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이끝나지않았다해도두진영의휴전협정이여전히유효했기때문에
숨돌릴여유는있는셈이었다.
따라서그틈을이용해평화회담을할수도있을터였다.
그러나그리스연합군편에서있던아테나여신은
그휴전협정을깨뜨리기로마음먹었다.
아테나는트로이아연합군에참전하고있던왕자중의하나인
판다로스로하여금이런생각을하게했다.
그리스의장군중에서도빼어난장군인메넬라오스를활로쏘아죽이면
멋지고근사할것이라고말이다
그래서판다로스는큼직한자기뿔활에다화살을하나먹여
힘껏당겼다가는깍지손을놓았다.
화살은똑바로날아가메넬라오스왕의가슴가리개를꿰뚫었다.
왕의가슴에선붉은피가쏟아져내렸다.
아우인메넬라오스가부상당했다는소식을들은아가멥논은몹시불안해했다.
만일에메넬라오스가죽는다면그리스군의사기는떨어질것이라고,
그리스연합군은귀국할수밖에없을것이며,
트로이아연합군은메넬라오스의무덤위에서
춤을출지도모른다는생각때문이었다.
메넬라오스는놀란말을진정시키듯아가멤논을안심시키고는이런말을했다.
"병사들에게겁을주면안됩니다.보십시오.화살이깊게박히지는않아서
화살촉만뽑으면싸우는데별지장이없을겁니다."
그리스진영의의사마카온이와서화살촉을뽑았다.
과연상처가그리깊지는않았다.
그러나휴전은깨어지고병사들은벗었던갑옷을다시입었다.
전투준비를알리는뿔나팔이울렸다.
십년만에처음으로전투다운전투가벌어질모양이었다.
양쪽군대는일제히가운데있던평원으로진격했다.
트로이아연합군은각기저희나라말로갈가마귀떼처럼떠들어대고있었다.
그러나그리스연합군사이에서는죽음처럼고요한침묵이감돌고있었다.
마치산골짝물이콸콸소리는내고흘러내리면서
무수한바위를굴리는것과비슷한광경이벌어졌다.
치고받고밀고당기느라고싸움터가걷잡을수없이달아올랐다.
양측이만나면서길게형성되어있던전선은
두줄기의산골짝물이만났을때처럼소용돌이와역류가일었다.
각각의소용돌이마다작은규모의전투가벌어졌다.
보병들사이에서건전차병사이에서건눈에는눈,칼에는칼이었다.
한병사가쓰러지면그병사의시체를둘러싸고전리품으로
갑옷을벗기려는적과,조금전까지만해도칼을휘두르며함께싸웠던
전우의명예를지키려는병사사이에또한차례의싸움이벌어지고는했다.
자옥하게인먼지가달라붙어병사들의모습이하얗게보였다.
사방에서날아드는화살과돌멩이에병사들은차례로무너져갔다.
그싸움터를<우레목>디오메데스는흡사전투에휘한사람처럼누비고다녔다,
그가지나가는곳마다시체가쌓였다.
그모습은마치홍수가지나간자리에부러지고찢긴
나무등걸이쌓이는것과도비슷했다.
헥토르는뤼키아왕사르페돈의도움을받으면서천신만고끝에
그리스연합군을검은선단쪽으로밀어붙였다.
그러나이번에는오뒤세우스와디오메데스의반격을받고
다시뒤로밀려나야했다.
해가기울고불볕더위가사그러들무렵,
치열하던전투는그리스연합군에게는유리하게,
트로이아연합군에는불리하게진행되고있었다.
트로이아연합군은어느새자기진영의성문을등지고싸워야할정도로
그리스연합군의공격에밀려나있었다.
바로그럴즈음트로이아에서가장용하다는점쟁이가헥토르를찾아왔다.
점쟁이는전사자들사이에서서헥토르에게,지휘권을잠시
아이네이아스에게맡겨두고성안으로들어가왕비를만나보라고했다.
점쟁이의말은이랬다.
"왕비님께이렇게말씀드리십시오.
시녀를불러보석이박힌옷가지를모두모으게한뒤,
아테나신전으로올라가여신의무릎에놓으시라고말입니다.
그리고그리스연합군을돕는손길을잠시멈추고
트로이아백성에게도자비를내려달라고기도하시라고요.
트로이아백성또한여신의백성이아니겠습니다?"
아이네이아스에게지휘권을넘겨주고성안으로들어갔다.
어찌나서둘러잰걸음으로걸었던지그가등에맨소가죽방패가
자꾸만발뒤꿈치와뒤통수를찍을정도였다.
성안으로들어간헥토르는
그의어머니는잔가장자리까지남실남실하도록따른포도주를들고
기다리고있다가,헥토르에게어서마시고신들에게제물을드리라고말했다.
그러나헥토르는부드러운소리로말했다.
"아닙니다,어머니.싸움터에서오는길이라몸이이렇게지저분합니다.
저의손은너무부정을탄손이라서신들에게제물을올릴수가없습니다.
