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도 미술관을 들어가서 3000점 그림 중에 겨우 4점을 보고 나온다든가, 여행사 스케줄에 따라 새벽부터 강행을 해야 한다던가 하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저는 패키지여행을 선호합니다.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부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돈과 건강 이 세 가지가 다 있어야 부자라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경제적인 여유도 그렇고 점점 기력도 딸리고 ^^ 앞으로도 시간과 돈과 건강을 다 갖춘 부자로 살기는 요원한 일이라서 패키지여행이라도 할 수 있을 때 하려고 합니다.

패키지여행은 일단 저렴하고, 주마간산이라도 주요 지점은 훑어볼 수 있고 내가 수고하지 않아도 인솔자가 다 알아서 해 주어서 편합니다. 그렇게 다녀온 여행이라도 얼마나 유용한지 모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속담처럼 백 번을 듣는 것보다 한번 본 것이 이해의 폭을 넓게 합니다.
스페인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사실 스페인이 지구 어디쯤에 붙어 있는지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한번 다녀오니 스페인이 무척 가깝게 느껴집니다. 전에도 레알 마드리드니, 바르셀로나니 하는 축구팀을 몰랐던 것은 아닌데 지금은 더 잘 아는 듯하고 스페인과 무척 친한 느낌이 듭니다.

스페인에서 분리독립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겠다는 집회(조선닷컴)

우리 6살짜리 손자가 뽀로로나 옥토넛 베이블레이드 이런 프로를 거쳐서 요즘엔 “슈퍼 윙스”라는 어린이 프로를 즐겨 봅니다. 슈퍼 읭스를 보기 전에 세계 지도를 찾아서 보고 싶은 도시를 선택합니다. “엄마 오늘은 그리스 편을 보자.” “엄마 인도 편을 틀어주세요.” “오늘은 홍콩 편 볼래요.” 이러면서 벽에 붙여둔 세계지도를 보며 도시를 찾습니다. (“슈퍼 윙스”는 꼬마 비행기가 세계 곳곳에 사는 어린이들에게 물건을 배달하는 이야긴데 그 나라 문화와 인사말 등을 가르쳐 주기도 해서 유익한 프로입니다. )
스페인 여행을 떠나기 전 손자가 보는 슈퍼 윙스를 보기 위한 지도에서 스페인을 찾아보니 정말 멀더군요.

스페인 국기와 카탈루냐주기

12일에 스페인 동북부 지방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 주민 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는 뉴스가 있었습니다. 전에 같으면 아무 관심도 없었을 내용인데 카탈루냐 지역 이름이 거론되니 뉴스에 관심이 가더군요.

스페인 여행 중에 보니 바르셀로나 근교에는 카탈루냐 주기가 걸려있는 집들이 많았는데 스페인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주라고 하더군요. 스페인 국기를 두고 왜 바르셀로나 근교에는 저런 기를 내 건 집이 많을까 궁금하던 차 스페인 현지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습니다. 카탈루냐 지방은 그들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으로부터 분리, 독립하고 싶어 한답니다. 독립된 언어와 문화적 토양을 갖추고 있는 자치지역은 분리·독립의 욕구가 강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것뿐 아니라 카탈루냐 주는 스페인 경제력의 약 20%를 차지하는 매우 영향력 있는 자치주라 독립해 살겠다는 것입니다. 카탈루냐 지역은 첨단 산업과 높은 농업생산력 덕분에 스페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할 만큼 스페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 많은 세금을 내야하고, 낸 세금은 중앙정부를 통해 남부 안달루시아 등 지방정부를 돕는 데 사용돼 지역 주민의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카탈루냐 지방의 세금으로 안달루시아를 먹여 살리는 것이 억울한 문제라고 합니다. 우리끼리 잘 살겠다는 말이 되는데 그들의 복잡한 속내는 이방인이 계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카탈루냐를 더욱 독립 시켜주고 싶지 않겠지요. 나라에 유익이 되는 그런 기름진 곳을 잘라내고 싶지 않은 것은 자명 한 일입니다.

스페인 지도 ( 네이버에서 )
스페인의 정식 국명은 스페인 왕국(Kingdom of Spain)으로 스페인어로는 에스파냐 왕국(Reino de Espana)이라고 합니다. 유럽의 서쪽 이베리아 반도에 있고 한반도의 약 두 배입다. 인구는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90% 이상이 가톨릭입니다. 공용어인 스페인어는 멕시코, 중앙아메리카, 필리핀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3억 명이 넘는 인구가 사용하고 있어 중국어, 영어에 이어 세계에서 스페인어는 세 번째로 많이 쓰이는 언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