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조시한구절과…나의선생님…
대만유학시절초기…
버스에오르기만하면…늘상습관처럼…간판을읽었지요.
글자와글자사이의…모습을구분하기시작한…어린아이처럼…
간판을…보기만하면…모조리읽으려들었지요.
말을배우는…초보적단계에서는…누구나그러기마련이지요.
읽을줄안다는게…얼마나…신나고즐거운일이었던지…
그날도무심코…차장밖으로스쳐지나가는…간판을읽고있었지요.
대형빌보드에그려진…영화의주인공얼굴.
그리고…큼직한글씨로쓰여진…却上心頭라는…제목이눈에들어오더군요.
却上心頭라?어디서들어봤는데…음…어…아니저건?
내심얼마나반가웠던지…
순간뇌리속에…또렷이떠오르는장면…
대학4학년…중국시가선독강의실…
"才下眉頭却上心頭"…여성의섬세한…감각이아니고선…
도저히…이런표현이…나올수없는겁니다..
미간과…마음속을오가는슬픔…찌푸렸던미간을펴자…
다시…그슬픔이…마음속으로부터밀려온다는건…
슬픔이…한도끝도없다는것이지요.
어쩌면…남자선생님이…저렇게섬세하고멋들어지게해설하실까?
종자기가…유백아의거문고소리를경청하듯…그렇게빠져들었지요.
그리고…수십년이지난지금도…그싯구를해설하시던…
그선생님의모습이…생생하고…선명하게다가오면서…
말씀또한…또랑또랑들려오는듯하군요.
그리고지금…이순간불현듯…그시절이그립군요.
오늘중국문학계의…말석에끼여…어쨋거나미미한존재나마…
사회적인간으로서…살아갈수있게해준분이…바로그선생님이십니다.
가끔친구들만나…대학시절을회상하면…늘이런말을합니다.
그선생님은…네게는…애인같은선생님이셨지…
네…애인같은선생님…그랬던것같습니다.
수업시간이면…언제나…빨려들어갔습니다.
지식의…성찬을요리하는…피리부는소년같은…
그선생님의…모습에말입니다…
선생의입장에서…이런팬이있다는거…참으로신명나는일아니겠어요?
하하하…그런데말입니다.
어느날…갑자기…이열성팬의모습이…
강의실에서…종적을감추었다고…생각해보십시오.
물론…고의는아니었지만…
결석을하고…그다음…시간에나타났을때…
다른학우들한테는…대단히…미안한일이지만…
너무나허전하여…수업하시고싶은맘이없으셨다고…고백하시더군요.
저도그심정…선생되어보니…알겠더군요.
아무튼…그선생님과의인연은…이렇게시작되었지요.
그후…선생님은…
제가…인간관계에서…맘붙일곳없어방황할때도…
학림에서…방향잃고…헤매일때도…
제가…사랑의열병을…앓고있을때도…
언제나…등대처럼…묵묵히길을비쳐주셨고…
또길가는…제모습지켜보시면서…제결정믿어주셨지요.
치기어린맘으로…
증오심을불태울때도…
또설익은자만감에빠졌을때도…
참인간이되는길이무엇인지…
때론침묵으로…
때론일침견혈의한마디로…
할방같은…깨달음을…주셨던분이시지요.
가끔…삶의중압감으로…
침몰하려는…배와같은…위기감에빠져들때…
그리고…마냥…중력에맡긴채…
가라앉는대로…내버려두고싶을때…
그선생님이…참으로…그리워지더군요.
一種相思兩地愁
此情無計可消除
才下眉頭却上心頭…
똑같은그리움으로…두곳으로갈라져…슬퍼하고있어요.
이슬픔…어이하면…없애버릴수있을까?
방금…미간아래로내려갔나했더니…다시금마음위로올라오네요.
마음의슬픔은…미간의…찡그림으로나타나지요.
찡그렸던미간…억지로라도펴고…시름을잊어보려하지만…
맘속시름을…달랠길없기에…
다시금…미간으로올라가서는…찡그림으로나타납니다.
결국시름은…맘과미간을…왕복선회하면서…떠나질않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