바로싸움터로돌아가야할처지여서지체할여유가없습니다."
점쟁이의말은전한헥토르는어머니를남겨두고밖으로나왔다.
그러나그가그길로싸움터로돌아간것은아니었다.
아무래도헬레네에게몇마디위로의말을해야할것같았지때문이었다.
그는왕궁안뜰을가로질러아버지프리아모스왕이
파리스에게내어준집으로갔다.
파리스는그집의맨위에있는방에있었다.
파리스는무장하고싸움터로나갈생각은않고활을가지고장난질을하고있었다.
방한구석에서는헬레네가베틀에앉아시녀들의도움을받으면서
큼지막한벽걸이를짜고있었다.
헬레네는등을보이며앉아있었지만방안분위기는냉랭했다.
문간에선채로헥토르가아우에게소리쳤다.
"성벽아래에서는십년전네가저지른못된짓때문에
수많은부하들이죽어가고있다.
이제일어나거라.무기를가지고하는장난은당장집어치우고
갑옷을입고부하들과합류하도록해라."
파리스는웃었다.사람의분노를일시에가라앉게하는미소였다.
그는일어나가슴가리개를집으면서말했다.
"형님,거칠기는합니다만옳으신말씀입니다.
하지만제가겁쟁이라서여기에이렇게있었던것은아닙니다.
제가한짓을생각하고마음이약해진나머지잠시뜸을들이고있었을뿐입니다.
조금만더있으면다시힘이돌아올것이고,
그러면나가서병사들과합류할생각입니다.
형님은그렇게말씀하시지만,보십시오.
헬레네는싸움터로나가라는말한마디없이저러고있습니다.
하지만걱정하지마십시오.이렇게갑옷을입고있지않습니까."
헬레네가돌아다보지도않고말했다.
"신들이조금더자비로우셨다면,저는여자가등을떠밀어야
싸움터로나가는사람의옆에는있지도않았을것입니다."
헬레네는그제서야일어나,옆에있는의자위에놓여있던
물들인양털깔개를판판히퍼주고헥토르에게앉을것을권했다.
그러자헥토르는고개를가로저었다.
"저는지금달려가서아내에게작별인사를하려합니다.
그러자면시간이없습니다.
저친구에게빨리무장하고나가라고얘기해주시겠습니까?
서두르면내가성문을나갈때함께나갈수있을겁니다."
밖으로나온그는자기집으로내달았다.
그러나아내안드로마케는집에없었다.
하녀의말에따르면,트로이아군이밀리고
그리스연합군이승리를굳히고있다는소식을듣고
마치미친사람처럼,아기를안은시녀를데리고성문위로올라갔다는것이었다.
헥토르는성문위로올라가보았다.아내는성채지붕위에있었다.
옆에는아들아쉬튀어낙스를어르는시녀가서있었다.
안드로마케가달려와남편의손을잡고울면서
"가면못돌아오십니다.저희들에게는다시는못돌아오십니다."
"아마도그럴테지.그래서작별인사를하러온것이라오."
안드로마케는섧디섧게울었다.
"저에게는아버지도없고어머니도없습니다.
오빠일곱은한날한시에저암흑의저승,하데스의나라로갔습니다.
당신은그동안저에게아버지와오빠,사랑하는지아비노릇을해주었어요.
그런데이제는그런당신마저잃을것같아서견딜수가없습니다.
저와당신의아들을가엾게여겨주세요.
싸울만큼싸우셨으니이젠저희들과함께………."
헥토르는고개를가로저었다.그러자투구의말총장식이싸움터쪽으로쏠렸다.
"그대와함께여기에있었으면좋겠지만그럴수가없소.
또하나의운명이나를기다리고있기때문이오.
내가그대를사랑하지않아서가아니오.
아니고말고,나는트로이아가멸망할때가오고있는것을알고있소.
하지만이일로인한내슬픔은,그날이와서그대가노예로끌려가
남모르는아낙네의집에서베를짜고낯선우물에서
물을나르는것을생각할때오는슬픔에견주면아무것도아니라오.
그날이오면나는아마도죽어서흙에묻혀있겠지.
그래서그대가끌려가면서지르는비명소리도듣지못할테지."
그는손을내밀어어린아들을받아안으려했다.그러나아기는몸을움츠렸다.
말총볏이출렁거리는구리투구가무서워서그러는것같았다.
안드로마케는슬픔에젖어있는데도헥토르는웃고있었다.
그는투구를벗어바닥에다내려놓았다.
그제서야아들아스튀어낙스가웃으면서그의품에안겼다.
헥토르는아기를한차례어르고뺨에입을맞춘다음
신들에게아들의앞날을부탁하는기도를드렸다.
그런다음에야아들을안드로마케에게넘겨주고무엇을했으면좋을지
모르는사람처럼그둘을한꺼번에껴안고는가만히있었다.
"울지말아요.시녀를데리고내려가여자들이해야할일을찾아하도록하시오.
전쟁은남자들의일이라오."
헥토르는그렇게말하고나서투구를집어쓰고그자리를떠났다.
