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솔로몬의 지혜를 빌려야

지난 10월 3일 오전에 친구들이 보는 카톡에

“남편이랑 광화문 가는 중”

“나도 남편이랑 가고 있어!”

“친구들도 오세요.“

이런 글이 떴습니다.

계속해서 광화문 인파에 대한 현장 사진과 글들이

올라오면서 휴일인데 카톡이 분주했습니다.

나는 우리 친구들이 광화문 집회에 간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젤 먼저 남편이랑 광화문에 가고 있다고 글을 올린 친구는 평소에

말도 크게 안 하고 친구들 이야기를 듣기만 하는 얌전한 친구입니다.

친구들의 정치 성향이 온건해서 모여 앉아도 정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정치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사람도 없습니다.

그냥 나라를 걱정하는 정도였는데 광화문 집회에 내외가 참석한다니

이게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전날 태풍으로 경포 호수가 넘쳤다고 하고 태풍이 할퀴고 간 뒤서러 지가 많을 텐데

모는 일을 제쳐두고 버스를 타고 올라온 동문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순하고 순한 강원도 영동 사람들

계속되는 산불과 화마

폭우에 모든 것을 쓸려 보내고

눈사태로, 태풍으로, 자연이 주는 그 모진 고통 다 받아도

그저 어쩔 수 없는 시련이겠지. 하며

서로 다독이고 숨죽이며 순응해서 살아온 세월!

어느 누구들처럼 큰 소리로 외쳐 가면 산 세월이 아니었습니다.

순둥이들이라서 바보처럼 홀대해도

그저 사랑하는 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며

이제껏 무던히도 참아 왔습니다.

특권 한 번 누려보지 못하고 착하게만 살았지만

지금은 부끄럽지 않는 나라 되게 해 달라는 외침이 필요한 때입니다.

선후배님들! 우리의 소망을 외쳐봅시다.

동문들 카톡에 어떤 선배님의 이런 글도 올라왔습니다.

어디는 몇 백만 명이 모였고, 어디가 더 많은데 거짓말한다고 비교하고 비난합니다.

요즘 들어 국론이 완전히 쪼개지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솔로몬의 지혜가 간절히 필요합니다.

옛날 솔로몬 시대에 여인 두 명이 아이 한 명을 두고 서로 자기 아이라고 주장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는 한 명인데 서로 자기 아들이라고 주장하니까 재판장이 판결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 같으면 유전자 검사를 하면 딱 나오겠지만 본인의 주장만으로 진실을 가려야 했으니

재판장의 지혜가 절실했습니다.

재판장인 솔로몬 왕은 이렇게 판결했습니다.

공평하게 아기를 둘로 나누어서 반쪽씩 가져라.

가짜 엄마는 그러겠다고 반겼지만 친엄마는 아기를 포기하겠다고 했습니다.

아기를 반으로 나누면 죽을 텐데 내 아기를 어떻게 반을 잘라 가지겠다고 하겠어요.

그 걸 본 솔로몬은 아기를 포기한 엄마에게 오히려 아기를 주고 가짜 엄마를 벌했습니다.

나는 정치 성향이 뚜렷한 사람도 아니고 더하여 비겁한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우리나라 편이고 우리 대통령 편입니다.

국민의 의중을 물어 선거를 통해 뽑힌 대통령인데 5년 동안은 일할 수 있게 그분의 의중에 따라야 합니다.

지금은 검찰개혁이 중대 해서 양보를 못하는 정부 편도 아니고

순한 내 친구들이 걱정하는 보수 편도 아니지만

이렇게 국론이 분열되어 대치하는 우리나라가 걱정됩니다.

개인이든 나라든 싸우는 나라는 퇴보합니다.

나는 진정 우리나라를 위해서 어느 쪽이든 양보하는 편에 서겠습니다.

양보하는 쪽이 결국은 승자입니다.

우리는 솔로몬의 지혜를 빌려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1 Comment

  1. 윤정연

    2019-10-09 at 16:21

    수니님…지금 광화문 집회에 갔다 전철에서(요행이 앉았어요)
    글을 읽고 씁니다…저번에도
    비를맞고(그래서 우비를 샀지오 얼마나 사람들이 많았던지 광화문역이 꽉 막혀서 꼼짝 달싹도 못하고 오도 가도못했지요…그래서 오늘은 더 빨리 가도 역시 계단부터 막혀서 힘들었어요…그야말로 남 녀 노 소…가족들이 자녀 데리고 온 사람들이 보기좋았어요…
    난 앞으로도 끝장 날때까지 힘을 보탤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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