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성실한 블로거, 스페인 여행

 

죄송하게도 불성실한 블로거가 되었습니다. 블로그를 하면서 요즘처럼 글을 잘 안 올린 일은 드물었는데 여러 핑계로 그렇게 되었습니다. 빈집을 드나들게 해서 죄송합니다. ^^

마드리드

스페인을 여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사실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게으른 사람이라 내 집에서 자고 일터에서 일하고 일정한 궤도 안에서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먹고사는 것이 가장 편하고 그렇게 살려고 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곳을 여행 가도 두 밤만 자고 나면 그만 집이 그리워질 정도로 내 집을 좋아하는 집 순이입니다. 여태 다녔던 여행 중에 가장 좋았던 여행을 꼽으라면 오래전에 친구들과 일본 아오모리에 있는 고마키 호텔에서 쉬고 온 일입니다. 눈을 맞으며 노천탕에서 온천을 하고 아침저녁 맛있는 식사를 하고 관광지도 별로 없는 곳이라 낮 동안 서너 시간 호텔 버스로 주변을 돌아보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씻고 먹고 자고 그런 것을 여행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휴양으로서는 최고였습니다. 볼 것 많은 여행보다 쉼이 있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그런 사람이 모처럼 긴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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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 항공을 이용해서 두바이로 갔고 두바이에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포르투갈 리스본으로 갔습니다. 리스본을 시작으로 버스로 계속 이동하면서 국경을 넘고 스페인 서쪽에서 동쪽으로 가면서 관광을 하고 마드리드에서 비행기로 바르셀로나로 가는 길 고도 먼 여정이었습니다. 친구들이 스페인을 가자고 했을 때 돈키호테를 먼저 떠 올렸을 정도로 좀 엉뚱한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오페라나 문학작품으로 익숙한 지명이 많고 색다른 여행지라서 기대가 많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와는 7시간의 시차가 있어서 거기 오후 시간이면 한국에서는 잠을 자는 한밤중이라 오후가 되면 잠이 쏟아지고 몹시 피로했습니다. 그래도 볼거리도 많고 재미난 풍경도 많아서 즐겁게 다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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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기독교 국가답게 오래된 성당이 문화제이면서 현재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30년 된 아파트도 노후 되었다고 부수고 새로 지을 걱정을 하는데 스페인에서는 건축을 하는데 만 100년이 넘는 건축물들이 있었고 볼만한 유적지는 수백 년의 문화유산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30년이 아니라 300 전 전 건물은 유적으로 치지도 않는 분위깁니다. ^^

견고하고 아름다운 건축물들이 무척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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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거의 자정 무렵에 비행기가 출발했습니다. 내 시계로 새벽 두시가 넘었는데 저녁식사가 나왔습니다. 여행은 체력이 감당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졸다가 일어나 해물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우리나라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처럼 서비스도 좋고 기내식도 좋았습니다. 와인이 필요하면 컵에 따라주는 것이 아니라 병 채 주기도 했고 위스키도 미니어처 작은 병에 담긴 것을 주었습니다. 자리도 비교적 넓고 편했습니다. 점 보 비행기 엔 500명이 넘는 승객이 타고 있었으나 수녀님들이 많이 타고 있어서 조용했습니다. 우리 뒤로는 거의 수녀님들이셨는데 유럽에서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으로 종교행사가 크게 열린다고 했습니다. 그 행사에 참석하러 가는 수녀님들이셨습니다.

 

두바이 공항에서 서너 시간 경유 후에 리스본행 야간열차가 아니라 야간비행기를 갈아타야 했습니다. 공항 밖을 나가지 않았지만 세관을 통과할 때마다 목에 걸었던 가방을 벗어 검색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친구가 리스본을 향하는 비행기에 앉아서 시계를 잃어버렸다고 했습니다. 큰딸이 회갑기념으로 사 준 보석이 박힌 좋은 시계라서 잃어버리고 말기엔 너무 아까운 물건입니다. 친구는 손에서 시계를 뺀 적이 없다고 하면서 이상하다는 말을 하는데, 친구가 손에서 시계를 빼는 그림을 머릿속에 그려보니 검색대를 통과할 때 빼는 모습을 본 것 같고 시계를 빼서 손가방에 넣는 장면을 본 것이 생각났습니다. 이미 가방을 두 차례 이상 뒤져본 끝이었지만 친구가 시계를 벗는 것을 본 기억이 나기에 가방에 있을 것 같다고 얘기해주었습니다.“검색대를 통과할 때 시계를 벗어서 가방에 넣는 것을 본 것 같아. 가방을 다시 한 번 잘 찾아봐 ” 하면서 친구 가방을 뒤졌더니 여권이 있는 곳에서 나왔습니다. 딸이 선물해준 귀한 시계를 잃어버리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마음이 놓였습니다.

일행 30명 중 부부가 온 분이 몇 쌍 있었고 대개 5~60대 여인들이 친구들과 동행했더군요. 팀원 중에 유난한 사람도 없었고 좋은 분들이라 무난하게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소매치기가 많아서 조심하라는 말이었습니다.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우리 팀에서도 두번이나 위협이 있었는데 다행하게도 위기를 모면했습니다. 소매치기 기술이 대단한 것 같았습니다. 스페인 이야기할 것이 많습니다. 열심히 써 보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4 Comments

  1. 데레사

    2017-05-06 at 20:36

    스페인 다녀 오셨군요.
    힘들었어도 즐거웠지요?
    나는 이제 긴 비행을 못 견딥니다.
    그래서 가까운 일본 정도만 다닙니다.

    스펴인, 순이님이 보신 스페인이 궁금합니다.

  2. 김수남

    2017-05-06 at 23:41

    어머,언니! 그 사이 스페인 여행 다녀오셨네요.올려 주실 여행후기가 너무 기대됩니다.함게 가신 친구 분들도 너무 반갑고 좋습니다.사진으로지만 정말 이젠 익숙한 언니들이 되었어요.여독 잘 푸시고 짬 되시는대로 이야기 나눠주시길 기대합니다.스페인 다녀 오신 것 축하드려요.행복한 주일 복된 주일 맞으세요.

  3. 장랑

    2017-05-07 at 17:01

    친구들 건강히 잘 다녀왔구나!
    나이듬을 의식하게하는 긴 비행시간에도 즐건여행이 된것은 친구라는 어울림이 있어서가 아닌가 싶네~^^

  4. 윤정연

    2017-05-09 at 10:14

    다녀오셨군요…빈집에 몇번 왔다 갔어요…이틀전에 보고 즉시 답글을 올렸는데…이상하게 내 글이 않올라갈때가 벌써 세번째 랍니다~~
    우리도 60대때 유럽을 관광 다녀와서 내년이나 언제 스페인 가자…했는데 느닷없이 IMF가 터져서 못가고…인제 나이가 많아서 못갑니다…수니씨의 여행기 많이 올려주세요.
    사진으로나마 즐기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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