두사람은험한말을나눈사람들같지않게
나란히성문을나와싸움터로뛰어들었다.
두사람이돌아오자트로이아군의사기는하늘을찌를듯이높아졌다.
싸움터는다시트로이아성벽에서앞으로앞으로옮겨갔다.
그리스군은뒤로밀려조만간검은선단을세워둔해변가까지이를지경이었다.
그날의참상은눈뜨고못볼정도였다.
그래서여신은트로이아성채에있는자기신전앞에바쳐진
보석옷을거들떠보지는않았지만,
그날의전투는그것으로끝내게해주기로마음먹었다.
아테나여신은헥토르로하여금,해가지기전에한차례의
일대일결전을끝으로그날전투를마무리지을생각을하게했다.
그가생각하는일대일결전이란파리스가시작했던
메넬라오스와의일대일결전과비슷했다.
하지만그두사람이벌였던어중간하게끝나는그런결전은아니었다.
헥토르는그리스군을추격하는트로이아군대를불러들이고
아가멤논에게사절을보내어자기뜻을전하게했다.
양쪽의군사들이빈평원을가운데두고마주앉았을때,그는앞으로나서서
그리스진영을향해자기와싸울사람을내보내라고큰소리로말했다.
메넬라오스가그날두번째도전도자신이받아들이겠노라며앞으로나섰다.
그러나대왕아가멤논은허락하지않았다.
메넬라오스가용장헥토르와비교해아무래도
상대가되지않는다는것을잘알고있었기때문이었다.
그리스진영에서는다시한번나무조각을투구에넣고흔들어제비를뽑았다.
뽑힌사람은그리스중에서키가가장크고힘도제일센
살라미스사람아이아스였다.
그날들어두번째로평원에는네모진싸움터가만들어졌다.
아이아스는그싸움터안으로전쟁신만큼이나씩씩한모습으로
헥토르를맞으러들어섰다.
그는청동에다소가죽을일곱겹이나입힌큼직한방패를들고있었다.
두사람은싸우기전에으레그렇게하듯이한차례씩
상대를조롱하고는창던질자세를잡았다.
헥토르가먼저창을던졌다.
그의창은청동과여섯겹의소가죽을뚫고는일곱번째소가죽에박혔다.
이번에는아이아스가창을던졌다.
아이아스의창은헥토르의방패를뚫고가슴가리개에꽂혔다.
창이꽂히는순간,헥토르가목을뒤튼바람에그창끝도
헥토르에게상처를입히지못했다.
두사람은투창을들고어울려서로상대를몰아부쳤다.
아이아스의창날이헥토르의목줄을베었다.
헥토르의목에서는금방검붉은피가콸콸쏟아졌다.
헥토르도투창으로찌르고들어갔다.
그러나아이아스가몸을비켜창끝은아이아스가들고있던
방패의장식에스쳤을뿐이었다.
헥토르는투창을버리고가까이있던바위를하나집어들어
아이아스의방패를향해던졌다.
아이아스는뒤로물러서면서그보다더큰바위를찾아들고는
있는힘을다해헥토르를향해던졌다.
헥토르는바위를막다가방패가부숴져버려그만무릎에힘이빠지고
땅바닥으로벌렁쓰러져버렸다.
헥토르는세상이가물가물하고빙빙도는것처럼보였지만,
곧힘을차리고일어나칼자루로손을가져갔다.아이아스도칼을뽑아들었다.
둘은한덩어리처럼붙어서서칼질을주고받았다.
그러자양쪽진영에서전령이달려나와두장군에게싸움을중단하라는뜻을전했다.
두사람이그것만으로도충분히용맹을떨친듯한데다가
벌써날이저물어가고있었기때문이었다.
칼을집고선헥토르의눈이석양으로붉게물들었다.
헥토르는트로이아연합군사령관의뜻을받아들이기로하고아이아스에게말했다.
"오늘싸움은이정도로끝내자.
신들이누구에게승리를안기는지,나중에다시싸워서확인해보기로하자.
날이저물고있으니싸움은여기에서일단멈추고밤을맞는것이좋겠다."
"당신의말이옳다."
아이아스가대답했다.
두사람은한동안거친숨을몰아쉬며상대를노려보았다.
헥토르가말을이었다.
"그대와는싸움터에서다시만날수있을것이다.
그러니오늘은이만해어지되서로선물을주고받고헤어지는것이어떻겠는가.
그러면뒷날사람들은그두사람은적으로서싸우다가
헤어질때는친구가되었다고말하게될것이다."
헥토르는부하에게손잡이가은으로세공된칼한자루를가져오게해서아
이아스에게주었다.
아이아스는답례로넓직한보라색허리띠를주었다.
두사람은헤어져각자자기네진영으로돌아갔다.
옛무덤과잡목수풀위로밤이내렸다.
다음날양측은잠시휴전하기로했다.
그리스연합군과트로이아연합군은전사자들이시체를모아
평온에서화장하기로했던것이었다.
