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마켓에서 목격한 일입니다.
큰 마켓에 생필품을 사러 갔다가 마침 점심시간이 되었기에 간단하게 식사를 할까 해서 푸드코트에 들렀습니다. 그곳 커피는 1000원이고 3000원 정도면 아주 훌륭한 고기빵을 먹을 수 있습니다.
식사를 하면서 우연히 옆자리를 건너다보게 되었는데 6명의 여인이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같은 나이 또래의 여인들이 다정하게 머리를 맞대고 담소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러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가운데에 피자 한 판이 있고 그분들은 각자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를 마시며 푸드코트에서 팔지 않는 다른 간식들을 먹고 있었습니다. 거기다 푸드코트에서 기본으로 직접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다진 양파를 개개인이 수북하게 담아다 놓았습니다. 다진 양파는 그곳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이 양껏 가져다 먹어도 되는 것이긴 하지만 조금 무리해 보이는 양이었습니다. 같이 간 사람에게 “저 양파를 다 먹을 수 있을까?” 하고 물었더니 “그릇을 가지고 와서 다진 양파를 싸가지고 가는 사람도 있데요.” 이 말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피자 한판에 12500원 정도인데, 많이 먹는 사람들 아니면 보통 두 쪽 정도 먹으면 적당한 양입니다. 다진 양파와 소스, 물 등은 서비스로 가져다 먹으면 되니까 6명이 탁자를 빌리는 비용으로 피자 한 판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그분들의 모임 분위기를 봐서 길어질 것이 뻔해 보이는데 점심시간에 오래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에는 사람들이 붐비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어떤 아이 엄마가 짜장면 두 그릇을 시키고 아이 먹일 군만두 서너 개를 서비스로 주지 않았다고 동네 불친절한 중국집을 비난하는 글이 있었습니다. 동네 장사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훈계조의 아이 엄마 주장이 한동안 인터넷에 회자되었습니다.
아이 엄마 입장에서 자장면을 두 그릇 정도 시키면 군만두 서너 개는 줄 수 있지 않느냐는 논리를 폈습니다. 군만두 한 접시를 따로 시키면 다 먹지도 못하는데 손해라는 계산이었습니다. 자장면을 파는 중국집 주인 입장에서 보면 참 불편한 말인데, 아이 엄마는 너무도 당당해서 글을 읽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했습니다.
알뜰하다고 칭찬해야 할까요?
남을 손해 보게 하면서 내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것이 알뜰한 걸까요.
오랜 시간 남의 영업장에 자리를 빌려 모임을 하려거든 다문 1000원짜리 커피라도 각자 하나씩 시켰으면 보기가 좀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의 품위는 그런 사소한 것에서 보입니다.
남을 손해나게 하면서 내 유익을 챙기는 것은 좋지 않은 마음입니다.
타인을 의식하고 배려하면 좋겠습니다.
김수남
2018-04-20 at 01:58
네,언니! 정말 그것이 사실이라면 너무 그 분들 생각이 참 안타깝습니다.본인들이 돈 내고 산 음 식 중 남은 것 싸 가는 것이야 알뜰한 것이지만요.원래 사람 수 만큼 음식이던 뭐든 시키는 것이 자리 차지한 사람들의 예의인대요.가게 운영하시는 분 입장을 한번이라도 제대로 생각한다면 그러시지 않겠지요.언니 말씀에 100% 공감합니다.고국엔 봄 꽃이 만발했던데 늘 건강하시며 행복한 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