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부자들은 왜 존경받지 못하는가.
이병철,정주영.조중훈이세사람은한국경제의압축성장시기를대표하는입지전적인
인물들이다.
작은가게에서창업,지금은2세와일부3세들이힘겹게수성(守城)하고있는삼성,현대,
한진이라는재벌을탄생시킨장본인들이다.
이미고인이된이세사람은우리사회에서유명한사람들이긴해도존경받는인물들은아니다.
가장큰이유는그들의축재과정이몹씨탁(濁)했기때문이다.
개발독재라는시대적환경도중요한요인이긴하지만거기에더해
정경유착(政經癒着)에의한정치적후원과특혜,
뇌물로얻어진이권(利權)의부당한확보,
연줄(지연,학연,혈연등)을통한정보의사전인지와그독점등정당하지못하고비도덕적인
수단을통해막대한돈을벌었기때문이다.
그들의이러한파행적행태는한사회공동체가반드시가지고있어야하는’기회의평등’을
파괴했으며그것은그대로’과정과결과’의당연한불평등에대해승복하지않는부정적사회심리를
낳게했다.
더심각한폐해는이런사회심리가반자본주의심성으로발전한점이며이는이기적인
악덕상인(惡德商人)들이뿌려놓은사악한씨앗의결과이기도하다.
아직까지도우리사회는’기회의평등’을온전히이루지못하고있다.
그때에만들어진’나쁜관행’은지뢰처럼여기저기에묻혀있어수많은사람들을다치게하고있으며
우리사회가발전하는데큰걸림돌이되고있다.

재벌가의애기들은제대로걷기도전에엄청난부동산의소유주가된다.
재산의세습에서가진자들은그렇게집요하고치밀하며치사하다.
‘내것’은끝까지내것이고자녀손들에게는물려줘도사회에는단한푼도환원하지않는다.
그런행태를학문적으로는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로분류한다.
인간적품위가없는사람이큰돈을손에쥐면반드시나타나는부정적인현상이다.
한국의부자들이존경받지못하는원인중하나가바로그점이며,
다른측면에서는’noblesseoblige’가없기때문이다.
더가진자,더신분이높은자가사회적으로부담하는도덕적인의무가그것인데한국의부자들은
그런고귀한개념자체가없다.
부(富)를세습하는과정에서저지르는온갖부정한방법은전문가를동원하기때문에적발은
물론,기소하기도어렵다.
부의독점,
그리고’드러내놓고하는사치스러운생활’은수많은사람들에게가슴아픈상대적박탈감을
가지게했으며한사회공동체의균형을깨는독(毒)이된다.
그끝이없는탐욕은첨단의전자기기를생산,세계적인쉐어(share)를가지고있으면서도
다른한편으론김치장사까지한다.
덜가진자가더가진자에대해도덕적으로승복하지못하면그반감은언제나혁명을부르는
단초가된게역사의기록이며교훈이다.

얼마전삼성의이건희회장은자기돈과회사돈을합해8.000억원을내놨다.
왜그랬을까,
자기와주변이아무런하자도없이깨끗한데도그랬을까.
경영권승계과정에서의잡음은두고보면알게될것이다.
지금그8.000억원에대해고맙게생각하는국민이몇이나될까.
부를세습하는과정에서모든가진자들의아킬레스건은엄청난상속세다.
이는부의재분배와불로소득을막기위한최소한의장치이기도하다.
때문에불법적인부의이전(移轉)은사회적으로중대한범죄행위에해당된다.
그건’기회의평등’을다시깨는일이기때문이다.
가진자들이재벌이라는소리를들을정도로물려받은돈은많이가졌지만그천박한의식구조는
구멍가게주인보다못하다.
도무지가진자의덕목(德目)이보이지않는다.
그런,냄새나는장사꾼이존경받지못하는것은지극히당연한일이다.

뇌물은,
받는자가있으니주는것이고주는자가있으니받는자가있는,동전의앞뒤와같은것이다.
요상한것은,크게먹으면’정치자금’이되어면죄부가주어지고시시하게먹으면걸려드는
풍조다.
인허가(認許可)와규제의줄을쥔공직자는악덕상인의제일차적인표적이된다.
10을주고1000을얻을수있는데누가그걸마다하겠는가.
뇌물과부패의역사는피라밋보다도더오래된인류의악습이다.
선,후진국은그질과양에서차이가날뿐이다.
한국의재벌중이부패의사슬에서자유로운케이스는구조적으로있을수없다.
지금의집권좌파도선거비용은필요한것이고제돈이없으니어디에손을내밀겠는가.
삼척동자도다아는일이다.
부패는그부패의덕을보는사람들까지도혐오하는인간의악덕이다.
그것은하나의국가를,사회공동체를겉은멀쩡해도그속은흰개미가다파먹은썪은기둥이
되게한다.
아주작은충격에도붕괴되는것인데그게바로우리가겪은IMF사태다.
외국의투기자본이썰물처럼빠져나간자리를자기것으러메꿀수가없어당한수모였다.
더심각한문제는구제금융을받은기업들의도덕적해이다.
1997년IMF외환위기이후,
부실기업과금융기관에투입된공적자금-국민의혈세는전부168조2000억원이었다.
이중지금까지회수된것이76조1000억원으로45.3%에그치고있다.
절반이안되고있는것이다.
미회수공적자금-국민의혈세는92조원,
이돈은모두어디로간것일까.
사후관리(금융감독과그전문성)를할줄모르는우리의수준이그대로나타난수치들이다.

