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동네 저녁은 오늘도 아름다웠다.
고등학교2학년인둘째손자를시립도서관고등학교대표학생들봉사세미나에
내려주고90분후에끝난다고해서산동네마루턱으로올라갔다.
서산능선까지해가도착하기에는좀여유가있을것같아서이리저리눈길을돌
리며셧터몇번눌렀는데해가서산마루그룸에묻치려고한다.
불야불야500mm망원을장창하고삼각대에카메라를올려놓으니렌즈가무거워서
자꾸만앞으로기우는것을손으로받처주면서억지로몇컷을담어보았는데화면으로
보이는석양의그림은실제상황보다는아주못하고어색하게만보인다.
역시아직도사진유치원수준에서한걸음도앞으로나가자못하는사진쟁인가보다.
조금실망스러운마음으로우물거리는데구름속으로사라젔던햇살이뿌연매연같은
틈바구니를비집고능선머리에올라앉으려고한다.다시맞는기회라싶어서부지런히
조준을하면서셧터를눌렀는데도지는해는왜이리도급하게숨도쉬지않고달아나는지
어느새서산능선넘어로사라저버렸다.
아깝고아쉬운생각에렌즈를정리하여자동차트렁크에싫고차를돌려세우면서다시
한번바라보니벌써어두운그림자로세상이덮여오고있었다.
사람들은세월이빠르다고들하던데내게는일초가너무도빨리스처지나가는것같은마
음에노을이지는시간을누가좀잡아줄수없을까생각하며시립도서관으로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