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부용 시신 앞에서 사진을?

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장기기증이나 사후 신체 기증 같은 것을 서약한 사람이 많습니다.
대단히 존경스러운 일입니다.
지인의 아버님은 90세를 넘겨 사셨는데 이미 오래전에 대학병원에 사후 신체 기증을 해 놓아서 돌아가시자마자 병원 구급차가 와서 응급환자 모셔가듯이 아버님을 모셔갔습니다. 사체는 없어도 돌아가셨으니 부고는 하고 장례 절차는 밟아야 해서 병원 영안실을 배정받아 정상적으로 조문을 받았습니다.
어차피 장례식장은 유족들이 조문객의 조문을 받는 자리이지 돌아가신 분이 장례식장에 함께 있지는 않잖아요. 손님들에게 사체 기증을 알리지는 않았지만 유족들은 뭔가 허전하고 애통한 것은 있더라고 합니다. 돌아가신지 1년 정도 후에 아버지 사체를 인계받아 화장해서 유골을 납골당에 안치하고 나서야 아버지를 보내드렸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되더라고 합니다.
만약 아직 아버지의 시신을 인계받지 못핸 상태에서 “해부용 시신 앞에서 사진을”  이런 기사를 봤다면 얼마나 끔찍했을까요? 해부용이나 연구용으로 신체를 기증한 많은 가족 분들이 신문에 뜬 기사를 보고 충격을 받았을 것 같습니다. 고귀한 마음으로 기증한 가족의 사체 일부가 수술대 위에서 뒹굴고 그걸 해부하고 나서 기념이라고 사진을 찍는 것도 상식밖의 일인데 그 사진을 인스타에 올리기까지 했다니요……

20170207 (1)
의사들이 연구 목적으로 기증받은 해부용 시신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교수까지 포함됐는데, 한 의사는 해당 사진을 SNS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수술복을 입은 남성 다섯 명이 해부용 시신 앞에서 웃는 표정으로 팔짱을 끼고 서 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열린 워크숍에 참석한 의사들이 해부실 안에서 기념사진을 찍은 겁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이 사진에는 “토요일 카데바 워크숍… 매우 유익했다, 자극도 되고”라는 내용이 담겨있고, 5명의 남자들이 미소를 머금은 채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카데바 실습은 기증된 시신 등에 대한 감사와 생명의 소중함을 함께 배우는 실습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카데바 실습을 하더라도 시신을 보이게 사진 촬영을 하지는 않습니다.

장기기증의 종류에는 세 가지가 있습니다.
1) 생체기증 : 살아있는 사람끼리의 기증으로 간의 일부, 신장의 쪽, 장 일부,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며 금전이 연관되지 않은 가족이라든가 기증의 타당성이 있어야 합니다.
2) 뇌사 상태 시 기증 : 의학적으론 사망으로 보며 최대 9개의 장기를 기증할 수 있는 가장 많 이 이루어지는 기증입니다.
3) 사후 기증 : 심장, 호흡이 완전히 멈춘 상태로 기증할 수 있는 건 각막, 피부, 뼈, 정도이며 사후 6~15시간 이내에 적출하여 2주 안에 이식할 수 있습니다.
이후에 할 수 있는 게 사체 기증입니다. 교육용, 실험용으로 병원이나 의과대학에서 몇 달씩 있게 되며 후에 유가족에게 인계되거나 자체 처리하게 됩니다.

어떤 경우의 기증이던 선순위 가족의 기증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혹시 모를 불의의 사고로 인한 뇌사 시나 사후 기증에 대비하여 자신의 의사를 약속해 두는 것이 장기기증 서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장기기증 서약하는 곳은 전국에 여러 곳이 있습니다. 통합 관리하는 곳은 국가기관으로 “질병관리 본부장기 이식관리 센터”이고 실무적으로는 “한국 장기기증원(www.koda1458.kr, 전화 02-3447-5632~4)에서 서약자로부터 실제 기증자 발생 시 관리는 물론 사후 유가족 관리를 합니다.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고 모두 장기기증이 되지는 않습니다. 혹시 뇌사가 되어 장기기증이 이루어진다 해도 기증 장기가 건강해야 하고 아무리 본인이 평소에 장기기증을 희망했더라도 유가족이 반대하면 장기기증을 할 수 가없습니다. 사후 기증도 같은 절차에 따릅니다.
또한 장기기증 서약은 어떠한 법률적 효력이 있는 것이 아니며 언제든 기증 서약 철회도 가능합니다

저는 아직 실행은 못했지만 기증서에 서약을 하려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그런중에 저런 일이 벌어진 것은 몹시 유감스럽습니다.

1 Comment

  1. 송경란

    2017-02-27 at 12:46

    정말 ᆞ이해 하기 어렵고
    너무 부당한 현실 입니다
    병원에 인턴들이 환자 대하기를 마루타 대하듯이 ᆢ
    시정 되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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