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자유로운 자는…”

여우한마리가포도밭옆을지나게되었다…
흘낏포도밭을살펴보니…
탐스럽고먹음직스런포도열매가주렁주렁매달려있었다…
여우는실컷포도를먹고싶었지만…
포도밭주위에는촘촘한울타리가세워져있었다…
울타리의틈새를가늠해보니도저히들어갈수가없었다…
그리하여…여우는사흘동안아무것도먹지않고살을뺀다음… 포도밭으로들어가배가터지도록포도를먹었다… 하지만…나오는것이문제였다…
하는수없이…여우는다시사흘동안아무것도먹지않고… 몸의부피를줄인다음에야포도밭을빠져나올수있었다… 인생이란…결국빈손으로왔다가빈손으로가는것이다…
만족이란…영원히지속되지않는다…무덤속으로돌아갈때는… 살아있을때의…만족조차모두버리고가야하기때문이다… 한순간의만족을위해엿새동안굶는것은어리석은일이다…

한마리의까마귀가고기한점을물고하늘높이날아올랐다…
그러자수많은까마귀떼들이고깃덩어리를빼앗아먹기위해모여들었다…
까마귀떼는…고기를물고있는까마귀를뒤쫓아오며부리로마구쪼아댔다…
견디다못한까마귀는입에물고있던고깃덩어리를땅에떨어뜨리고말았다… 그러자…뒤쫓던까마귀떼가부리를세운채… 일제히…땅으로떨어진고기한점을향해날아갔다… 뒤쫓던까마귀들이모두땅으로내려가자… 결국고기를놓친까마귀는넓은하늘에혼자남게되었다…
까마귀는…고기조각을차지하기위해다투고있는까마귀떼를바라보며…
이렇게중얼거렸다… “휴,살았군!이제온하늘이내차지야!”

가장자유로운자는…아무것도갖지않는사람이다…
고기한점을차지하기위해…달려드는까마귀떼가될것인지… 아니면…홀로끝없는창공을날아다니는까마귀가될것인지는… 스스로판단할문제이다… 부모들은…이솝우화를읽어주며자식이현명한인간으로자라기를원한다…
그러나부모는…자식에게고기한점을버릴줄아는까마귀가아니라…
고기한점을차지하려달려드는까마귀떼가되어주기를원한다…
이런이율배반을어떻게설명할수있을것인가???… -이용범의’무소유의행복’중-

너무높이오르지않고…
낮은땅에…발딪고흙과한덩어리가되더라도…
나는…그것으로지극히만족한다…
내마음은…흙과모래속을…
유쾌하게뛰어노는것만으로도행복하다…
인간이…지상의생활에도취되어있을때는…
신선이된것이아닌가하고… 우쭐해지는수도있지만…
실상…인간은지상에서6척도떨어져있지못한다… -임어당’생활의발견’서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