인은 부엌에서 식사를 차려내느라 일 만해야 해서 대화에 참여하기도 어렵습니다. 애들은 쿵쿵 거리고 뛰어다녀서 아래층에 미안하고 자꾸 조심을 시키면 애들도 흥이 감소하고 시들해합니다. 추워서 놀이터도 갈 수 없으니까 애들은 애들대로 불편해합니다. 애나 어른들이 모처럼 만나도 조용한 시간을 얻기 어려운 것이 집에서 모이는 가족모임인데 월드 몰에서 만나보니 훨씬 자유롭고 좋더군요. 중국 관광객도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도 중국 관광객인가 할 정도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온 가족이 떼로 몰려다니며 각층을 구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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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안에서만 있어도 되니까 추운 날씨에 많은 식구가 이동하느라 고생하는 일도 없고 누가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도 없고 우르르 몰려다니며 구경하는 맛이 꼭 해외여행을 간 것 같았습니다. 편의 시설이 잘 되어 있고 고급스러운 장소라 그걸 잠시 빌려서 놀다 보니 롯데라는 회사가 감사하더군요. 화장실도 시설이 잘 되어있고 미화원이 배치되어 있었고 곳곳에 안내원이 명찰을 달고 서있어서 길 잃어버릴 염려가 없습니다. 단지 주차비가 좀 비싼 듯했습니다. 그 안에서 밥을 먹는 등 많은 돈을 썼음에도 주차비는 다 내야 한답니다. 난 자동차가 없고 전철을 타고 다니니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자동차를 주차한 동생들은 주차비가 비싸다는 단점을 말하더군요.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일산 우리 동네에서 버스를 타고 주엽역에 가서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왕복을 했는데 교통비는 3900이면 됩니다. 환승할인이 되기 때문에 편도 1950원이면 전철 속에서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하면서 다니니 지루한 줄도 모릅니다. 롯데에서는 그 건물을 지으려고 수 조원을 투자했을 것이고 허가 과정과 공사 중에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걸 지하철처럼 일반인들이 누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우리 오라버니는 나보다 세 살이 많은데 자녀들이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우리 손자들에게 넋을 빼앗길 정도로 좋아합니다. 아기를 안고 있는 모습이 점점 할아버지 같아서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오라버니도 아들이 4월 말쯤 결혼할 예정이어서 그 사실만으로도 한참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우리 조카는 지금 독일에서 성악을 공부하고 있고 아내 될 사람은 피아노 전공이라서 그것만으로도 둘이 딱 어울리는 부부가 될 것 같습니다. 예쁘고 참해 보이는 신붓감의 사진을 돌려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오라버니 내외의 얼굴이 확 피었더군요. 어머니께도 손자며느리 사진을 보여드렸더니 즐거워하셨습니다. 어머니가 손수 떠준 핑크색 목도리를 목에 감고 어머니를 만났더니 그 또한 좋아하시더군요. 어머니께서 직접 떠주신 목도리라 더 따뜻한 것 같고 맘에 들었습니다.

색다른 장소에서의 정초 가족모임이 즐거웠습니다.

3 Comments

  1. 데레사

    2017-02-04 at 16:20

    어머님이 나들이 하시는데는 별 불편이
    없으시나 봅니다. 정말 다행이에요.
    식구들이 함께 모이는것이 제일 즐겁죠.
    내내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2. 석초

    2017-02-05 at 04:50

    화목한 모습 좋아 보입니다.
    이제는 오라버님 앞에서도 마음껏 손주 예뼈해도 되겠어요.ㅎㅎ

  3. 윤정연

    2017-02-05 at 07:19

    한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드니 드디어 새봄 4월에 오픈 한다니 기다려지네요…나도 그때면 집에가니 친구들이랑 나들이 가야겠어요…우리도 손자가 어렸을때는 롯데월드, 에버렌드로
    다녔던게 엊그제 같건만…20여년의 세월이 훌쩍 넘었어요.
    그무엇보다 어머님께서 건강하셔서 자녀들과 함께하시니 좋으시겠고요…혼기 늦었다고 염려 하셨겠지만 마음에 드시는 규수를 만나서 행복해 하시니…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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