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사람사이…장애인과비장애인…
그사이에는…건널수없는…
그깊이를…잴수도없는…
가름하기조차어려운…우울의강이있다…
손발이없는사람들에게…그들의손발이되어주는것…
소리를잃어버린사람들에게…그들의귀가되어주는것…
삶의희망과목적을…잃어버린사람들에게…새로운삶의소망을전해주는것…
마음의문이…굳게닫혀있는사람들…
도저히열릴것같지않은…저문을열고들어가야하는것…
어렵다…너무나도어렵다…
굳어버린…그들의…마음을움직인다는것이…
이곳에온지…이틀째되는날…
시간은…더운여름…오후의중심을지나가고있다…
중간에쉬지도못하고…종일서서일하느라…
나의몸은…그만…파김치가되어버렸다.
아무리날이더워도…나는더위를잘타지않는다…
여름에…땀을흘려본적이…내기억에는별로없다…
추위에는…몹시약한체질이지만…
이곳에와있는동안…날은어지러울정도로더웠고…
얼굴이발갛게달아오르고…현기증이났다…
결국…견디다못한…나의두다리와발은…
이제는…피부가벌겋게…퉁퉁부어오르기시작했다…
일하는동안…발이많이부어올라맨발로다녔다…거의신발을신지못했다…
지금까지나는…배가고파…밥을먹어본적이없다…
그리고나는…내가일을하고싶을때만…일을한다…
더군다나…남의밑에서…남이시키는일을해본적은거의없다…
허리를수그려…몸을쓰는일을해본적도…별로내기억에는없다…
시설에와서보고…그들과함께지내는동안…
내마음은…너무아프고…슬프다…
겁잡을수도없이…화가나기도하고…신경질이많이많이올라오고있다…
내평생…이곳을…내가살아가는동안에는잊지못할것같다…
.
.
.
장애인…그들을바라보는…
우리들의…시선과선입관은…이제는달라져야한다…
아무리…좋은마음으로다가가서…안아주려고해도…
그들은…우리들에게…선뜻가까이오려하지않았다…
.
.
.
그곳에가있는동안…나를유독힘들게했던사람…
"소리지르고싶다고…그래?그럼마음껏소리질러!
미치고싶다고…그래?그럼미쳐버려!
죽고싶다고…그래?그럼죽어버려!
단…이곳에…내가있는동안에는안돼!
내가떠나고없을때…미치고죽어!
내인생에있어…너로인하여…오점을남기고싶지않으니까!"
.
.
.
그렇게그렇게…소중한나의여름은지나가고있었다…
"이제…조금있으면…나는이곳을떠나…
너꼴보기싫어서…다시는…이곳에오지않는다…
내가있는동안…너는내게…고약한심통만을부렸지…
내별명이…뭔지아니…
일할때는독종…평상시에는별종이라고…
함께일하는사람들이…나에게붙여주더구나…
나도…무척이나지독하고고약한편인데…
너는…나보다한수더…고수였어…
지금까지…너에게오는모든사람들에게…다이렇게행동했었구나…
그런데…어떡한다니…나는그사람들하고달라…
너의마음도알아주지않고…너의비위도맞춰주지않았고…
너를…위로해주며…달래주기는커녕…
오히려…너의못된행동과…심통만을들쳐내혼내주고있으니말이다…
아프다고해서…
장애인이라고하여도…나에게는통하지않아…
버릇없고…예의없는사람을…나는좋아하지않아…
뒤틀리고형편없는…너의겉모습이야…
너로선…어쩔도리가없겠지만…
이렇게…형편없이…꼬일대로꼬여버린…
너의흉한…일그러진정신상태와마음은…만나고싶지않으니까…
귀한시간을쪼개어…먼길을달려왔어…
객기는아니었지만…
나나름대로는…의미있는시간을보내려고말이야…
그런데너는…아픈다는이유만으로…
장애인이라는것으로…나에게유세했어…
그래…그동안잘싸웠다…네가이겼어…
다시는…너를만나보고싶지않을테니까…
나는…너무좋은데…이렇게시원하게떠나게되어서…
.
.
.
너는참나쁘다…
지금까지…나는…너처럼지독하고…
냄새나고…흉한몰골을…한사람을본적이없었어…
너와함께…이곳에있는동안…
하루에도나는…화장실을…수십번을찾아야했어…
속이울렁거려서…비위가상해서…헛구역질을계속해야만했었지…
식사시간에도…마음이상해서…도저히밥을먹을수가없었어…
하루종일…쉬지않고일을해서…배가고팠지만…
도저히…음식을먹을수가없었어…
너무힘이들었고…종일서서있다시피해서…몸이많이피곤했어…
이제는…나의머리에서…자꾸지진이일어나려고하니까말이야…
.