그날밤과그다음날내내그리스군은자기네진영주위에다말뚝을밖고
뗏장을켜켜이쌓아방어벽을세웠다.
방어벽앞에는어떤전차도뛰어넘을수없을만큼넓고깊은도랑을파놓았다.
그리고양쪽에는높게솟은자리를만들어그곳에서
창을던지고활을쏠수있게했다.
해가떠오르자전투는다시시작되었다.
이리치고저리몰리기를수없이거듭한길고처절한하루였다.
헥토르는전차병이둘이나바로자기옆에서차례로전사하는바람에
그때마다새전차병을뽑아야했다.
그는새전차병에게거친말의고삐를쥐어주고
자신은닥치는대로적을무찔러나갔다.
디오메데스가그리스연합군을몰아트로이아성벽밑까지
트로이아군을밀어부치게되었다.
그런데신들의왕제우스가이것을보고는
하늘의소나기구름이라는소나기구름은다한곳에모았다.
땅을울리는천둥소리와함께벼락이디오메데스의말바로앞으로떨어졌다.
섬광이라유황냄새에놀란디오메데스의말들은
뒤로돌아서서아군속으로뛰어들면서미친듯이날뛰었다.
그들의뒤를막아주는것은검은선단뿐이었다.
절망감때문에그리스군의사기는형편없이떨어져있었다.
그날밤,트로이아연합군은성안으로철수하지않았다.
전쟁이시작된이래처음으로성밖에말을묶어두고성안으로
사람들을들여보내포도주와먹을것을내어오게했다.
트로이아병사들은평원에다모닥불을피웠다.
이렇게피워진모닥불의수는하늘의별보다도많은것같았다.
오십명씩한부대를이룬트로이아군은말에게는흰보리를먹이고
저희들은먹고마시고음악을즐기기까지하면서새벽이오기를기다렸다.
그들은다음날에는자신들이승리할것으로확신하고있었다.
한편,그리스진영에서는낙담한아가메논이지휘관들을소집했다.
그가무거운목소리로말했다.
벼락의신제우스가그리스군에게서등을돌린이상,
헬레네니트로이아정복이니하는생각은다부질없는것이니
이젠그만두자고말했다.
진영을불사르고밤을틈타서배를타고
고향으로돌아갈수밖에없지않겠느냐는것이었다.
이말에디오메데스는온진영에다들릴만큼쩌렁쩌렁한목소리로항변했다.
"여기에서더싸울용기가없는모양이니대왕이나고향으로돌아가시게합시다.
나머지사람은싸워서기어이트로이아를장악합시다."
대왕이포위를풀자는말을한것은사실그날이처음이었다.
연합군의사기가떨어질대로떨어져있었기때문이었다.
그런상황에서디오메데스의이말한마디는
전사들의사기를다시북돋우면서분위기를완전히바꾸어놓았다.
그들에게는그런식으로퇴각함으로써
전사한전우들을욕보일생각이없었던것이다.
지휘관들은디오메데스와뜻을함께하고원하던것을
얻을때까지싸우겠다고소리쳤다.
원로들중에서가장지혜로운노인인네스토르장군이자리에서일어나서말했다.
"지금이야말로어떤대가를치루든아킬레우스를다시
싸움터로돌아오게해야할때라고생각하오."
네스토르는아가멤논대왕이아킬레우스에게사절을보내
처녀브리세이스를돌려준다고약속하고,황금덩어리와말여러필을
선사함으로써전날그를모욕했던것을사과해야한다고말했다.
그는계속말을이었다.
"아킬레우스가돌아와우리와함께싸운다는소문이적에귀에들어가면,
그들은아킬레우스가전차에타기도전에사기를잃고말것이오.
그러면우리는적을몰고가예전처럼성벽안에묶어둘수있을것이오.
아니,그보다는농부가수수를베듯아주요절을내어다시는
성문밖으로는나서지못하게하면더욱좋겠지요."
아가멤논이검은수염을뽑으면서눈살을찌푸렸다.
그러나그것도잠깐,그역시네스토르의지혜로운말에따르지않을수없었다.
잠시후아킬레우스와는가까운친구사이인오뒤세우스와아이사스,
그리고아킬레우스가테살리아산의케이론에게맡겨지기전까지
그를가르친적이있는스승포에니쿠스는그리스진영의
맨끝해변으로끌어올려져있던아킬레우스의검은선단으로찾아갔다.
아킬레우스는지붕을뗏장으로덮은막사문간에앉아
가로대가은으로만들어진하프를켜고있었다.
파트로클로스는조금떨어진곳에서투구를닦으면서
다소걱정스러운듯한표정으로그하프소리를듣고있었다.
다가오는전우들의모습을본아킬레우스가자리에서벌떡일어났다.
그는파트로클로스에게먹을것과마실것을내어오게했다.
잠시후,오래간만에만난전우들은아뮤일도없었던것처럼먹고마셨다.
술자리가끝나자나머지사람들을대신해서오뒤세우스가말했다.
"우리가온까닭은밝히겠다.아가멤논이전에자네를모욕했던일에대해
사과의뜻을전해달라기에이렇게오게되었다네.
