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의 편지”

안정민…22살청년…

내가정민을만나게된것이작년이때쯤이었나보다…

이청년을만나게된것이벌써일년이다되어간다…

교회에서처음보았을때…키가크고단정하며말이없었던정민…

대화를나누지않고한동안그냥스쳐지나가곤했었다…

그후로몇달이지나고…

어느주일날…

나에게처음으로다가와정민이말을건냈다…

나는그때까지도…정민이장애를가진청년이라곤전혀생각치도못했었다…

내게로다가와말을하는데…

나는도무지정민이무슨말을하는것인지잘알아들을수가없었고…

아무리집중을해서들으려고해도의사소통이잘이루어지지않아…

머쓱하게정민의얼굴만쳐다보고있었다…

나중에다른분께전해들은이야기는…

정민의정신연령상태는10살정도되는아이라고생각하라는것…

장애가있는아이라는것등등…

내가겉으로보았을땐단정한대학생또래의나이로밖에보이지않았는데…

다른이상을전혀느낄수가없었다…

너무나도크나큰비극이다…어쩌다가이렇게되었을까…

시간이지나…지금은정민의생각과말을70%정도알아듣게되었다…

사랑과…사람에…외로움에…목마르고가엾은아이청년…

그런정민을바라보다가자꾸만마음이아파온다…

그부모님과정민은얼마나마음아프고불편하게생을살아나가야하는것일까…

그런정민에게눈높이를맞추어…

한동안은나의실생활에서장애를지닌…

사람과의대화,공동생활,만남을통하여…

상당한인내력과배려와이해와…

사랑의마음이절대적으로필요함을절실하게피부로느낀다…

처음에는안타까움과연민에…

나중엔사랑하는마음과…화가나는마음이동시에생기는것은어찌된일인것인지…

지금도정민을바라보면속마음은그렇지않는데…

정민을대할때마다…나의마음은아파오면서자꾸화가난다…

이아이에게…정민의환경과하루생활하는것을보면…

더잘대해주어야하는것인데…

맑고순수한어린아이의영혼을지닌정민…

주일날마다…우리가족이오는지교회현관에나와기다리고서있다…

나를보고…언제나보아도예쁘고귀엽고아이같다고이야기하는정민…

정민의눈높이에맟추어행동대화해주니…

늘내옆에와서이야기하고싶어한다…

그래…나는너와같은…똑같은사람일뿐이지…

단지심신이정상인이라는것…장애를지니지않았다는것…

그것을제외하곤…오히려너보다도더못난사람인지도모르지…

나를좋아하고예쁘게생각해주는너의마음이고맙다…

가끔은내가너에게신경을써주지못하는것을이해해주길바래…

나는정말이지…정민이가정상인으로대접을받으며…

생활하여나갈수있도록…많은사람들에게인정을받으면서잘지내면좋겠어…

남들의선인견과편견을가지고너를바라보는시선에…

네가자유로와질수만있다면…그얼마나좋을까…

사람들은너를볼때…13세정도의어린아이로생각하지만…

나는아니라고생각한다…

너에게는…그누구보다도더높고맑은생각과

순수한마음과지혜를지니고있는너의모습을본다…

단지지금네가서있는위치가…

중증장애인도아닌…정상인도아닌…그중간에네가서있기때문에…

나는너를정상적인생활속에…환경속에서머무를수있도록…

너의생활리듬을…하루스케쥴을타이트하게플랜하여바꾸어주었으면하는바램이야…

너의부모님께도…다른사람에게서도…혼자여서늘외로운너를위하여…

네가늘혼자여서외롭지않도록…

혼자있게내버려두는것이아니라…

많은사람들에게사랑받으며…

그사람들속에서행복하게즐겁게생활하는너의모습이보고싶다…

너에게새로운좋은친구와…좋은환경이있었으면좋겠다…

정민아…

너에게더많이신경을쓰고잘해주지못해서늘미안한마음이야…

너를보면자꾸속상하고마음이아려와괜시리모르는척외면할때도많았단다…

너의생활과환경을생각하면…

자꾸만화가나는내마음을나도잘모르겠다…

나를…우리가족을…너무좋아하지도말고…

날마다그렇게기다리지마라…

문자메세지로…전화로…

인수와함께보고싶다고…

아무도없는우리집으로오고싶어하는너…

일주일에도몇번씩연락을취하는너…

