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라를 경영하는가.
일반적으로사람들은[국가경영]을말하면선출직인대통령을먼저생각하고그가임명하는내각의
장관들을떠올린다.
적어도겉으로보기에는그렇다.
그래서정권(政權)이라는말이있기도하다.
실제로모든정권은자기들의[정치적이념]을구현하려고하고그것이때로는나라의발전을가져
오기도하고때로는나라를파국으로몰아가는것도우리가겪어봐서아는일이다.
이러한정권은대통령과국회의원을선출하는국민투표에의해바뀌게된다.
국민들의의식수준이높은나라에서는정권교체가시의적절하게투표에의해이루어지지만우리처럼
민도가낮은국가에서는그게잘안된다.
현정권을비롯,지나간정권들의파행과부족함은국민의선택이잘못되었음을역사적으로증명하고
있다.

우리가유념해야하는것은,
그럼에도불구하고정권은바뀐다는사실이다.
특히단임5년제의대통령이그렇고그가임명하는각료(내각의구성원인장관)가그렇다.
여기에는국회도예외가아니다.
모든정당의소속국회의원역시(무소속도같다)4년임기후물러나야하고다시투표에의해국회가
구성되기때문이다.
국회의원의경우재선이상이가능한것이다를뿐이다.

그런데바뀌지않는거대조직이있다.
공무원(公務員-국가나지방공공단체의공무를맡아보는사람)이바로그들이다.
조곰이라도관청(官廳-법율로정해진국가적인사무를취급하는국가기관,행정관청)출입을해본
사람이라면실질적으로[대한민국]을[경영]하는사람이누군지알게된다.
그들은,
행정직7급공무원인주사보(主事補),
행정직6급공무원인주사(主事),
행정직5급공무원인사무관(事務官)들이다.
그들은일선실무자들이며모든국가적안건을처음에기안(起案)하는[국가경영]의뿌리에해당
된다.
행정에서실무자는대통령보다더실질적인권한과힘을가진다.
정말그들의힘은막강하다.
재벌기업의총수라해도담당사무관앞에서자세를낮춰야뒤탈없이살아남을수있다.
지명도가있는한일합작회사의일본인부사장이담당사무관앞에서땀을흘린다면믿기어렵겠지만
그게사실이다.
그들은대한민국의[힘]인것이다.
4급인부이사관이상1급의관리관까지의공무원은관료(官僚-같은관직에있는동료,정부의관리,
특히정치적인영향력을지닌고급관리)는될지언정실무에서는멀리떨어져있는[결재]하는사람들
이다.
8급의서기(書記)에서출발했다해도사무관을벗어나면이미실무와는무관한,정치에더민감한
[회전의자]에앉아있게된다.

역사적으로정치학자들이한결같이지적하는행정의병폐가관료주의(官僚主義-관료가국민의의지를
무시하고독선적,권위적,억압적태도를취하는주의)다.
공무원의거대한조직은나름대로의[자기속성]을가지고있는데그형편을한마디로요약하는단어가
동서고금을통해[철밥통]이다.
지금젊은이들에게공무원이인기있는직업이된것도그[철밥통]때문이다.
[신분보장과연금]이바로그것이다.
공무원의범죄가기소율,그리고선고되는형량에서일반인과차이가있는것도하나의은밀한혜택이다.
적당히일하고,서로봐주고,덮어주고,나누어먹는게공무원조직이다.
공무원에게좀과감한결정을요구하면거의가비슷한대답을한다.
[옷벗고연금날아간다]는것이다.
비용(세금)대효율(효과)에서공무원조직은일류기업의3분의1수준에채못미친다.
[무사안일:별일없이,편하고한가로움]이야말로공무원들의역사적인신조다.
물정모르는신참이뭔가해보겠다고의욕적으로일하면깨끗하게매장된다.
지적안받고,감사에만걸리지않으면되는것이다.
그래서공무원사회의정체성(停滯-사물의흐름이더나아가지못하고한곳에머물러막힘)은
대한민국이더발전하지못하는커다란요인이되고있다.

