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북풍이 별것도 아닌데……..
계절풍도아니고중국의황사나실어나르는머슴바람같은북풍에
시민들짜증만증폭시키며요란한소리속으로지나처버렸다.
북쪽하늘검은구름산사태라도몰고오면어쩌나은근히걱정했지만
늘상불어치는북풍에면역이되어선가,걱정없이이번에도허풍(虛風)으로마첬다
반세기넘도록얼어붙은대동강물녹는다는포근한소식한줄없이
늘검은구름에쌓여불아치는북풍에지겨운맘음뿐이었는데
오는길에철책넘고비무장지대건너맥빠진몰골이슬그머니소멸되며
서해바다해주만에장사를치뤘단다.
벌써반세기넘겨그언젠가태풍같은북풍을죽음으로이겨낸국민들인데
그까짓어린애품안에서불어오는젖내나는북풍쯤에는
눈하나까딱하지않고차분하게생업에여념없는우리네모습에서
자유의위대함을확실하게느껴보는교훈을받았으면좋겠다.
북풍이철통같은휴전선을넘어오지못하고방황하는동안에도
남풍은미련하고아둔한대동강변에서짖어대는골목강아지들달래느라
조심스럽고걱정스러운따뜻한마음의안부를먹을것잔뜩담아
풍선에실어북쪽하늘저깊숙한곳으로띄워보낸다.
몇일간요란했던북녁땅골목길의병정놀이가저무는석양속으로뭍치며
막이내려지지만엉망이된출연에대한책임은면하기어려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