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각 주변산에서 뻣 따먹다 들켜서……
인천자유공원정상에있던인천각이라고부르던고급건축물은인천을대표하는
멋의상징이었고그주변으로는벗나무가많아서늦은봄이면아이들이뻣을
따먹으려고몰려들곤하였는데인천영화국민학교에다니던우리들도집이
화수동새동네였지만학교가끝나면뻣을따먹으러자주인천각주변으로찾았다.
동산에는일본사람산지기가있어서몽둥이를들고순찰을하면서산을지켰지만
어린학생들의날렵한행동은따르지를못했었는데,우리도같은동네에살던
김정윤이란친구와같이인천각에서월미도쪽산에있는벗나무에올라가신나게
뻣을따먹고있었는데산지기가나무아래까지온것을몰랐다.
나무높이까지올라가있었기에산지기의몽둥이는닿지않았지만도망칠궁리를
하다가같이산지기영감님위로뛰어내려서산지기를덮치고기상대입구로
달아나기로하고똑같이산지기일본사람영감님께로뛰어내려서덮차고는일어나
쏜살같이도망을처서기상대입구에서만나서빠저나왔다.
그때그산에는벗나무가큼직한것이많아서높은곳에는까맣게익은뻣이매달려
있었는데그산지기가무서워서마음놓고따먹지를못했었다.뻣을따먹다산지기에게
잡히면학교로끌려가서혼이난다는소문이퍼저있었지만뻣이먹고싶은아이들은
겁없이뻣을따막으러몰려들었다.
그때인천각은우리어린소년들에게는부러움의대상은아니었지만미술의대상으로
일년에한두번은학교에서단체로공원에올라가서인천각을그리는미술야외학습을
갖었으며어떤때는기상대도그리고어떤때는월미도도그리라고선생님이주제를
내주시기도했었다.
그런아름다운건축물이6.25의포화속에사라지고그산에많던벗나무도볼수없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