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도착해서 숙소에 짐을 두고 가장 먼저 이중섭미술관을 찾았습니다. 그림에 관심이 많아서가 아니라 서귀포에서 내가 뭘 하면 좋을까 궁리를 한끝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매번 시간이 빠듯하니까 휘둘러보고 오는 스케줄인데 이번엔 자유롭게 쓸 시간이 많았습니다. 제주 서귀포에는 이중섭 화가 거리가 있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거주했던 집
이중섭화가가 거주했던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
아내와 함께 살았던 공간
이중섭거리에는 공사 중인 담벼락에도 이중섭 그림이 그려져 있고 거리에는 예술가들이 직접 만든 소소한 수공품들을 팔고 있었습니다. 미술에 그다지 관심을 하지 않은 나는, 우리나라 미술가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이중섭 화가입니다. 작년에 이중섭 화가 탄생 100 주년 기념으로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크게 했을 때 친구들과 관람을 했고 그 외에도 이중섭 전시회는 여러 번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중섭 화가가 그린 오래전 섶 섬이 보이는 풍경
지금 섶섬이 보이는 풍경
이중섭 문화거리에 있는 이중섭미술관에는 오리지널 그림이 있겠지 하는 건 지나친 기대였습니다. 서귀포에서 오래 작품 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전쟁을 피해 잠깐 살았던 곳입니다. 화가의 고향도 아니고 피난을 가서 1951년도 약 1년 정도 일본인 아내와 살았던 곳이 서귀포입니다.
그곳에 가서 오리지널을 찾는다는 발상이 오히려 잘 못된 것이지요. 그래도 작품의 근거는 하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서귀포 시절인 1951년에 그린 그림 중에 “섶 섬이 보이는 풍경”이 있더군요.
이중섭 화가의 산책로를 따라 걸어 봤습니다. 서귀포항 쪽으로 걸어 내려가 천지연 폭포 가는 길을 따라가다가 서귀포잠수한 타는 곳 뒤로 길이 있었습니다. 섶 섬까지는 튼튼한 다리가 놓여 있어서 산책로가 훌륭했습니다. 이중섭 화가는 멀리서 그림을 그렸고 섶 섬까지는 가보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마침 해 질 녘이라 해넘이를 볼 수 있었는데 날씨가 좋아 방파제에 앉아 해넘이를 찬찬히 볼 수 있었습니다. 해가 서산으로 꼴깍 넘어간다고 말이 있는데 정말 해가 바닷속으로 꼴깍하고 들어가더군요.
해가 지고 주변은 금방 어두워졌습니다. 사람들이 다 빠져나가고 없는데 스피커에서는 “서귀포를 아시나요~” 이런 가요가 무한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스피커 소음이 없으면 더 좋지 않을까 했는데 그 소리도 계속 듣고 있으니 그 장소에는 그 음악이 어울리는 것 같았고 음악이 없으면 더 쓸쓸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내가 제주에 머무를 때쯤 태풍이 지나간다고 해서 제주에서 태풍을 만나겠구나 하는 기대도 했었는데, 태풍은 일본으로 가고 맑은 날씨가 이어졌습니다.
데레사
2017-10-27 at 19:17
제주를 여러번 갔는데 여길 못 가봤어요.
모두 여행사 따라서 가서 내 마음대로 못 다녀 봐서 그래요.
언제 한번 조용히 가족끼리 가서 이런곳 저런곳 다 다녀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