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가끔 가는 일식집이 있습니다.
점심특선이 만 원이라 가격도 적당하고 깔끔하고 맛도 좋습니다.
상차림으로는 생선초밥 8피스, 샐러드 한 접시, 적은 양의 우동 한 그릇, 돈가스 세 조각, 단무지 이렇게 주기 때문에 골고루 배불리 먹을 수 있습니다.
장소는 4인용 테이블이 4개이고 주방을 들여다보며 먹을 수 있는 좌석이 몇 개 있는 작은 음식점입니다.
점심시간이면 간단하게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로 테이블이 차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 손님이 많지는 않습니다.
어제는 갔더니 종업원은 보이지 않고 눈이 동그란 젊은 주방장이 직접 나와 주문을 받고 초밥을 만들어 서빙까지 하더군요.
다른 테이블이 다 비었고 우리 일행밖에 손님이 없어서 물어봤습니다.
“왜 혼자 하세요?”
“아르바이트비가 너무 비싸요.”
“그래서 혼자 하시는 거예요?”
“알바를 두면 하루에 10만 원을 지급해야 하는데 우리 매상이 저녁까지 해도 30만 원이 안 돼요.”
전에 갔을 때는 아주머니가 서빙과 설거지를 도왔는데 매출액에 비해 아르바이트비가 부담이 된다는 설명입니다.
음식 재료비와 임대료를 때고 아르바이트 비 주고 나면 주인의 몫은 없다는 겁니다.
주인이자 주방장이 혼자 주문을 받고 음식을 만들어 서빙까지 해야 겨우 자신의 인건비를 건질 수 있는데 차라리 남의 집에 급여를 받고 주방장으로 일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영업자들도 거의 문을 닫게 생겨서 누굴 고용할 분위기가 안 된다고 합니다.
매스컴에서 뉴스를 읽기는 했지만 단골 음식점에서 보는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청결과 위생을 중요시해야 하는 곳에서 주방장이 돈까지 받는 등 일인 다역을 하면서 점포를 운영하는 모습은 오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일인 노동에 의존하여 손님들 요구를 맞춰나가기란 어려운 일일 겁니다.
아무리 전력 질주를 한다고 해도 노동력이 한계가 있으니까요.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아르바이트비가 그렇게 많이 올랐다는 느낌은 안 들었는데
영세한 자영업자에겐 치명적이 되었습니다.
최저임금이라고 해서 정말 최소한의 임금이고 노동의 대가가 값으로 매겨져 노동하는 입장에서 반겨야 하는데 고용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으니 최저임금 자체가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최저임금이 부담되어서 고용이 거절되는 것은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 인상인지 사회적으로 다시 논의되어야 하는 어려운 문제가 되었습니다.
고용이 안 되면 최저임금이 아무리 많이 오른들 그림에 떡이고 탁상공론 일 수밖에 없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문을 열고 나오면서 돌아본 일식집 주인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습니다.
데레사
2019-01-25 at 16:44
우리동네 농수산물 시장도 3시면 문 닫습니다.
새벽에 주인이 나와서 3시 까지 하고 그 이후
시간는 알바가 했는데 인건비가 올라 차라리
일찍 문닫는게 낫다는 이유입니다.
시장인데 오죽하면 3시에 문을 닫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