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천명의 시 “장날”
"대추밤을돈사야추석을차렸다.
이십리를걸어열하룻장을보러떠나는새벽
맏내딸이쁜이는대추를안준다고울었다.
송편같은반달이싸릿문위에돋고
건너편성황당사시나누구림자가무시무시한저녁,
나귀방울에지껄이는소리가고개를넘어가까워지면
이쁜이보다삽살개가먼저마중을나갔다."
추석을앞둔우리네농가의옛모습을그린시다.
뜰에서자란밤나무에서밤송이가입을벌려밤송이를떨구고
대추나무에달린대추가빨갛게익어수확한것을
조상님차례상이라도차리겠다는가난한농부가장터로내가는모습이다.
쌀한톨이아쉬워장으로내가는그대추하나막내에게집어주지못하는
아버지의아품이들어나고철부지막내딸의심술이묻어난다.
우리네조상님들이살아오신모습을노천명시인이
그시대상에맏게표현해놓은시다.
이시는광복이된그시절국민학교에서한글을배우는과정에
까워배운시인데너무도인상이깊어서인가지금까지도기억한다.
노천명시인은1912년에황해도장연에서태어나
이화여전에서영문학을수업하고언론인으로활동한시인이다.
6.25때미처피난을나가지못해인민군에부역을해서
잠시옥고를치루기도했었으며,일제말기에는일본의대동아전쟁을
찬양하는글을써서친일파로낙인이찍히기도한시인인데
그의생애는1957년에마감하였지만주옥같은시는아직도살아숨을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