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댁의 아파트 관리비 새고 있진 않나요?”

서울한강변아파트가안개에휩싸여있다.우리국민절반이상이아파트에산다.
‘아파트1000만호(戶),거주자3000만명’시대가몇년남지않았다.
하지만…연간12조원이넘는…아파트관리비회계는…
고장난…감사시스템때문에…짙은안갯속,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사진은기사내용과관계없음./성형주기자

아파트관리비리취재팀:이명진차장.채성진.권승준.오유교.김정환

[댁의아파트관리비새고있진않나요?]

아파트監査,통장입출금만보는수준…외부에맡겨도엉터리많아

입력:2013.05.1403:01수정:2013.05.1405:18

[서울아파트56%는3년간외부회계감사한번도안받아]

내부서하는건’무늬만감사’-대부분회계지식없는문외한
횡령사실있어도눈뜨고당해…일부"좋은게좋다"며눈감아

일부부도덕한회계법인도문제-입주자대표·관리소장에찍혀
아파트회계일감끊길까봐…보내온자료그대로도장’쾅’

#1.1000가구가넘는인천C아파트에2011년7월경리직원A씨가채용됐다.

A씨는일을시작한지3주만에공금에손을댔다.

이사가는주민이20일치관리비를미리정산해맡긴41만1860원이었다.

이사철인9월이되자9가구가맡긴423만6900원이A씨호주머니로들어갔다.

A씨는아파트회계프로그램엔’결손처리(돈을받을수없다는뜻)’로입력했다.

이런돈말고도관리사무소통장에는

이사간주민들이착각해서더낸관리비가있었다.

관리비자동이체를해지하지않아들어온돈이다.

A씨는70여가구에1507만7620원을돌려준것처럼

회계프로그램에기록했지만,실상은착복했다.

C아파트관리사무소장은매달관리비결산서류를들여다봤지만

A씨의횡령사실을적발하지못했다.

동대표가운데서뽑는아파트감사(監事)는기초회계지식이없었다.

A씨가취직한지8개월만인작년3월외부회계법인이

아파트회계프로그램과장부를맞춰보자

A씨가2672만원을횡령한사실이드러났다.

#2.올초서울B아파트주민들은외부회계감사(監査)를받기로했다.

입주자대표와관리소장은갖가지이유를대미뤘다.

하지만주민들이들고일어나감사를이끌어냈다.

2년치회계자료를분석하는조건으로회계법인에70만원을주기로했다.

주민들은감사첫날아파트에온회계법인직원에게

"작은문제도지나치지말고제대로감사해달라"며자체조사한내용을건넸다.

그런데직원의반응은뜻밖이었다.

곤란한표정을짓더니"복잡한일에휘말리기싫다"며자리를떴다.

주민들의외부감사시도는이걸로끝났다.

‘고장난감사시스템’도아파트관리비비리를부채질하고있다.

아파트주민중선출하는감사는일부비리입주자대표와결탁해눈을감는다.

설혹비리를고발하고바른소리를해도’왕따’가되기일쑤다.

회계관련지식이없는감사는한마디로’봐도모른다’.

관리비통장입출금만맞춰보는형식적인감사를할수밖에없어

‘관리비횡령’이일어나더라도눈뜨고당할수밖에없는구조다.

감사원이서울시1258개단지를표본조사한결과

매년외부회계감사를받은곳은70개단지(5.6%)에불과했고,

709개단지(56.3%)는최근3년간한차례도받지않은것으로나타났다.

비용부담때문이다.

그러나주민들이비용부담을감수하면서

회계법인에맡겨도큰소득이없는경우가적지않다.

아파트의최고권력자인입주자대표눈치를보느라

엉터리감사보고서를만들어내는회계법인도있기때문이다.

회계사업계에선이런보고서를’붕어빵감사보고서’라고부른다.

서울강북의한아파트에선재작년처음으로외부회계감사를받았다.

입주자회의가의결했다.비용은40만원이들었다.

아파트회계감사를하려면서류분석등에만2~3일은걸린다.

통상회계법인직원이2명정도나와서직접영수증등을뒤져보고보고서를작성한다.

감사보고서에는공인회계사가도장을찍어야한다.

’40만원짜리감사보고서’작성과정에선이런과정이상당부분생략됐다.

수박겉핥기식감사였던것이다.

이렇게작성된보고서는입주자대표와관리소장의

‘면죄부(免罪符)’로활용됐다고일부주민은말했다.

한주민은"회계법인이’적정’의견을낸감사보고서에

이의를제기하기는어려웠다"고말했다.

권용찬회계사는"일부부도덕한회계법인은

아예관리사무소가이메일로보내준회계자료를통째로붙여서

감사보고서를만들어내기도한다"며"

같은회계사로서부끄러울때가있다"고말했다.

‘붕어빵감사보고서’를만들어내는회계법인에도’이유’는있다.

다음에도일감을따내려면입주자대표나관리사무소의신경을거슬러선안되기때문이다.

