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구이

 

친구들과 토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진천 농다리를 지나 이천에서 쌀밥을 먹고 곤지암에 있는 화담숲을 다녀오는 여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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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하늘다리에서 친구들

진천 농다리를 건너면 숲길이 나오는데 아카시아가 이미 지고 있었지만 어디선가 찔레꽃 향기도 풍겨오고 싱그럽고 아름다운 오월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하늘다리까지 가는 길에 보니 강에선 보트도 타고 낚시도 하는 분들이 보였습니다. 진천 농다리는 특이하게 돌로 강을 건너게 만든 다리인데 튼튼하고 자연 친화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사진 찍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진천 농다리 축제를 한다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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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천 농다리

점심은 이천 쌀밥집에서 먹었는데 밥집의 규모에 놀랐습니다.

여행사와 협약을 맺은 듯 많은 단체 손님들로 붐비고 있었습니다. 정확하게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천 명 정도는 식사가 가능해 보이는 기업형 식당이었습니다. 예약된 방으로 안내되자 상차림이 된 커다란 상이 기존의 테이블에 그대로 와서 놓였습니다. 반찬을 들고 나르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식사가 가능한 시스템이었습니다. 이천 쌀로 유명한 곳이라 임금님표 하얀 쌀밥이 개인 돌솥으로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얀 쌀밥을 좋아하고 더하여 돌솥밥이라 어찌나 맛있는지 모릅니다.

개인당 한 마리씩 꽁치 구이도 있었는데 왕소금을 뿌려 구운 꽁치는 유별나게 맛있었습니다.

앞에 앉았던 친구가

“얘들아! 별것도 아닌 꽁치 구이도 친구들과 먹으면 이렇게 맛있네!”라고 말해서

친구들이 모두 공감을 했습니다.

“얘들아 꽁치가 대접받는 시대라고 생각하지 않니? 우리 어릴 때 강릉에서는 말이야 시장에 가면 지저분한 나무 도마에다 꽁치를 툭툭 잘라서 비닐봉지에다 쓸어 넣어 주었잖니? 요즘엔 슈퍼 생선코너에 가면 꽁치가 무슨 귀족이나 되는 듯 하얀 스티로폼에 요염한 포즈로 담겨 있잖니?”

“그래 옛날엔 꽁치나 명태 오징어 등은 서민음식이었는데 요즘엔 귀한 음식이 되었어.”

“강릉에도 자연산 꽁치가 잘 없데 이것도 어디 멀리 다른 나라 수입일 거야.”

우리 친구들은 꽁치 한 가지에 대한 추억만으로도 한 시간은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와 함께 밥을 먹는 사이에 상은 깨끗하게 비어갔습니다.

친구들이랑 먹으면 꽁치 구이도 신기하게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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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담숲 ( 멀리 스키장이 보입니다.)

식사 후에는 곤지암 화담숲을 갔습니다.

스키장이 있는 곤지암리조트와 화담숲은 가까이 있어서 어린 아기가 있는 젊은 부부들도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리조트에서 자고 화담숲을 둘러보기에 좋은 코스입니다. 보통 산은 운동화를 신어야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화담숲은 나무 덱을 완만하게 깔아서 유모차를 밀면서도 산책을 할 수 있습니다. 산 전체를 멋지게 조성하여 공원 같기도 하고 체험학습을 할 수 있어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곳곳에 들꽃이 피고, 희귀하고 멋진 나무들도 있고 테마별로 아기자기 꾸며놓아서 힘들지 않게 숲 같은 산속을 거닐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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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가꾸어 놓은 화담숲을 친구들과 거닐면서 LG가 참 좋은 회사구나 하는 이야기도 나누었는데, 다음날 구본무 LG그룹 회장님 소천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뉴스를 들으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신을 잘 못한 탓도 있지만 부자가 비난의 대상이 되는 시대에 존경받는 부자로 산다는 것이 어려운데 구본무 회장은 정말 존경받는 분이었다고 합니다. ‘화담(和談)’은 정답게 얘기를 나눈 다는 뜻으로 고인의 아호를 따서 이름 붙였다고 합니다. 고인은 생전에 큰 애정을 쏟았던 생태수목원 ‘화담숲’에 영면하셨다는 군요.

단풍든 가을 화담숲도 무척 좋을 것 같습니다.

 

1 Comment

  1. 데레사

    2018-05-24 at 11:20

    단풍든 화담숲이 꽃피는 화담숲 보다
    더 아름다워요.
    이곳만 갈려면 지하철로도 가능해요.
    곤지암까지 지하철로 가서 소머리국밥
    한그릇씩 먹고 서틀버스나 마을버스 타면
    되거든요.

    즐겁게 지내시느 모습 보기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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