아시아에서공무원의청렴도1위는도시국가싱가폴이고,그뒤를일본이따르고있다.
우리나라공무원의[청렴도]는세계적으로,아시아에서도언제나하위권임은모두가아는대로다.
[뇌물]과[부정]으로대표되는공무원의부패-범죄는[규제(規制-어떤규칙을정하여제한함)]라는
먹이사슬에서시작된다.
그가장큰이유는각종규칙,규제에대한담당공무원의자의적(恣意:제멋대로의생각,방자스러움)
해석의폭이넓기때문이다.
입법부가정한법은어디까지나모법(母法)이다.
그것이국민의실생활에적용되기위해서는[시행령]과[시행세칙]이있어야한다.
문제의뿌리가바로여기에있다.
실천에서[세밀]하지못한세칙들은코에걸수도,귀에걸수도있는,공무원의자의성에의해그적용을
받는대상에게는아주큰이해관계가걸리는사안들이다.
총론(總論)에서강하고각론(各論)에서약한국민성은그렇게나타나고있다.
예를들어1억으로뇌물을주고규제를피해100억,1000억을챙길수있다면누가그것을마다하겠는가.
여기에는입법부인국회의비전문성과무능,지나친정치성향도크게한몫하고있다.

싱가폴공무원의사례를다시얘기해보자.
한국의건설업체하나가싱가폴의방조제공사를국게경쟁입찰을통해낙찰받았다.
문제가됐던부분이[공사시방서]에명기된돌의크기였다.
한국업자는늘해오던나쁜습관,관행대로보이는부분은시방서대로의크기로돌을쌓았지만
물속,그러니까보이지않는부분은값싼잡석을깔았다.
기성고조사를나온싱가폴공무원은큰가방을들고현장에나타났는데그속엔뜻밖에도잠수복세트가들어있었다.
잠수복을입고방조제바닥까지살피고올라온공무원은[시방서]와다른샘풀을가지고갔고,공사는
계약위반으로파기됐다.
한국업체가쫄땅망한것은두말할것도없다.

창이공항은천정이낮고이제는오래된건물이지만,
그기능면에서는언제나일급판정을받는다.
한번은우연히공항안의[소화전박스]가열려있어서그안을살펴볼수가있었다.(청소중이었다)
호수의상태가양호한것은말할것도없고노즐은반짝반짝빛이나게닦여있었다.
수도관과연결된발브들도전혀녹이슬지않았으며그소화전은언제라도100%가동할수있는대단히
양호한상태였다.
(나는회사사옥인초대형빌딩의관리책임자로일한경험이있기때문에한눈에시설상태를알아볼수
있다.)
방화시설자체는공항공단의관리아래있지만시설의[가동준비상태]는소방공무원의점검사항이다.
[소화전박스]의그놀라운유지상태는싱가폴공무원의수준을웅변으로말해주고있었다.
지금이라도아무건물이나들어가서우리의[소화전박스]를열어보라.
거기에[부패한대한민국]이널부러져있다.

나는가끔,
되지도않을꿈과환상을가져본다.
주사보,주사,사무관들이심기일전해서싱가폴공무원과같은수준에간다면어떤일이일어날것인가.
틀림없이[대한민국]은하루아침에싹달라진다.
진짜선진국이며일류국가가될수있다.
세대가바뀐만큼이제공무원들의자질도우수하다.
단지관료제도가가지는오래된’경직성’때문에그것이펼쳐지지못하고있을뿐이다.
특히사무관중에는뛰어난인재들이많다.
이제남은문제는누가이거대한사화산같은집단을깨워일으켜활화산이되게하는가에달렸다.
그막강한힘이제대로만가동된다면우리나라는정말확달라질수있다.
분명공무원조직도달라지고있다.
새사람들이수혈되기때문이며자각하는부분도클것이다.
세상이바뀌고있는데그들이라고달라지지말라는법도없다.
공무원조직의근간은단연코주사보,주사,사무관들이다.
그들의마음이변해야한다.
그들이나라를사랑하고헌신해야한다.
그들이전문성을높이고업무에효율적이어야한다.
그들이국민의앞장을서서향도가되어야한다.
그들이자발적으로심기일전할때,[대한민국]은다른나라가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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