너는온마음을다하여시간을같이보내주길바라지만…

우리에게도우리의생활과주어진시간속에살아가야하는사람인지라…

마음으로는생각하지만…

현실은나에게속한생활의굴레속에서바쁘게움직여살아가야하니까말이다…

정민아…남의집을방문할때는상대방에게미리전화로그집의방문여부와

그집에사람이있는지도확인하고초대를받고방문해야하는거란다…

빈집에어떻게들어왔는지…문이이중문이어서…

개인전자키가없으면들어오기가힘들었을텐데…

현관문고리에삶은고구마몇알걸어놓고간적이있었지…

그때도나는전혀너라고생각을하지못하고있었다…

누가우리집현관에고구마를걸어놓고갔을까…

그리고…그뒤로한번더김밥2줄을현관에다또걸어놓고가고…

나중에너라는사실을알아내곤…

내마음은너무아팠다…

상황을알아듣기쉽게설명을해주어도…

가르쳐준것을…머리속에기억을하고있는것인지…

아님…들음과동시에잊어버리는것인지…

정민은자기생각대로그냥오고싶어서요…보고싶어서요…

자기마음만이야기할뿐…다른생각은전혀못하는것인지…

힘들게걸어왔을것을생각하니마음이안스러워진다…

정민의집에서우리집까지의거리가얼마나먼곳인데…

차로와도한참을와야하는거리인데…

자기엄마와내나이가똑같다며친구하라고하던정민이다…

정민의얼굴을보고있으면마음이답답해져온다…

내가어떻게이아이청년을대해주어야하는것인지…

요즘에는…

어딜가나왜이렇게아픈사람들의모습들이…

아픈마음을지닌사람들의모습들이내마음에보이는것인지…

자꾸만내눈에각인되어들어오는것인지…

외면하기에는내마음이편치않고…

나와전혀다른그사람들에게가까이다가가려면내가힘들어지고…

지금도내문자메세지에는보고싶다고…

어느늦은밤…보낸여자분의메세지에나는답을주었을뿐…

만나기를원했지만…선뜻나서지를못하고있어…

내마음은불편하다…

내가생활경험해보지못한…내가속한환경이아닌다른사람들의…

나에게는다간접적인…

매체와책을통한지식과생각만을하고살아왔기때문에…

그사람들처럼직접적인삶의체험을해본적이없었기때문에…

그사람들의속해있는삶의상황을이해하기란어렵다…

나를찾아주고…생각해주는것은고맙지만…

내자신이그사람들에게도움을주는사람인지는모르겠다…

그들에게내가바나바와같은역활을하는사람이되었는지는…

-정민의편지-

최한일임미숙집사님께

집사님안녕하세요.

집사님가정에하나님의은혜와축복이넘져나길기도합니다.

요즘많이바쁘시지요.

집사님의회사,집두루두루다니면서전도하세요.

사랑하는내동생인수에게

인수야안녕

형이볼땐아론이민형이성민이도귀여운데

너가더귀여운거같애

형이얼마나널동생으로아끼고

좋아하고사랑하는지알지

집사님사랑해요

인수야사랑해

2007.5.19

-사랑하는정민올림-

주일날…

나에게전해준정민의편지…

불안정한언어장애는가지고있지만…

그런대로또박또박써내려간편지..

글로표현하는것은그보다는자유롭게잘하고있는정민이다…

너의편지와선물고맙다…아이청년너에게마음도함께받는것…

매번나를볼때마다초콜릿,사탕,음료수,과자등등…수줍게내밀어주는너…

그답은…너를많이사랑해주고…시간도함께하는것일텐데…

미안하다…정민아…오늘은나의마음이편치않아너를반겨주지못했어…

나의성격상…나에게는결코쉬운일이아니겠지만…

노력해볼께…내마음이흔들리지않도록말이다…

정민아…너에게받은편지와카드선물은다모아서잘간직하고있단다…

건강하길바라고…너에게하루빨리좋은친구와…

즐겁게생활할수있는생활공간이마련되었으면하는마음이다…

늘먼저다가와서…기다려인사하는마음진정으로고맙다…

정민아…기억하려무나…

우리가족은너를…

네가우리가족을생각하는것보다…

더아주많이많이사랑하고있다는것을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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