한회계법인관계자는"감사보고서에모든것을다기록할수있는것은아니다"고말했다.

곧이곧대로관리비비리문제를감사보고서에서지적했다가

‘블랙리스트’에올라곤욕을치른회계사도있었다.

몇년전경기도일산의한아파트를감사하면서

하자보수금14억원이부당하게쓰인사실을지적했던회계사K씨는

"관리소장이주변관리소장들이나협회에음해하는바람에

한동안아파트회계감사일감이뚝끊겼다"고말했다.

"관리비’부실監査’고치려면…3만원이상지출은카드결제의무화해手記영수증없애야!"

입력:2013.05.1403:02|수정:2013.05.1405:18

엉터리감사한회계법인엔형사책임등제재강화해야

아파트의고장난회계감사시스템은어떻게고쳐야할까.

전문가들은"최우선으로는좋은게좋은것이라며대충대충하는자체감사를

영수증한장까지꼼꼼히확인하는실질적인감사로바꾸고,

외부회계감사를정기적으로받는

이중(二重)감시시스템을구축해야한다"고말하고있다.

또3만원이상지출은현금대신카드결제를의무화하는등

손으로쓴수기(手記)영수증은퇴출해야한다고말했다.

수기영수증은객관적검증이어렵다.

얼마든지조작가능하기때문에’회계부정’이발붙일근거가된다는것이다.

회계자료를수정하거나폐기한경리직원등

관리사무소관계자에대한제재규정강화도숙제다.

주택법은아파트회계관련서류를관리사무소가최소5년간보관해야하고,

주민들이열람이나복사를요구하면공개하도록규정하고있다.

하지만이규정을어기더라도과태료수백만원을물면그만이다.

불법을저지른사람들에게자격정지나취업제한등

강력한제재가뒤따라야한다는것이다.

외부회계감사는일정기간을정해의무화하는방안등이거론되고있다.

일정규모이상아파트단지에선입주자대표회의임기(2년)중

한번은외부회계감사를받도록해야한다는것이다.

현행주택법시행령은내부감사를하라고만규정하고있다.

외부회계감사를의무화하려면고의로엉터리회계감사를하는

회계법인들에대해형사책임을묻는등

제재도강화해야한다고전문가들은지적한다.

한국공인회계사회관계자는"아파트감사보고서에대한

사후감리제도가없어관리감독이소홀한점을인정한다"고말했다.

[댁의아파트관리비새고있진않나요?]

‘관리사무소비리의혹조사해달라’민원넣었더니…

국토부"구청소관"구청은"관리사무소와상의하세요"

입력:2013.05.1403:02수정:2013.05.1405:19

국토부·지자체서로업무미뤄…어떤공무원"인터넷찾아보라"
민원인’뺑뺑이’돌다지쳐포기

"관리사무소비리의혹이있으니감사해달라고민원을넣었는데,

관리사무소와먼저상의하라는게말이됩니까."

서울여의도에사는조모씨는지난2월국토교통부에민원을제기했다.

아파트관리비가너무비싸고공사뒷돈이오가는것같으니

관리사무소와입주자대표기구등을감사해달라는내용이었다.

하지만국토부는"감사는지방자치단체소관"이라며

영등포구청에조씨의민원을넘겼다.

조씨는구청직원의답변을듣고기가막혔다.

"관리사무소와먼저상의하세요."

경남창원D아파트에사는최모(62)씨도

국토부에8번민원전화를걸었지만아무답도받지못했다.

최씨는지난달아파트장기수선충당금이새나가고있다는의심이들어

관리사무소에회계장부를보자고했다.관리사무소는거절했다.

최씨는국토부에"관리소에서아파트회계장부를보여주지않는데

어떻게하면볼수있느냐"고물었다.

공무원은"관할구청에물어보라"고답했다.

속이탄최씨는재차"준칙내용을좀알려달라"고했지만

이번엔"인터넷에서찾아보시라"는답변이되돌아왔다.

최씨는"결국구청에다시민원을넣었다"고말했다.

이같은현상이발생하는이유는

기본적으로국토부와지자체등의무책임때문이다.

국토부공무원들사이에선’아파트관리’업무는기피대상이다.

업무의상당부분이지자체로이관돼있다지만,

국토부직원3명이전국860여만가구아파트관리업무를담당한다.

국토부는주택법령해석과제도연구·개선을

주요업무로하면서도감사권한은없다.

감사권한은지방자치단체가갖고있다.

그러나군청(기초단체)은도청(광역단체)에미루고

도청은시청에미루는일이다반사다.

중앙대곽도교수는"민선단체장들은정치적이해관계때문에

아파트분쟁에개입하길꺼리는경향이있다"며

"비리감사책임소재를법으로명확히할필요가있다"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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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시작은미약하였으나!네나중은심히창대하리라!(욥8:7)

빛의열매는!모든착함과!의로움과!진실함에있느니라!(엡5:9)

"댁의아파트관리비새고있진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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