.
.
사실은…이곳에…처음왔을때부터…
다팽개치고…도망쳐달아나고싶었어…
문을열고들어서는…그순간부터…나는숨이막혔어…
하지만…나자신에게다짐을했지…
내가이곳에서적응하지못하고…마음에들지않는다고…돌아서가버리면…
언제다시…세상속경험과…봉사를할수가있을련지…
머리로는…이해를하고…다안다고생각했지만…
마음속에서는…그들을거부하고있었다…
나와같지않는사람들…
여전히…그들에게다가서기가…결코쉽지않았었고…
노력을기울인만큼…봉사하며…배우고도우려왔지만…
결국에는…나자신에게…만족하지못했었고…
짧은시간속의…봉사자에게…
관계시설에서…많은것을기대하는것이…부담스러웠다…
무성의하게…인테리어에…정성을기울이지않은회색벽…
밝은빛이들지않는실내…어두운색의조명등등…
조금만…더신경을써서…칠을했어도…
좀더…따뜻하고…밝은활력를띠우는색…
맛있는색으로…벽과문에다칠했더라면…
암울한…환자들의마음과…
굳어져있는…우울한얼굴빛이…달라지지않았을까하는…
아쉬움과…안타까움이들었지…
환기시설도…엉망이었고말이야…
내가…그곳에가있는동안내내…
어지러웠어…답답했어…
나의머리가…멈춰버리는줄알았으니까말이야…
.
.
.
지독한너…
밥을먹여줄때도…너는입도크게벌리지않았어…
몸을씻어줄때도…너는다리도벌리지않았어…
꼼짝하지않고…내가어떻게하는지…
너는…나를무섭게…노려보고있었지…
그러했던네가…나는징그럽고…마음에들지않았지만…
꾹참고…너를위해…내게주어진시간을함께보냈어…
나를…나자신을…그순간에이겨야만했으니까…
그래도…그동안한다고하느라고…애쓴나자신을스스로위로한다…
비워내고…내려놓고…다나누어준다고했었는데…
그것도…아닌모양이다…
.
.
.
다찢어진…낡고닳은…청바지에다커피까지쏟아…
지저분한옷을입은…나에게…너는별명을선물해주었지…
"…거.지…거지야…미.안.해…"
.
.
.
"그래…나는거지야!그러는너는심술왕이다!
그러는…너는바보다…바.보…알겠니…
떠나려하는나를보고…서툴게뒤늦은화해를신청한다…
.
.
.
앞으로…그누구에게도…심술궂게행동하지말고…
얌전히처신하며…다소곳하게이야기하길바래…
너만불행하고…힘들고외롭고…아픈것이아니란다…
너보다…더아프고…더어려운…환경속에처해있는사람들도…
이세상에는…수없이많이있단다…
그렇다고…너처럼…막나가는행동을하고…
인생을살아가며…헛되이시간을보내지는않는단다…
.
.
.
건강하길바래…그리고고백하는데…
나는…지금까지생을살아오면서…남에게못된말을한적이없는데…
너에게…심한말을한것…다이해해라…
그러지않고서는…도저히…
네가…정신을차릴수없을것같아서…그랬으니까말이다…
고약한…나쁜선생을만났다고생각해라…
남에게사랑을받고싶고…네게시선을집중시키고싶다면…
타인이…어렵게먼저내미는손을…좋은열린마음으로받아들이는것…
쉽지는않겠지만…그도움을받아들여야하는것이…
네가…앞으로…이험한세상을살아나갈수있기때문이란다…"
.
.
.
"손발이없는사람들에게…그들의손발이되어주는것…
소리를잃어버린사람들에게…그들의귀가되어주는것…
삶의희망과목적을…잃어버린사람들에게…새로운삶의소망을전해주는것…
우리들에게…결코쉽지않지만…그누군가는해야만하는사명…
혼자서는…어렵고힘든일이지만…
우리가…서로의힘을더하면…얼마든지가능한일입니다.
우선가까이있는…불우한사람들에게…
먼저인사하며…다가가…당신의손을내밀어보시겠어요?"
.
.
.
"그렇게…나의여름은지나가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