대왕은처녀브리세이스를돌려주고자네명예를되찾는데필요한
황금과여러필의말,노예를선물로주겠다고했네.
그리고귀국하면넑은땅을주고공주와혼인시키겠다는약속까지했지.
이제자네는화를풀고싸움터로돌아와주기만하면되는것이라네."
옆에서있던파트로클로스의가슴은기대로부풀었다.
그러나아킬레우스의분노는가슴깊은곳에가라앉아있어서
그자신조차도삭일수없을지경이었다.
오뒤세우스의말이끝나자아킬레우스가말했다.
"대왕의약속한번번드르르하군.하지만그가왜그런약속을했겠는가?
하나뿐인귀중한내목숨을저싸움터에내맡기라고그러는것일테지.
그런대왕을따를바에는아침물길에배를몰아고향으로돌아가는편이낫겠네.
그는화가났던지화덕앞에놓인땔감하나를걷어차고는말을이었다.
"대왕의선물따위는필요없어.아내도내가골라서얻겠네."
그때포에니쿠스가일어섰다.노인의눈에는눈물이그렁그렁했다.
"장군이어릴당시나는장군에게.분노를잘다스리고용서할때가되면
용서할줄도알아야한다는것을가르치려했습니다.
지금까지장군에게쏟아진비난이근거없는것이었던만큼.
장군이화나있는건장군의명예에비춰볼때당연한일이기는합니다.
하지만대왕은지금그것을수습하려고,
그래서장군의절친한친구들을보내어이렇게용서를빌고있는것입니다.
이제분을삭이십시오.
장군이돌아오기를학수고대하는전우들에게돌아갈때가되었습니다.
아이아스도자신의생각을말했다.
"이게다한여자생긴일인데대왕은그여자를장군에게돌려보내겠다고하더군요.
그러나아킬레우스는요지부동이었다.
"아이아스.오뒤세우스.그리고포에니쿠스.나의친구들이여.
아가멤논에게로돌아가내가이렇게말하더라고전해주시오.
나는헥토르가트로이아군을몰아여기에있는나의검은선단을
공격할때까지는싸우지않을거라고말이오.
그때가돼서야나는창을들어핵토르에게
창이라는것이어떻게써야하는물건인지를가르쳐줄것이오."
이말한마디를듣고서세명은사절은
대왕아가멤논의막사로돌아오지않을수없었다.
호메로스:일리아드(liad)★레소스왕의백마를훔쳐오다 그날밤그리스연합군의지휘관들은제대로잠을이루지못했다. 아가멤논은숫제뜬눈이었다. 마음이뒤숭숭해서막사에서통잠을이를수가없었던것이다. 그는침대에깔려있던사자가죽이불을걷어어깨에두르고는 현명한장군네스토르를찾아나섰다. 그때멜넬라오스도잠을이루지못하고있었다. 두사람은우연히검은선단뒤에서만나게되었다. 트로이아병사들이평원위에피우고있는무수한모닥불을바라보며서있었다. 마침내메넬라오스가입을열었다. "우리처럼잠못이루는젊은병사하나를은밀히트로이아진영으로보내. 저자들이모닥불을둘러싸고무슨말을하는지엿듣게하면좋을듯합니다. 그러면내일우리가대비할방책을세우기가쉽지않겠습니까? 마침대왕도같은생각을하고있던참이었다. "정말좋은생각이다.어디한번해보기로하지.하지만 먼저원로회의에안걸을붙여보아야한다." 두사람은네스토르를부르고원로들을소집했다. 모두들갑옷입을여유가없어서이불삼아쓰고왔던 짐승의털가죽을두르고모여들었다. 대왕일행은우선선단방어선을지키는젊은병사들이졸지않고 제대로지키고dLT는것을확인했다. 그리고는도량을건너트로이아군의모닥불이잘보이는곳으로가서 그계획에대해의논했다.네스토르가말했다. "어둠을이용해젊은병사하나를트로이아진영으로들여보내 우리가심문할만한적병사하나를잡아오게하든지. 모닥불주위에서오가는이야기를엿듣고오게하든지합시다. 그러면아침에저들이우리를공격할것인지. 아니면성으로들어갈것인지를알아낼수있고. 따라서대비책을강구할수있을것이아니겠...." 노인의말이채끝나기도전에디오메데스가벌떡일어섰다. "제가가겠습니다.하지만하나가아니라둘이가야합니다. 함께갈사람을제가뽑을수있다면......." "그럼뽑으시오." 대왕과장군들이한목소리로말했다. 그는오뒤세우스를선택했다. 오뒤세우스가천천히일어서면서말했다. "한밤중을넘겼으니가려면빨리가야하지않겠습니까?" 두사람은젊은병사들로부터무기와가죽투구를빌었다. 청동투구는불빛을받으면번쩍거릴것이기때문이었다. 두사람은사냥감을찾으러나서는두마리사자처럼어둠속으로, 그리고평원에흩어진시체사이로묻어들어갔다. 한편.