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문화재단에서는 지역 문화행사로 “만만한 동네 BOOk 콘서트”를 합니다.
조그만 동네 책방을 빌려서 30명 정도의 인원이 모여 작가가 본인의 글을 낭독하고 관객의 질문도 받는 시간입니다. 동네 서점 활성화를 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이며 작은 동네 서점에서 진행하는 중견 소설가들의 낭독회입니다.
7월 21일 일산병원 쪽에 있는 “미스터 버티고”라는 책방에서 장강명 작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가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그들의 집필 방법이나 생각 글쓰기 노하우 같은 것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 참석하려고 노력합니다.
장강명 작가는 자신의 그믐이라는 책을 낭독했습니다. 작가 스스로 작중인물에 깊이 들어가 그들의 느낌으로 낭독을 하는데 관객들이 저절로 감정 이입이 될 정도로 성우처럼 낭독을 잘했습니다. 소설가 장강명은 “북 콘서트 싫어요”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던 것이 기억나서, 하기 싫은 일을 끌려 나와 하는 듯 시들한 표정이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수줍은 표정이었지만 진지하게 진행했습니다.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은” 고교 시절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을 살해하고 교도소에 들어갔다 나온 남자. 그리고 그의 뒤를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피해자인 자신의 아들이 그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한 어머니. 자신이 그 여인에 의해 살해될 미래를 알고 있는 남자의 이야깁니다. 일진도 나오고 서로가 피해자고 가해자인 주인공들이 어떻게 교묘하고 씨줄과 날줄로 얽히는지 등골이 오싹해지기도 하는 소설입니다.
이기호 소설가가 “이 땅에서 함께 소설을 쓰고 있는 한 사람의 마음에 작은 질투와 커다란 부러움을 불러일으켰다.” 할 정도로 대단한 감각의 소설가입니다.
소설에서 여성 캐릭터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데, 여성 심리를 아내를 통해 얻는다는 작가는 천진난만한 소년처럼 해맑아 보였습니다. 아내에게 열심히 물어보기도 하고 감수까지 받는다는군요. 취재원을 물색해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취재한다고 했습니다.
매일 하루 8시간 이상 글을 쓰는데 어제 7시간밖에 못 썼으면 오늘은 9시간을 쓰는 철저함도 있었습니다. 타이머까지 써 가면서 쓴다고 했고. 자기 전에는 작업 시간과 분량을 엑셀로 기록한답니다. 스프레드시트도 적극 활용한다고 하는데 많은 정보를 정리하고 인용하는데 좋다고 했습니다.
검은색 라운드 티셔츠를 입고 동네 카페에 친구 만나듯 나온 작가는 순한 듯 착한 듯한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자라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글쓰기에 대해 “영업 비밀”이라며 조심스럽게 자신을 드러냈지만 영업 비밀을 알았다고 해서 내가 따라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하루 8시간 글을 쓸 자신도 없고 그럴 재능도 없고 자신의 하루 일과를 엑셀에 꼼꼼하게 저장할 정도로 치밀하지도 못하고 ……. 그냥 잘 쓰는 작가를 가까이서 한 번 본 것으로 만족을 합니다. 영업 비밀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알아도 적용을 못하는 것이 문제지요. ^^
무더운 여름밤 에어컨이 시원해도 너무 시원한 책방에서 젊은 작가의 말을 듣느라 늦은 시간까지 있었습니다.
1975년 서울 출생이며, 연세대학교 도시공학과를 나와 건설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동아일보」에 입사해 11년 동안 기자로 일했다고 합니다. 2011년 장편소설 『표백』으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소설가로 데뷔했으며, 2014년 장편소설 『열광금지, 에바로드』로 수림문학상, 2015년 장편소설 『댓글부대』로 제주4.3평화문학상, 『그믐, 또는 당신이 세계를 기억하는 방식』으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 외 장편소설 『호모도미난스』, 『한국이 싫어서』, 『우리의 소원은 전쟁』, 소설집 『뤼미에르 피플』을 썼고, 2016년 『댓글부대』로 ‘오늘의 작가상’을 받았고 장편 『우리의 소원은 전쟁』을 발표했습니다.
데레사
2017-07-22 at 14:58
몰랐던 작가 입니다.
기억 해 두었다가 서점에 나가면 사와야
겠어요.
이런 행사가 작가를 알리는 기회도 되고
좋은데요
김수남
2017-07-22 at 19:08
네,언니! 감사합니다.그런 좋은 행사가 있었군요
신재동
2017-07-22 at 22:52
이 책방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하고 수 년째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는 책방에서 이벤트가 벌어졌다는 건 놀랍네요. 설혹 알았다손 치더라도 가보지는 못했겠지만.
가끔 ‘버티고’에 들러 차도 마셔보지만 젊은 애들만 있어서 …..
아는 책방이 등장하니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