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완연한가을로접어들어선지구룸도넉넉하게하늘을가려주고선선한바람마저
알맞게불어주는오후의발길을Balboa호숫가로옮겨갔다.알맞은날씬데도산책나온
사람들은별로많지가않은데여기저기에데이트하는커풀들이진하게사랑을나누는
모습들이물새들의눈총을받으면서잔디위에서아름다운가을을딩군다.
오늘따라흑두루미며백로가많이나와서이리날고저리날으면서가을춤에도취되어
신나게가을하늘을가르는데오늘도카메라들이대고날으는순간을담어보려고눈길을
그들에게로멈춰세웠다.그런데하늘로치솟아나르는속도가얼마나빠른지카메라가
날으는방향을따라가기란쉽지않음을체험하면서역시사진사는아무나되나?하는생
각속에이정도밖에안되니사진쟁이도못되는사진꾼이지싶은마음에얼굴을붉힌다.
이쪽에서백로가푸드둑날으면저쪽에서는흑두루미가날으고넓직한날게짓은가을바람
을날려나무잎떨어트리는데흐트러진잔디위의가랑잎이어디로갈까망설이는지꼼짝도
하지않고지나는이들의발길에밟힌다.호숫가주변변두리에서는물오리들이몰려들어혹
시나산책객들이먹이라도던저줄까기웃대는데아무도관심을갖어주지않는다.
무르익어가는가을을카메라에담으려는잔짜사진사들도눈에띄는데큼직한망원렌즈로물
새들의움직임을추적하려는열정이멀리서보아도넘처난다.삼각대에카메라를올려놓고파
인다에서눈을떼지않는시잔사들의진지한폼을훔처보면서저정도는되어야그래도사진사
라는칭호를받는것이지싶은마음에몸이쪼그라들고마음이어디론가숨어버리고싶어진다.
뭐니뭐니해도가을은그래도독서의계절이라고하지않던가?선선한가을바람목덜미로
받으면서잔디위에자리를깔고먹을것마실것까지앞에차려놓은사람이책장을넘기면서
독서의계절을만끽하는모습이가을호숫가에서는제일로아름답고실속있는모습으로떠
오르는데그앞으로는호수에서넘처흘러내려가는개울줄기가졸졸소리로장단을마춰준다.
푸라다나스잎파리는노랗게물들어가을이가고있음을알려주는데오늘도사진몇장건지
려는사진꾼의발길은힘이가득들어있고눈길은피로해선가자꾸만찌프려지는데그래도
한장이라도좋은사진담어보려는욕심이여기저기에서발걸음을멈춰세운다.
가을은아무소리도없이흘러만가는데..이늙은사진꾼은그래도이나이에카메라둘
러메고멋적지만길을나서니이것이인생살이의보람이고재미가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