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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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에요.
휴일이라 잠자리에서 일어나기 싫어서 뒤척이고 있는데 카톡이 울립니다.
휴대폰을 열어보니 첫눈을 알리는 내용입니다.
아침 달리기를 하는 병원장님이 호수공원에 나가 첫눈을 맞은 감격을
병원 식구들이 모두 보는 카톡에 사진과 함께 올린 것입니다.
잠시 후에 카톡이 또 울립니다.
문우 한 분도 내외가 새벽 달리기를 하는데 혼자 보기 아깝다고 사진을 올린 겁니다.
다른 분은 집 앞의 풍경을 찍어서 올립니다.
어른들이라도 첫눈이 보면 마음이 들뜨고 감격스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나도 첫눈을 봐야지 하고 벌떡 일어나 앞 베란다로 나갔더니
손자가 어느새 다가와 내 손을 잡습니다.
“할머니 눈이네!”
“그래 첫눈인데 많이 온다!”
작은 손자도 베란다로 나오더니 첫 마디가
“왜 눈이 와요?”라고 합니다.
4살짜리 까꿍이는 뭐든지 의문이 많은 나이라서
눈이 와요. 가 아니라 눈이 왜 오냐고 묻습니다.
“눈은 왜 하늘에서 와요?”
“눈이 왜 내 눈하고 달라요?”
“왜 눈이라고 해요?”
너무 난해한 질문이 이어져서 귀엽기도 하고
대답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도 눈 맞으러 가자!
아이에게 점퍼를 입히고 목도리를 하고 손에
장갑을 끼워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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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관 앞 늙은 벚나무엔 벚꽃이 핀 듯 힌 눈이 가득합니다.
벚나무 한 그루가 지어내는 풍경이 늘 경이롭습니다.
봄엔 벚꽃이
여름엔 푸르름이
가을엔 단풍이
겨울엔 눈꽃이
벚꽃이 질 때
단풍이 꽃처럼 고울 때
낙엽이 다 지고 난 요즘
나뭇가지에 눈이 녹아내리는 오늘 아침 같은 때
현관 앞에서 머뭇거리며 나무를 바라봅니다.
커다란 눈송이가 하늘 가득 내려오고 아이들은 장화를 신고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다닙니다.
그러나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아이들 감기 걸릴까 봐 금방 들어와야 했습니다.
첫눈은 늘
오는 듯 마는 듯 아쉬웠는데
올 첫눈은 대설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풍성하게 내렸습니다.
오전 11시 지금은 눈이 그쳤지만 자동차 위에는 눈이 수북합니다.
풍성한 첫눈만큼이나 올해를 풍성하게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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