같은시각에트로이아진영에서도헥토르가지휘관들을한자리에모으고 은밀하게그리스진영으로파견할염탐꾼을뽑고있었다. 헥토르는염탐꾼을보내어그리스군의보초근무상태를알아보고. 병사들의사기가죽어있는것이확인되면새벽에기습을감행할생각이었다. 그는누구든그임무를제대로완수하면적진에있는말중에서 가장좋은말두마리를주겠노라고약속했다. 트로이아진영에는돌론이라고하는생김새도보잘것없고 생각하는것도어리석은젊은이가있었다. 그러나그의발은어느누구보다빨랐다. 그가이세상에서탐내는것은오로지혈통좋은말뿐이었다. 그는일어서서말했다. "헥토르장군,저에게아킬레우스의전차를끄는말두필을주겠습니까? 그러면지금당장그리스군의진영,아가멤논의막사로숨어들어 장군께서원하시는것은모조리알아가지고오겠습니다." 돌론은활을들고늑대가죽을어깨에걸치고는바닷가에있는 그리스진영을향해발소리를죽이고내달았다. 그러나디오메데스와오뒤세우스는트로이아진영으로가는도중에 저쪽에서오는돌론을발견했다. 그들은시체사이에숨어돌론이지나가기를기다렸다. 그리고는사냥개가토끼를좇듯이뒤쫓아갔다. 돌론은두사람의발자국소리를듣고발걸음을멈췄다. 그는두명의장군의뒤에바싹달라붙은채따라오고있어서 그들을따돌릴수도자기진영으로되돌아갈수도없는상황이었다. 두사람은방어벽바로앞에서돌론을덮치고는곧일으켜세워다. 멱살을잡힌돌론은이를딱딱부딪치면서부들부들떨었다. 그는눈물까지흘리면서,부자인자기아버지가 엄청난액수의몸값을지불할것인즉제발자기의죽이지말라고애원하였다. "몸값이야기를하기전에,너의진영에서는멀고우리진영쪽으로는 너무가까운이곳에대체무엇을하려는지그것부터말하라." 오뒤세우스가물었다. "헥토르장군께서그리스진영을염탐해오면나중에 아킬레우스의전차를끄는말두필을주겠다고약속해서오게돼었습니다. 돌론이대답했다. 오뒤세우스가그말을듣고어둠속에서코웃음을쳤다. "꿈한번큰녀석이군.아킬레우스의말은인간세상의말이아니다. 더구나아킬레우스나아킬레우스의명을받은사람이아니고몰수가없는말이다. 어쨌든잘만났다.내가묻는대로대답해라. 트로이아군이평원에서야영하고있는것은새벽에우리를기습하기위함인가. 아니면지금은꽤잘싸우고있지만여차하면성안으로도망치기위함인가? 트리오아군의초소는어디어디에있는가? 오늘밤헥토르는어디에서자며그의전차를끄는말은어디에있느냐? 문득오뒤세우스의머리속에트로이아진영에서가장훌륭하다는말을 훔치는것도재미있겠다는생각이들었다 (유명한도둑이었던할아버지의피가 오뒤세우스의핏줄에도흐르고있었기때문일것이다.) 들론은다말해야살려줄것같아서오뒤세우스가묻는말에순순히대답했다. "헥토르장군은주무시는것이아니고지금원로들과회의중이십니다. 트로이아병사들은성안에있는가족들을염려해졸지않고잘지키고있습니다만. 연합군중에서도다른나라에서온병사들은가족이안전한곳에있기때문인지 파수보는데별로신경을쓰지않습니다. 새벽에기습공격여부는제가돌아가 그동안염탐한것을보고하는데달려있습니다. 그리고장군께서말을빼앗고싶은모양이신데트로이아진영에서 가장값지고혈통좋은말은오늘막도착해서연합군에합류한 트라키아왕레서스의막사에있습니다. 이막사는우리진영의동쪽끝에있습니다. 백조처럼하얗고덩치가크고바람같이빠른이두마리의말은, 신들에게나어울리는금은으로장식한레소스왕의전차를끕니다." 말을마치자마자돌론은다시눈물을흘리면서살려달라고빌었다. 그러나디오메데스는매정하게말했다. "우리손아귀에서빠져나가그리스진영을염탐하려고?" 디오메데스가칼을뽑아드는순간 들론의머리가어깨위에서땅바닥으로굴러떨어졌다. "죽어마땅하지.다음목표는트라키아왕의말이오." 오뒤세우스가말했다. 두사람은재빨리염탐꾼의시체를갈대와나뭇가지로덮고, 그의활과담비가죽모자는근처나뭇가지에다걸어두었다. 돌아올때길을찾는표적으로삼기위해서였다. 두사람은다시어둠속으로모습을감추었다. 이윽고두사람은레소스왕의막사에이르렀다. 병사들은파수도세우지않은채골아떨어져있었다. 레소스왕은한가운데놓인전차옆에서자고있고주위에는 열두경호병이잠들어있었다. 디오메데스는순식간에소리도없이레소스왕과열두경호병을죽였다. 