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 잎 그림자
겨울바람에날려굴러가던가랑잎이
저녁햇살에길게그림자를남기며
한숨쉬어가려는둣멈춰서는데
한잎두낲모여들어군락을이룬다.
엄청나게큰프라다나스나무가지에서
춤을추던가랑잎들인데
모진겨울바람에견디기힘들던지
우수수떨어져굴러간다.
바람길이막히고그늘진모둥이에이르면
더날라갈길을찾지못해주저앉아
그토양에뭍치면서흙으로돌아갈
가랑잎마지막가는길에그림자가깃든다.
한해가저물어가는연말의
싸늘한북풍이길따라불어오며
가랑잎을밀쳐내고
성탄절저무는햇살의등늘떠민다.
팟죽쑤어나눠먹은동지가어제인데
긴긴밤날이지샐때마다
노루꼬리만큼씩낮시간도길어지니
찬바람헤쳐나가걸어봄도좋을것을……
밟히는가랑잎소리가
한살더먹을새해를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