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문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

도문시에서미국훈사회장학금수여식을거행하기위해방문했을10여년전의일이다.

대련에서심양을거처연길로향하는비행기가자그마치4시간이상을연착하는
바람에연길에도착한시간이밤12시경이었다.우리를마중나온도문교육자들도
기다리다지친상태로우리를맞아주면서빨리가야한다고서두른다.
도문에도착하니예약된Hotel은문을닫았고불도꺼진상태라서,다른
Hotel로안내해준다고여러곳을돌아다니다가한군데서문을열어주어
투숙을했는데영화에서나보던전형적인옛날중국집여관구조같았다.
피곤한여행길이라서샤워를하고바로잠들어새벽에깨어보니조용한이른새벽이다.
새벽4시가조금지난시간에걷기운동을하려고숙소를나와서조금걸으니
두만강이나오고강변뚝에는벌써많은사람들이나와서라디오음악을틀어놓고체조를
하는곁으로지나강변뚝길로걷는데함경도사투리가심한장년2명이걷기에
말을걸었더니이상한눈길만건네고는아무말없이앞서간다.
한시간쯤갈으며중국사람들체조하는구경도하다가Hotel로돌아와세수를하고
식당으로내려가니한국아이들이목에붉은머풀라를둘러매고여럿앉아서
잡담을하는데여기저기로어른들도보인다.조선족아이들같지않아서일부러
옆에비어있는식탁에앉아옆에어른에게말을걸었다.
:아침식사를일찍하시네요".하니까공연준비로일찍한다며"남반부에서왔수까?"
하고퉁명스럽게물어서미국에서왔다고하니경계의눈초리가조금은풀리는것같았다.
무슨공연을하느냐고물으나함경북도청진에서학생연예단을데리고왔는데도문에서
친선공연을한다고한다.그리고는더말을하기싫다는표정으로아이들을향한다.

식사를하면서북한에도농사가잘되었냐고물으니,장군님의은혜로대풍이란다.
북한에는식량이모자라굶기도한다는데대풍이라니다행입니다하니,누가그럽디까?.
남조선아새끼들이꾸며낸말이지,우리는장군님이작은일까지보살펴주셔서배불리
잘먹고삽니다,하고는옆에조금나이가든사람을힐끗처다보고는또고개를돌린다.
식사가끝나기바쁘게인사도없이일어나나가는뒷모습을향해서"공연잘들하세요".
하고는나도자리에서일어났다.

아이들과도이야기를나누고싶었는데말을걸어도대꾸도없고주변을두리번
거리면서어른들의눈치를살피는것같았다.아마도장군님께향한충성심을지키기
위해서였을지모르겠는데그때도문에서봤던아이들이지금쯤은어였한처녀총각으로
성장해서북한어디엔가살고있을텐데그때삐쩍마른그들의모습이안스럽게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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