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예술의 전당(홈페이지에서 퍼옴)
제주도를 간 목적이 서귀포예술의 전당에서 하는 공연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서 하는 공연도 잘 안 보는데 내게 무슨 열정이 있어 제주도까지 가겠습니까마는 왕복 비행기 표와 호텔까지 마련해 주면서 초청하는 동생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어서 가게 되었습니다. 낮 동안은 서귀포와 중문으로 이어지는 올레길을 혼자 걸으면서 마음까지 청정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해안선이 아름다워 홀린 듯 걷다 보니 지상에 제주도처럼 자연경관이 좋은 곳도 드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 근거가 없어 제주에서 오래 머물 수는 없었지만 가끔 가는 제주도는 항상 즐거운 곳이었습니다.
제주도를 간 주 목적을 이행하러 공연 시간에 맞춰 중문에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기사분께 “예술의 전당으로 갑니다.”라고 행선지를 말했습니다.
“서울 예술의 전당으로 가시는 길입니까?”라고 묻기에
기사분이 농담하는 것으로 들은 나는
“그러시면 좋지요.”라고 대답하며 웃었습니다.
그러자 택시 기사는 어깃장을 놓듯이
“공항으로 가시는 길입니까?”라고 묻습니다.
(설마 제주 중문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 예술의 전당을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아니요. 서귀포 예술의 전당으로 갑니다.“
택시기사분은 무슨 예술의 전당이 서귀포에 있냐는 듯 투덜거리는 말투로
“서귀포에 무슨 예술의 전당이 있어요?”라고 반문합니다.
장난으로 그러는 줄 알았는데 기사분이 웃지도 않고 하는 물음이 이상했습니다.
“내비를 찍어보면 안 될까요? 여기서 멀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요.”라고 말했더니, 그제야 기사분이 차에 달린 내비로 예술의 전당을 찾는 동안 나도 휴대폰 티 맵을 켰습니다.
동시에 내비가 연결되어 목적지가 10분 이내의 거리에 있는 것으로 표시되었습니다.
“서귀포에도 예술의 전당이 있어요?”
내비에 나와 있는 것을 보고도 택시기사는 또 반문을 합니다. 이분이 지금 장난하나? 이런 생각도 들었지만 제주에 와서 운전을 시작한 지 오래 안 된 객지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이해를 하고 싶어서
“기사님은 제주에 처음 오셨나 봅니다.” 이렇게 말했더니
“아니요 저는 여기 제주 토박이예요”
“정말요? 제주 토박이가 그것도 택시 운전을 하시면서 예술의 전당을 몰라요?”
“세금 거둬서 쓸데없이 그런 걸 만들어 가지고…….”
“저는 서울에서 제주까지 공연을 보러 왔는데 쓸데없다는 말은 너무하지요?”
“서울 사람들은 모르지만 제주사람들 중 누가 예술의 전당을 가요? 나부터도 갈 일이 없어요.”
“그럼 제주시에서 쓸모없는 공간을 만들었나요?”
“공무원들 하는 짓이 다 그래요. 뭐하나 제대로 하는 게 없어요.“
더 이상 말이 필요할 것 같지 않아서 제주시 험담을 계속하는데 못 들은 척 대꾸를 하지 않았습니다.
내비상 서귀포 예술의 전당은 큰길과 인접해 있어서 내려주면 걸어 들어가면 될 듯한데 기사분은 무슨 생각에선지 예술의 전당이 보이는 곳에서 골목길로 접어들었습니다. 다른 길로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지만 어쨌거나 목적지가 보이니까 안심이 되었고 내려주기만 하면 되니까 돈을 꺼내들고 차가 멈추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입구가 여기가 아닌가?” 혼잣말을 하면서 언덕길 같은 곳에서 한참 서행을 하더니 차를 세우더군요. 얼른 택시비를 내고 거스름돈을 받으려고 한발을 택시에서 내리면서 기사분 쪽으로 손을 내밀었더니 “잔돈을 받으시게요?”라고 말하며 나를 우습다는 듯 뒤돌아봅니다. 속으로 이게 무슨 소리지? 500원이지만 잔돈은 거슬러줘야 당연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여러 말하지 않고 내렸습니다.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과의 시비로 시간을 빼앗기며 싸우고 싶지 않다는 이기적인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러나 차분하게 그 상황을 돌아보니 이상한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지역 토박이라는 사람이 예술의 전당 위치를 모를 턱도 없고
제주도에서 예술의 전당이라고 말했는데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을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는 손님을 태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공무원 하는 짓이 다 그렇지”라고 공무원을 비하하여 말하는 이유는?
내비에서 목적지 부근입니다.라고 분명하게 말했는데 주변의 소로를 찾아 들어가는 이유는?
잔돈 500원을 거슬러 주는 것이 왜 그렇게 기분이 나쁘고 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개인이 경험한 이런 사소한 것들이 제주의 아름다움에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닐까?
초아
2017-10-28 at 05:50
정말 나쁜사람이네요.
모른다고 한것도 그렇고, 소로로 접어든것도 그렇고…
500원아니라 100원이라도 거스름돈은
당연이 줘야하고 받아야하는거 아닌가요?
기사분이 제주의 아름다움에 흠집을 낸것 분명하네요.
데레사
2017-10-28 at 09:48
제주는 관과 민이 합쳐서 육지사람 바가지
씌우기 한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그래서 동남아로 가는 사람들이 늘어나죠.
이런 사람 처벌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