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들이 삶에서 가장 우선으로 하는 것이 가족입니다.
영동 지방에서는 나름 머리 좋고 공부를 잘했던 친구들이라 본인을 내 세울 만도 한데
다들 본인을 희생하고 며느리로 아내로 어머니로 평생을 성실하게 삽니다.
이즈음에 친구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맞벌이를 하니까 육아와 살림을 도와줍니다.
친구들과 모임에서 만나 택배와 휴대폰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택배와 휴대폰이 문화의 중심 아이콘이기 때문일 겁니다.
한 친구는, 집을 봐 주다 보면 택배가 수시로 와서 내용물은 챙겨주고 빈 박스를 버려주곤 하는데 만날 뭘 그리 사들이는지, 딸이나 아들 집에 가서 보면, 집 앞에 택배 박스가 쌓여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합니다.
한 친구는, 자신이 인터넷 쇼핑을 좋아해서 택배의 묘미를 안다며 인터넷 쇼핑이 일반적으로 싸서 경제적이고 편리하다며 왜 스트레스를 받느냐고 했습니다.
우리는 뭐든지 아껴서 살아온 세대지만 요즘 아이들은 개인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소비를 당당하게 하는 것을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인터넷 쇼핑으로 저렴하고 편리하게 구입해 쓰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습니다.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친구는 손주들 앞으로 택배가 수시로 오는 것을 보고 낭비한다고 몹시 꾸중을 한답니다.
“뭘 그렇게 사들이냐고, 젊을 때 돈을 모아야지 버는 대로 그렇게 써 버리면 늙어서 어떻게 할 거냐고” 손녀를 야단치다가 안 되니까 며느리인 내 친구에게 주의 주라고 당부를 하더라는 겁니다.
또 한 가지는 아들이 식탁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휴대폰을 들여다보니까
밥 먹을 때는 밥만 먹으라고 여러 번 지적을 하더랍니다.
아들은 할머니와 같은 식탁에 앉는 것을 꺼려 하고
어쩌다 할머니와 앉을 때는 휴대폰을 들고 나오지를 않더랍니다.
할머니는 본인의 지적으로 인해서 손자의 버릇을 고쳤다고 생각하지만
아들은 할머니와 부딪치기 싫으니까 피하는 것이었답니다.
친구의 시어머니는 “어른이 되었으면 아이들에게 바로 가르쳐야 한다. 한 번에 안 되면 두 번 세 번 열 번이라도 말해라.” 이러시는데 요즘 아이들이 두 번 말하는 것도 듣기 싫어하는데 무슨 수로 고쳐질 때까지 말하겠냐고 합니다.
젊은이들이 너나없이 휴대폰을 손에 들고 사는데 그걸 굳이 고쳐야 할 나쁜 습관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친구는 호롱 불 세대와 인터넷 세대의 중간에 끼어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대 간의 충돌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것입니다.
시어머니는 본인이 살아온 세상을 고집하지만, 여러 말을 하면 잔소리가 되고, 잔소리가 듣기 싫은 젊은이는 노인을 피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노인은 점점 소외당하고 외로워진다면서 나이 들면 눈에 거슬리는 것이 있어도 말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해서 모두 동의했습니다.
친구는 자녀들의 소비나 휴대폰 사용을 존중하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자녀들이 사들인 물품을 보고 젊어서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딸을 통해 대리 만족도 하고 신기한 경험도 하고 재미있다며. 긍정적인 친구는 자녀를 통해 대리 경험하는 것이 즐겁다고 합니다.
시어머니를 모시고 4대가 사는데 그 중간에서 역할을 현명하게 잘 하고 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그 친구와는 자녀들 나이가 비슷해서 그들이 살아가는 얘기를 들으면 내 아이들이 하는 모습과 비슷해서 특히 공감을 합니다. 친구의 손주들과 내 손주들이 하는 과정도 우리 집 이야기를 듣는 듯 합니다.
우리 집 꼬맹이들은 누가 딩동 하고 벨을 누르면
“택배다!” 하면서 뛰어나갈 정도로 택배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꼬맹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서부터 쌀, 세재, 옷, 책, 학용품 등 일상용품 중 배달이 안 되는 것이 없습니다. 나도 그렇지만 젊은 사람들은 인터넷과 택배가 중요한 문화가 되었습니다. 문구점, 책방, 백화점 등에 손님이 준 것은 이런 영향일 겁니다.
나는 야단칠 시어머니가 계시지 않지만 휴대폰은 내가 더 사용하는 것 같아서 자녀들이 사용하는 것을 제재하기보다 오히려 잔소리를 들어야 할 정도이고
자녀들의 인터넷 쇼핑도 그 장점을 잘 알기에 나는 배우기도 합니다.
한 친구가 자녀들 택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모임에 나와 친구 대화를 통해 해결되었습니다.
밴자민
2018-01-29 at 20:13
저도 애들과 같이 살때는
한국서 택배가 많이 왔더랬습니다
특히 의류 신발 등등
아무래도 한국 옷들이 세련되고 폼도나고^^
여기 옷들은 중국제 인도제가 많아
폼도 안나고 사이즈도 문제가 있고 하니
아무래도 한국서 많이 사다 입지요
다만 택배비를 어떻게 해주냐가 관건이기도 하지요
전 한국서 책을 좀 사다보고 싶지만
택배비가 더 비싼 경우가 많아 기분학상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지요
여기 국내는 택배 시스템이 아무래도 신통찮아요
카메라 렌즈 악세살이 같은건 홍콩서 시키면
멜본서 시키는 것보다 더 빨리오고 배달도
확실해주고 하지요
택배문화는 아마 아시아 문화인가봐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