오뒤세우스는시체를옆으로치우고말을몰아낼길을열었다. 아직싸움터에나가지못한말이라혹시시체를보고놀라소리를지를까 걱정스러웠기때문이었다. 두사람을가죽끈을자르고상아색전차로부터말을풀어내었다. 전차도훌륭하긴했지만그것까지가지고갈수는없었다. 날이희붐해지면서사람들이움직이는낌새가느껴졌기때문이었다. 하얀말잔등에훌쩍뛰어오른두장군은말을몰아트라키아의 죽은병사들과잠든병사들,반쯤잠에서깨어난병사들사이를지나 그리스진영으로달렸다. 그들은달려가는길에나뭇가지에걸어둔 돌론의담비가죽모자와무기까지도두루챙겼다. 두장군은수많은왕들과지휘관들부터환영을받았다. 두사람의그동안의경위를보고하자모두들함성을질렀다. 레소스왕이죽었으니트라키아군이귀국을서둘게될것은당연한일이었다. 따라서두사람은전투에지치지않은 수천트라키아운의합류를사전에막은셈이었다. 디오메데스는자기가타고온말에게꿀에버무린밀을먹였다. 오뒤세우스는돌론의피묻은모자와무기를자기배의고물에다내려놓다 아테나여신에게제물올릴준비를했다. 제사가끝나자두장군은바다로뛰어들어밤새설쳐대느라고 팔과목과다리에묻은피와땀을말끔하게씻었다. 바닷물에씻은다음에는노예들이데워놓은물에다시한번 몸을깨끗이닦아내고는음식과포도주를먹고마시며휴식을취했다. 이제서서히날이밝아오고있었다.
호메로스:일리아드(liad)★붉은소나기 *호메로스흉상 분명히날이샜는데도그리스진영의하늘은어둡기만했다. 제우스가하늘의검은구름이라는검은구름은모조리모아 그리스진영의하늘에다퍼놓았기때문이었다. 그리스진영보다조금더높은곳에있는 트로이아진영의하늘은화창했고햇살도강렬했다. 갑자기그리스진영을뒤덮고있는구름으로부터소나기가쏟아지기시작했다. 피처럼붉은비였다.그러나붉은비가불길한조짐이분명한데도불구하고 그리스진영의사기는전날보다훨씬높았다. 디오메데스와오뒤세우스가그리스군의사기를드높여놓은셈이었다. 아가멤논대왕은밝은얼굴로갑옷을차려있고나와,앞에는보병을배치하고 그뒤에는전차부대를배치하여보병을지원하게했다. 그리고전차부대뒤로는창부대와활부대,그리고투석기부대를배치했다. 이윽고트로이아군이위에서그리스군을덮쳐누르듯공격해내려왔다. 양진영의군대는격돌하면서낫으로수수를베듯그렇게적을베어나갔다. 오래지않아트로이아의용감한병사들의투구가 그리스병사들사이에서번쩍거리기시작했다. 그리스군이트로이아진영으로깊숙이들어가찌르고베기시작한것이었다. 머리위로는화살이쉭쉭소리를내면서비처럼쏟아져내렸다. 목동들이염소다리를한개구쟁이신인판의잠을깨우지않으려고 유난히조심하는시각,모두가졸음을느끼는정오가되었다. 아가멤논은결사대를이끌고무섭게밀고들어갔다. 그는이공격에서수많은적군의지휘관들을베었는데 헥토르의두아우도거기에섞여있었다.보병은보병을베고,전차병은전차병을찌르는무서운공격이었다. 그리스결사대가트로이아부대를치고들어가는광경은, 마치바람부는날불씨가숲에떨어져이나무저나무를 차례로태워나가는것과도같았다. 전차끄는말들은전차병을잃은다부서진전차를끌고 좌충우돌하면서앞을가로막는것들을짓밟고다녔다. 그리스군의결사적인공격에트로이아군은성문바로앞까지밀려났다. 트로이아군은거기에서헥토르의명에따라병사들을점검하고 허물어진대열을다시정비했다. 그리고잠시숨을돌리면서그리스군의다음공격에맞설준비를했다. 그러나그리스군의공격은성문앞까지이르지는못했다. 아가멤논이팔에창을맞았기때문이었다.상처에서피가쏟아졌다. 그는전차를타고검은선단이집결해있는본대로돌아가 치료를받지않으면안되었다. 이광경을내려다본헥토르는,사자를공격하는사냥개떼를향해 소리지르는사냥꾼처럼고함을지르면서선두에서부하들을몰고공격해내려왔다. 그리스군은물보라가치듯이뿔뿔이흩어졌다, 트로이아군은단숨에그리스군을검은선단있는곳까지밀어부칠기세였다. 그러나오뒤세우스와디오메데스가도중에서그들을막고닥치는대로 찌르고베고있어서그럴수가없었다. 두사람이던진창에트로이아지휘관이넷이나말에서떨어졌다. 그리스군은다시힘을얻고트로이아군을밀고나왔다. 헥토르가다시전열을정비하려는찰라,디오메데스가칼로그의투구를내리쳤다. 