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트리케라톱스하고 티라노사우루스하고 누가 더 힘이 쎄요?
으~음 할머니는 잘 모르겠는데~
할머니~ 트리케라톱스는 뿔이 세개라서 티라노사우루스한테 이겨요.
갈리미무스는 공룡 중에 가장 빨라요. 아무도 갈리미무스는 따라가지 못해요.
케라토사우르슨 이빨이 날카로워요. 그래서 동물들을 잡아먹어요
안킬로사우루스는 꼬리 끝에 망치처럼 단단한 뼈가 있어요.
그 뼈를 휘두르면 한 번만 맞아도 도망을 못 가요.
우리 한이는 할머니 학생을 앉혀놓고 공룡학을 가르치느라 열심입니다.
거실 벽이나 방문에는 공룡 브로마이드가 붙어 있어서 지나다니면서 눈을 맞춥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이의 설명을 듣다 보면 갈리미무스라는 공룡도 어쩐지 익숙하고 안킬로사우루스의 꼬리에 달린 뼈가 힘이 좋아 보여서 나도 상상을 해 봅니다. 뿔이 세 개 달린 트리케라톱스와 안킬로사우루스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이건 나중에 한이에게 물어봐야지…….
공룡은 나의 취향이 전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쥐라기, 백악기가 우리 거실에 몰려와 우리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을 가고 없는 시간에 공룡들을 제자리에 정리 놓아 보지만, 아이들이 집에 돌아오는 순간 공룡과 곤충과 맹수들이 거실에서 어슬렁거리는 밀림도 되고 고생대로 넘어갑니다.
자동차가 로봇의 팔 다리로 변신해서 합체를 하면 무적의 로봇이 되는 카봇의 전성시대를 지나 자동차가 순식간에 동물로 변신하는 메카니멀시대도 있었고 요즘엔 공룡과 베이블레이드라는 팽이놀이가 진행 중입니다. 팽이 경기장까지 갖춘 베이블레이드의 팽이 이름은 왜 그렇게 어렵고 긴지 모릅니다.
빅토리 발키리, 제노 엑스칼리버, 블레이즈 라그나로크,…… 한이가 물을 때 얼른 대답을 하려고 외워보지만 가능하지 않습니다.
“할머니 얘 이름이 뭔지 아세요?” 팽이를 들이대며 왜 이런 걸로 할머니를 시험하는지 모릅니다. ^^
예방주사 한대 맞고 반창고는 두개 붙이고도 아빠에게 안겨 억울해 하는 한이와, 아침 등원을 위해 엄마와 함께 스쿨버스를 기다리는 모습
꼬마버스 타요, 라니 가니 로기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다탐험대 옥토넛을 보려고 해도 주인공 이름이 수십 명이지요
핑크퐁, 뽀로로, 할머니가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이 많기도 합니다.
나는 딸만 둘을 키웠기에 남자아이들 장난감에 대해 아는 것이 없는데 장난감도 새롭고 낯설고 이름도 길고,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외워야 할 것이 많습니다.
딸들이 가지고 놀던 인형들은, 인형 이름 미미 정도만 알면 되고 부엌살림 이름이야 익히 아는 것이고
미미 입힐 옷이나 몇 벌 사면 됐습니다. 그리고 봉제인형이라 안고 놀기도 좋고 다칠 위험이 없습니다. 그러나 남자아이들 장난감은 플라스틱이고 철이라 무심코 발을 내딛다가는 비명을 절로 지르게 됩니다.
한 발자국도 걷는 법이 없고 집안에서도 무조건 달려가는 까꿍이 때문에 거실에는 두꺼운 비닐 메트가 깔려있는데 비닐 매트에 무늬가 있어서 어디에 뭐가 도사리고 있는지 잘 보이지도 않습니다.
뛰는 아이들 때문에 아랫집엔 늘 미안합니다. 아래층 식구들을 마주칠 때마다 죄송하다고 인사드리는 것은 물론이고 과일이나 음료수 등을 자주 사다 드리면서 죄송해 하면 우리 아랫집 식구들은 천사 같아서 “애들이 다 그렇지요. 괜찮아요. 뛰게 두세요.”이러셔서 어찌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요즘 한이는 친구들까지 몰고 와서 놀고 나면 집안이 완전 초토화가 됩니다. 그래도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을 배우는 시기라 우리 집에 누구라도 놀러 온다면 말리지 않고 좋아하니까 한이네 반 친구 엄마들도 우리 집에 놀러 오는 것을 좋아합니다.
쥐라기 공원 같은 우리 집은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데레사
2017-06-22 at 13:54
남자 아이들만 있으면 사실 아랫집이 참 힘들죠.
말은 그렇게 해도 친구까지 몰고 오는 날은 아마 누워 있기도
힘들거에요. 머리가 흔들려서.
그래도 다행이 까다롭지 않은 사람 만나서 수월하네요.
공룡이름이 어디서 나오는지 아이들은 잘도 알더라구요.
우린 당연히 모르죠.
그나저나 그 길고 어려운 이름 다 외우는것 보면 천재 같지요?
김수남
2017-06-23 at 02:26
네,언니! 한이가 정말 공룡박사님이 다되었네요.저희 아이들 어릴 때 모습이 기억납니다.티라노사우루스 이름이 특히 기억납니다.한이가 정말 공룡들 이름도 줄줄 다 알고 관심 갖는 나이의 소년이 되었음이 반갑습니다. 한이와 친구들이 노는 모습이 눈에 선해져옵니다.건강하고 지혜롭게 잘 자라서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더욱 사랑스럽게 자라 아름답고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는 하나님의 리더가 되길 기도합니다.
초아
2017-06-23 at 06:07
저만 할 때가 가장 이뼈요.
좀 더 크면 든든하지요.
마음껏 행복 누리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