성실하게사는(여기서성실하다는단어는깊은의미가있다.)보통사람이
‘상대적박탈감’을느끼거나최선을다하고도응분의대우를받지못하는’쇠외감’을가진다면
그런사회는겉은화려해도속은병들어있는사회다.
왜냐하면하나의사회공동체를형성하는핵심은언제나다수의보통사람들이기때문이다.
‘상대적박탈감’은,
부의편재에대해승복하지않는심리다.
더두려운것은이런상대적박탈감과소외심리는반자본주의정서로발전할소지가크다는
점이다.
그건이데올로기,즉체제의존재양식에걸리는중대사안이된다.
뇌물-부패가무서운이유가그것이다.
자기의탐욕과이익을챙기고그것을독점,세습하기위해저지르는온갖부정과부패가
우리모두에게어떤해악을끼치는지가분명하게드러나는대목이다.

진정한의미에서이땅에’검찰’이있었던가.
검찰이살아있는데어떻게그많은악덕상인들의전횡이오래도록자행될수있었을까.
어떻게그많은부정과부패가그토록오랫동안철퇴를맞지않았을까.
지금이야물론많이달라졌겠지만,
과거검찰은’권력의시녀’라는지탄을면하기어려울정도로휘청거린게사실이다.
검찰의기능은그공소권(公訴權)에있다.
검사가형사사건에대해법원에공소를제기할수있는권리가그것이다.
이를굳이기소(起訴)라고하지않고공소라고부르는것은반사회적형사범에대해국민과함께
기소한다는법정신이저변에있기때문이다.
따라서공소권을행사하는검사는하나의개인이아니라시민일반을대표하는대표성이짙다.
대쪽같은검사에게힘을실어줘야하는이유가그러하다.
검찰의부패는정의(正義)를허무는도덕적범죄이며천민자본주의의사악한장사꾼보다
그죄질(罪質)이더나쁠수있다.
공소유지를위해방대한물증과방증을수집,칼끝같은논고를준비하는검사의노고는그래서
우리사회의살아있는파수꾼이다.
여기에비해넓은의미에서같은법조인이지만수임료(돈)를위해악덕상인들의악을
덮는일에골몰하는일부변호사들은곡식을파먹고썪게하는벌레만도못한존재들이다.

한국은영국과함께반기업정서가아주높은나라다.
성공한사람의성공을인정하기어려운사회는갈등이끊이지않는다.
성공의기준과수단에대한시비도그칠날이없다.
불인정,불만,분노는평등이훼손된자리에서자라나는억새풀이다.
그게커지면곡식이제대로자라기가어렵다.
우리가함께경계해야할파국이바로그런것이다.
가진자가존경받지못하는사회는’정당성’이결여된불구의사회다.
자원의분배가부패라는악한사슬때문에일부악한무리에게편중된지금의구조적형편은
당분간은고쳐질기미가보이지않는다.
정말두려운일이아닐수없다.
이세상에서더가진자와덜가진자의불평등한대결구도보다더무서운것은없기때문이다.

이첨예하고위험한대치를해소하는일이정치-정책의몫이다.
부의재분배는기업의기부금으로해결되는사안이될수없다.
세원(稅源)의발굴과합리적인세수(稅收)정책,그것을실행할수있는법적뒷받침이있어야
한다.
이과정에서가장필요한것이그렇게하려는’의지’와’전문성’이다.
아마추어리즘의한계도거기에있다.
광복이후지금까지결코잡히지않는암시장이하나있는데그게무자료로유통되는주류도매다.
그렇게큰술시장이아직도철퇴를맞지않고건재한것을보면세무행정의한계가분명해진다.
그건법의미비일까,아니면의지의부족일까.
뜻밖에도근본적인해답은이질문안에들어있을터이다.

인간이인간답게살기좋은사회는정당한부가존경받는사회다.
선망이라는동력은그어떤것보다더큰다이나믹한힘이다.
그엔진만제대로가동할수있다면경제발전은보증된것이나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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