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외쳐대는욕지거리와기물을부수는소리에아파트공간은삽시간에경악과불안으로
얼어붙었다.
-소장새끼나와.
-아파트00년들아모두나와.
30대중반의남자가경비원들을몰아세우며계속소리소리지르고한편으로경비실의기물을
부수고있다.
신고를받은경찰차가도착한것이약15분후,
경찰관두명이왔지만한사람은오불관의태도,한사람이제지해보지만남자의행패는수그러들지
않는다.그러기를20여분,
그동안의[광경]은오늘날이나라의[공권력]이어느정도로무력화됐는지를보여주기에
충분한것이었다.
30대중반의그남자는분명한[현행범]이다.
그런데경찰의대응은거두절미하고정리하면,
[제발순찰차에타주시기바랍니다]수준이었다.
그러니피의자는더길길이날뛸수밖에.
현행범의공무집행방해는,
영화에서본대로라면본네트위에엎어놓고손을뒤로해서수갑을채운후경찰차뒷좌석에
밀어넣는것이정석이다.
우리경찰은그렇지못했다.
그들에게서사법경찰관의권위와정당하게행사되는공권력은흔적조차보이지않았다.
참으로민망할정도엿다.
사건의전말은,
이른새벽그행패를부리는남자의승용차앞면에누군가가우유를부어놨다는것이다.
(여기에는분명그런일이생길수밖에없는원인이있었을것이고책임의상당부분은
본인이져야한다.)
그럼에도자기성질을이기지못해함께살고있는아파트주민을향해뱉어낸욕지거리와
폭력은어떤이유로도정당화될수없는행패다.
왜그런개인의이기적이고자기중심적인명백한행패가공권력에의해압도적으로
제압되지못하는가.
답은하나.
공권력이무력화됐기때문이다.
그것이사법경찰관의무능으로표면화한것뿐이다.
경찰의무능은,
우선[순사]의이미지때문이다.
식민지하의일본순사는검은제복에은빛칼집의긴칼을차고다녔다.
애들이칭얼거리면엄마들은예외없이[울면순사가잡아간다.]였고그것은특효약이었다.
순사를겪어보지못한세대에도선대로부터회자돼온이미지는뇌리에전달돼있는것이다.
순사는점령자의폭력을상징하는배타적이미지다.
다음이,
경찰은오랫동안권력의시녀이자하수인이었다.
(여기에는검찰도예외이기어렵고이는역사가바로기록할것이다.)
즉,시민의안녕을지키는공권력으로서의이미지보다는부당하게권력을잡은세력들의
협조자로서부정적이미지가더강한것이다.
또하나는,
경찰스스로의내부적인문제로[자부심]의결여다.
따라서자기직업에대한전문성이부족하고열악한근무조건과대우는우수인력을확보할수
없는한계를가지게마련이다.
경찰일반의업무집행과정을잘관찰해보면전문성과효율에서우수기업의절반에도미치지
못한다.
거기에더해상명하복의경직된조직은발전의소지가전혀없다.
또하나빼놓을수없는이유는,
경찰의부패다.
거의대부분의시민은,일단경찰에게걸리면자기의잘못보다는[재수없이걸렸다]고생각하고
다음은흥정을생각한다.
돈이통하는것을경험한이상[처벌]을감수할시민은없다.
돈을주는쪽이훨씬싸기때문이다.
경찰이연루된범죄는권력형에서부터파렴치범까지실로다양하며그런사실들을꿰뚫고있는
시민들이경찰을우습게보는것은당연하다.
조곰다른얘기지만,
경찰이그업무집행을정당하게행사했을때에도[인권]문제가걸리면들고일어나는
시민단체때문에주눅이들수밖에없고,시끄러우니까자연적당히넘어가려는,수세에몰리는
현상도있게마련이다.
무기없이흉악범을검거하려다순직한가슴아픈케이스는결코경찰만의잘못은아니다.
그것은공권력에대한우리사회의[잘못된정서]가만들어낸비극적사건이다.
이제우리가냉정하고지혜롭게생각해야할문제는,
경찰의무능과[공권력]을나누어서정리해보는것이다.
국가의공권력은,
모든위해요소로부터[국민의안녕과질서]를지키는국가적폭력이다.
그것이사사롭게쓰이지않고시민을위해제도적으로사용되기때문에공권력이되는것이다.
때문에어떤경우에도공권력자체는추상같은서슬이살아있어야하고그집행에는어떤것도
대항할수없는힘이실려있어야한다.
그럴때만이시민이자유롭게자기생활에전념할수있는것이다.
빠리의지하철역,
오래기다려도전동차가오지않는다.
옆사람에게이유를물으니,
[철로의어떤위험때문에경찰이전동차의운행을잠시정지시키고있다]는것이다.
그표정과말투에는전혀짜증이없고,경찰에대한신뢰와그들의결정에승복한다는
분명한민주시민의태도가엿보였다.
고속도로를달리던버스가갑자기정차하고,
문이열리면서카키색의경찰복에기관단총을휴대한이탈리아경찰이올라온다.
검은제복을입은일반경찰에비해이들은조직폭력등(마피아)강력범죄를전담하는
특수경찰이라고했다.
그경찰관을대하는운전사의태도는경직되어보일정도로협조적이고두려워하는빛이
역역했다.
이스라엘의보안경찰,
20세전후여성요원의섬섬옥수는튜브로된치약의위에서아래까지를꼼꼼히눌러보는
칼날이다.
사람을응시하는눈빛은그들이얼마나가혹한훈련을받았는가를말해준다.
이스라엘에서경찰은글자그대로사선에서있는전사같은존재들이다.
카이로의교통경찰,
차라리허수아비를세워두는것이더낫지않을까.
그누구도경찰에겐눈길도주지않은채모든법규를위반하며제멋대로통행한다.
카이로의교통질서는무엇이후진국현상인지를가장극적으로보여주는장면이다.
국가의공권력은모든이해관계를떠나가장힘이없는약자-시민까지도조건없이지켜주는
조직화된힘이다.
그리고그힘의구체적인집행이사법경찰관의역할이다.
때문에경찰이무능하면그어떤시민도안전과안락을보장받을수없다.
개인,가족,생업,그리고공동체의안전을위해단연코경찰을일으켜세워야한다.
사기를북돋우고처우를개선,우수한인재가모이게해야하고,자기일에자부심을가지도록
격려해야한다.
경찰이약해지면그만큼사악한힘들이폭력으로시민을괴롭히고급기야는법은멀고
주먹이가까운세상이되는것이다.
누가그런세상을바라겠는가.
지금의경찰대학하나로는우수인력공급에한계가있다.
경찰스스로의피나는노력이따라야한다.
상징적인사례하나를들어보자.
거의모든일선경찰서의서장실은서장한사람을위한공간으로는그규모가너무크고,
사치스럽고,그만큼낭비되는면적이다.
반대로형사반에앉아보면그비좁은공간은사람을옥죄인다.
이권위주의적인구도를깰수있을때경찰은거듭날수있다.
그것은전적으로경찰스스로의결단과선택의문제다.
시민의격려와협조를구하는일은그다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