디오메데스의칼이헥토르의청동투구를뚫은것은아니었지만 헥토르는전차에서땅바닥으로떨어졌다. 부하들이방패로헥토르를감쌌다.헥토르는곧일어났다. 그의눈이다시번쩍거리기시작해따.그는다시자기전차에올랐다. 전차병이말의잔등에채찍질을했다. 헥토르의전차는그리스공격부대의왼쪽날개를겨냥하고나아갔다. 디오메데스는헥토르를공격하던바로그자리에서싸우고있었다. 그런데늘그렇듯이싸움터언저리에서만살살맴돌던파리스가 디오메데스를보고는활에다살을먹여그를향해쏘았다. 화살은디오메데스의발을꿰뚫고땅바닥에꽂혔다. 디오메데스가화살을뽑아내는순간오뒤세우스가 그큰방패로디오메데스를가려주었다. 디오메데스는전차에실려검은선단이있는해변의본진으로후송되었다. 싸움터한복판에서싸우는그리스장군은오뒤세우스뿐이었다. 트로이아군은사방에서그를협공했다. 오뒤세우스는한곳에우뚝서서,궁지에몰린멧돼지가 사냥개를뿌리쳐내듯이그렇게트로이아군의칼날을막아내었다. SirJamesThornhill,ThetisAcceptingtheShieldofAchillesfromVulcan
그러나한트로이아군의창날이그의가슴가리개를뚫고는 갈비뼈사이에박혔다. 오뒤세우스는도망치는그창병을돌아다보고서들고있던창을던졌다. 창은그창병의양어깨한가운데꽂혔고창병은그자리에서숨졌다. 오뒤세우스는그때까지도옆구리에꽂힌채덜렁거리던창을 뽑아내고나서,있는힘을다해세차례나고함을질러 그리스전우들에게도움을요청해야했다. 아이아스와메넬라오스가그소리를듣고서 트로이아군을헤치고그의옆으로다가섰다. 메넬라오스가전차에다그를싣고싸움터를빠져나갈동안 큰방패를든아이아스가오뒤세우스의자리를채웠다. 그때헥토르가그리스군의왼쪽날개에서되돌아나왔다. 그의주위에서함성이일었다.파리스가또하나의화살을날렸다. 이번에는마카온이그화살에맞았다. 부상병을치료하던의사마카온의부상은예삿일이아니었다. 그는즉시전차에실려네스토르의막사로옮겨졌다. 목숨을잃지않은대부분의그리스장군들은부상을당하고싸움터를떠나있었다. 그런데트로이아군의창병들이다시몰려왔다. 이런일이벌어지고있을동안아킬레우스는,자기배의위로불쑥솟은 고물위에선채싸움의진행과정을살펴볼뿐꼼짝도하지않았다. 그러나마카온이부상당해네스토르의전차에실려갈때는달랐다. 그는친구인파트로클로스를불러마카온의상태가어떤지 살펴보고오라면서이렇게말했다. "마카온을잃는다면부상병치료는누가한단말인가?큰일이군." 파트로클로스가달려갔다. 마카온은네스토르의막사에서그의여종인헤카메데의보살핌을받고있었다. 헤카메데는마카온이원기를되찾을수있도록 포도주에다치즈를풀어먹이고있었고, 또하나의시중드는사람은화살을뽑아내고상처를치료하고있었다. 마침네스토르가젊은전사시절이야기를장황하게하고있었다. 마음같아서는뛰어들고싶었지만파트로클로스는 노장군의이야기를방해하지않으려고문지방에선채로애를태웠다. 노장군의이야기가끝나자파트로클로스는마카온의용태를물었다. 마카온자신이,죽지는않겠지만부상병을며칠동안돌보지못할것이라고대답했다. 파트로클로스가돌아서서나오려는데네스트로가그를불러세우고는 오랫동안기억에남을만한말을했다. "자네나라사령관아킬레우스에게가서전하게. 아직까지도화가덜풀려싸움터에나올수없다면다른장군에게 지휘를맡겨서라도뮈르미돈군사들을내보내라고말일세. 자네는아켈레우스와키가비슷하니까만일자네가그의갑옷을입고나서면 트로이아군은아킬레우스가나온줄알고혼비백산할것이네. 누가감히아킬레우스와대적하려고하겠는가." 파트로클로스는아킬레우스가있는곳으로내달았다. 그런데또한사람이그의걸음을지체하게했다. 지휘관중의하나인에우뤼폴로스였다. 에우뤼폴로스는장딴지에화살을맞고는절뚝거리며자기막사로돌아가고있었다. "창을내어깨에다걸고거기매달리게." 파트로클로스는이렇게말하고나서그를막사까지데려다주었다. 친구이기도한에우뤼폴로스가함께있어달라고애원하는바람에, 파트로클로스는단검으로화살촉을파내고상처를씻어준다음 통증을가라앉히는고약을붙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