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 민어회

제가 속한 글 모임 회장님께서 매일신문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았습니다.

매일신문은 영남의 조선일보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큰 신문이고, 이문열 작가도 매일신문을 통해 등단했습니다. 이번 작품 심사도 김주영 작가가 하셨습니다. 그런 매일신문에서 대상을 받았으니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대상은 상금이 오백만 원이나 되더군요.

공모전에 입상하는 일은 상금이 많아서 좋은 것도 있지만 글 쓰는 능력을 인정받아 작가로 등단하는 기회라 글 쓰는 사람들에게는 로망입니다. 큰상을 받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회장님이 한 턱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목포 출신 작가 선생님이 민어회를 강력 추천했습니다. 이분은 목포가 고향이고 어릴 때 자라던 집 앞이 바다라서 바다에 대한 무궁한 글감을 가지고 있고 더불어 어릴 때부터 즐겨 먹던 생선회에 일가견이 있습니다.

강원도 비탈 출신인 나는 감자나 옥수수에 대해서는 알지만. 회를 먹은 역사가 짧고 생선회 맛을 안 지는 불과 얼마 안 됩니다. 그런데다 요즘은 습도가 높은 장마철이라 생선회는 상할 염려가 많기 때문에 회는 안 먹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목소리를 낼 군번이 아니라 가만히 있었습니다. ㅎ

​민어회를 먹는 자리에 이순원 선생님을 초대를 했습니다. 우리 회원들은 모두 아람누리 이순원 소설 교실 출신이라 이순원 작가는 우리 모두의 선생님이십니다. 이순원 선생님 제자가 대상에 당선되었다니 선생님께서도 기쁜 마음으로 참석해주셨습니다. 소설 교실에 다닐 때는 꽃 피는 봄과 가을에 야외수업을 하면서 음식을 나눈 적이 있어서 이런 자리가 낯설지 않았습니다.

​스티로폼 박스에 담겨 오늘 배송되어 온 민어회는 회중에 가장 귀족에 속하는 생선회라 엄청 비싸다고 합니다.  이순원 선생님과 나이 든 제자들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민어회 상자를 열었습니다.과거에도 전어 철에는 전어를, 꽃게 철에는 꽃게를, 새우 철에는 새우를 이 작가분 덕분에 제철에 먹었었는데, 상금으로 한턱내겠다는 분이 있겠다, 민어 철이겠다, 이런 조건에서는 민어회를 먹어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

민어회를 주문한 분이 민어회 전도사처럼 설명도 곁들였습니다.  우리는 삼계탕이나 추어탕을 여름철 보양식으로 알고 있는데 바닷가에 사는 분들은 민어회를 제일로 친다는군요.  여름철에는 민어회가 최고라고 합니다. 살이 두툼하고 연하면서 맛도 좋았습니다. 민어회는 고추장 보다 된장에 찍어 먹는 것이 더 맛있다는 것 도 알았습니다.

민어회를 펼쳐놓고 나눈 이야기는 더 보양이 되었습니다.  이순원 선생님은 두어 달 전에 낙상으로 어깨뼈를 다쳐서 오른손으로는 칠판에 글씨조차 쓸 수 없었답니다. 지금은 조금씩 움직이는 것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양쪽 어깨가 다 좋지 않아서 통증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았답니다. 낙상 전에도 한쪽 어깨가 회전근개 파열로 몹시 아팠는데 밤에 잠을 못 드는 때는 통증을 잊으려고 소설을 썼답니다. 통증을 인연하여 소설책을 한 권 내실 정도니 이순원 선생님은 작가 중에서도 태생적 작가입니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그렇게 탄생한 작품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목눈이의 사랑은 우리나라에서는 책으로 출판되었지만 캐나다 합작으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새들과 별자리 이야기, 자연의 순리 같은 것이 그려져 있어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봐도 좋은 이야기입니다. 이순원 선생님은 우리나라 작가들 중에 교과서에 작품이 가장 많이 실린 작가이기도 합니다.

​<오목눈이의 사랑>https://blog.naver.com/suni55/221543730189

​민어회의 부레는 여러 부위 중에서도 가장 맛있는 부위라고 하는데 어깨가 좋지 않은 선생님께 안성맞춤 음식이었습니다. 부레의 성분으로 아교풀을 만든다고 하니 다친 뼈에 좋은 영양제가 되겠지요.

담백하면서도 맛있는, 그리고 풍부한 영양분이 가득한 대표적인 보양식, 민어회를 먹었으니 올여름도 거뜬히 나고 글도 더 잘 써질 것을 기대합니다.

제철에 먹는 보양식은 면역력을 강화해서 질병을 예방하니 건강에도 좋고, 대상 받은 분이 산 민어회라 좋은 기를 받아서 열심히 써 봐야 하겠습니다.

1 Comment

  1. 데레사

    2019-07-17 at 15:07

    민어회 정말 맛있는데, 나도 그 팀에 끼고
    싶어요.
    여름에 목포가면 영란회집이라고 민어회로
    유명한 집에 가서 실컷 먹고 오거든요.
    갑자기 그 딥 민어회가 생각납니다.

    이순원 선생님은 나도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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