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의 누드 사진을 카톡에 올리면 법에 저촉될까?

목욕탕에서 노래를 하면
자기 귀에는 노래를 썩 잘하는 것처럼 들린다고 합니다.
우리 한이도 목욕을 하는 게 신나는지 자기 노랫소리가 스스로 듣기 좋은지
목욕탕에만 들어가면 고래고래큰 소리로노래를 부릅니다.
물론 할머니에겐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부르는 어떤 명곡보다
더 듣기 좋은 소리가 우리 한이가 부르는 동요입니다.
누드로 화장실 목욕통 물속을 거닐며 아니 통통 뛰면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어떤 명화의 그림보다 보기 좋습니다.

자랑 할 대라곤 형제들이 모이는 카톡 난이라,
한이가 누드로 신나게 노래 부르는 동영상을 찍어서 올렸더니
형제들은 귀엽다고 예쁘다고, 만날 그런 한이 재롱을 보고 살아서
좋겠다고 뜨거운 반응을 보입니다.
우리 형제 중에 나만 할머니가 되었고 오라버니도 아직 자녀가 결혼 전이라
손자가 없습니다.
다들 부럽다고 한마디씩 하는데 교수 여동생이
"한이 할머니! 방송심의에 걸려요 ^^" 이런 카톡을 올려
뜨거운 열기를 잠재웁니다.
"그런가? ^^" 이러고 웃고 말았는데 그러고 보니 요즘엔
남아들이 고추를 내 놓고 찍은 사진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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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기는 그렇지 않았지만 남자아기들은 백일 무렵 사진관에 가서
털이 푹신한 의자위에 발가벗겨 고추를 내 놓고 사진을 찍는 것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집집마다 방문위에 걸어두었던 사진틀에는 맏아들을 비롯한 아들들의
누드사진이 걸려있었습니다.
가장 번화한 거리에 자리잡고 있는 사진관에는 예외 없이 남아의 누드사진이
진열 장안에 커다랗게 자리 잡고 있어서 오가는 행인들이 봤습니다.
우리 집에도 오라버니 사진이 있었는데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아마 오라버니가 철이 들고 나서 버렸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우량아 선발대회라고 해서 분유회사에서 분유판촉을 위해 벌이는 행사가 있었는데
요즘으로 치면 비만아가 우량아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그 행사에선 아기들이 다 누드로 나와 통통한 몸매를 자랑했습니다.
그래도 누구하나도 심의니 아동 성 학대니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요즘엔 이런 문제에 사회적으로 몹시 민감하다 보니 손자 누드 사진 유포도
법에 저촉이 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어릴 때는 분명 남근숭배나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남아의 누드사진 찍는 것이 유행이었을 것 같고
성범죄에 악용될 소지는 없었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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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이 어릴 때

아날로그 사진기로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지금도 20권정도 되는 오래 묵은 사진첩이 있습니다.
아기가 태어났을 때부터 결혼 전까지 찍은 우리 딸들의 모습을
가끔 혼자 꺼내 볼 때가 있습니다.
그 속엔 내가 젊었을 때 모습이 있고 손자만큼 어린 내 딸의 모습도 있습니다.
앨범 사진을 넘겨보자면 저절로 웃음이 나고 과거로 돌아가게 됩니다.
오래된 사진이 귀해서 디카로 찍어서 다시 USB로 저장해 두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인화된 빛바랜 사진이 더 매력적입니다.
인화된 사진이 귀해서 더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한이 유치원에서 가족사진을 보내 달라고 했을 때도
요 근래엔 인화한 사진이 없어서 프린터기로 종이에 뽑아서 보내기도 했습니다.
사진이 흔한 가운데도 귀한 현상입니다.
휴대폰에 디카 기능이 있어지고 부터는 하루에도 수 여러 장 사진을 찍지만
아날로그 사진기로 찍어서 필름을 현상소에 맞기고 그걸 찾아다가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앉아서 돌려 보던 그 느낌이 그립기도 합니다.
디카는 금방 찍어서 보고 맘에 안 드는 것은 지우고 하는데도
사진은 쌓이기만 합니다.
현대사진현상소 코닥사진현상소 이런 회사들은 요즘 다른 아이템으로 사업을
돌렸겠지만 그 전성시대가 그리울 것 같습니다.
디카가 나오고 부터는 코닥이 젤 타격이 클 것 같습니다.

손자가 누드로 목욕탕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카톡에 유포한 할머니!
우리 한이가 나중에 크면 뭐라 할라나요?

순이

2 Comments

  1. 말그미

    2014-10-12 at 16:24

    앗, 한이 고추가 숨었어요.
    그 예쁜 고추를 내놓는다고 해서 법에 저촉이 될까요?

    한이를 보면 우리 외손자 준호가 생각이 납니다.
    한이는 말도 준호보다 훨씬 잘 하는 거 같애요.
    준호는 두 나라 말을 해야하니 아무래도 더 힘이 들 것 같아요.
    점점 예쁜 총각이 되어갑니다, 한이. ^^
       

  2. 아제아제

    2014-10-13 at 05:21

    인생에서 누드로 사진찍기 딱 좋은 나이아닌가요?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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