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가(家).
정주영이쓴글에이런내용이있다.
청년정주영이쌀가게에취직했는데가장어려운일은쌀가마를자전거에싣고배달하는일
이었다.
그때의쌀가마는볏짚으로만든것이었고한가마의무게는80키로였다.
이무겁고큰쌀가마를자전거뒤에싣고끈으로단단히묶은다음배달을하게되는데한번은
진탕길에서자전거가미끄러져자전거와사람,쌀가마가한꺼번에넘어졌다.
정주영은그이후쌀가마를끈으로묶지않고배달을했으며덕분에자전거가미끄러져도
쌀가마만떨어지고사람은다치지않을수있었다.
다른얘기는,
현장막사에서지낼때빈대가너무많아잠을잘수가없었다.
정주영은빈대를피해평상에서자기로하고네개의대야에물을채운후평상의네발을
대야중간에위치하도록담궜다.
빈대가물을건널수없다는사실을알고있었기때문이다.
그러나빈대들은천정으로기어올라가정주영이누워있는위치로떨어지는방법으로공략,
두손을들었다는것이다.

이얘기들은그의척박한삶의궤적을보여주는것은물론오늘날현대라는재벌이가지는
기업정신과풍토를알수있는중요한단서가되기도한다.
라이벌기업인삼성의사옥(社屋)과현대의사옥은겉으로봐서는비슷한현대식건물이지만
그안은아주다르다.
한쪽이고급자재를사용한세련미가있다면한쪽은그대로판자집냄새가묻어난다.
삼성병원과아산병원의내부도비슷한차이를가지는데그건창업자들의인간성과성격,
수준을그대로드러내는차별성일것이다.

어느해겨울,
부산의유엔군묘지에사령관이오게됐다.
묘지를관리하던미군측은벌겋게드러난흙을잔디로덮고싶었다.
그러나겨울철에어디서잔디를구할수있겠는가.
이공사를따낸정주영은엄청난양의파랗게자란밭보리를뽑아다흙을덮었고미군측은
그것으로대만족이었다.
그기발한발상,무모함,돈을벌기위해서라면수단과방법을가리지않는저돌성은그렇게
현대라는세포조직의DNA가된것이다.
지난4월28일저녁,
현대차의정몽구회장이구속,수감됐다.
재벌총수의회전의자에서감옥의차고좁은독방으로의급전직하는본인은물론,
우리모두에게도커다란충격이아닐수없다.

그가받고있는대표적인혐의는,
1300억원대의횡령(비자금조성)
3000여억원의배임.
550억원의국민혈세의탕진.
경영권승계과정에서수천억원의손실을회사측에입힌것등이다.
앞으로수사과정에서더많고복잡한범죄사실이드러날것이다.
특히우리가주목하는혐의내용은,
그의아들정의선기아차사장이(주)위아및아주금속의채무550억원을떨어내는과정에서
국민의혈세(공적자금)를불법탕감받은부분이다.
그550억원은자기지갑에5만원가지고다니기도어려운민초들의혈세가아닌가.
죄(罪)의질(質)에서다른혐의내용과는전혀다른,악질적인것이다.
더구나그때(2002년)현대차구릅의매출액은55조원,순이익이2조7670억원이었으며
임직원의급여를8.9%나인상했었다.
그런그들이550억원에대해갚을돈이없다면서국민에게그부담을떠넘긴것이다.
철면피는바로이럴때쓰는말이다.
결코용서받아서는안되는죄목이다.

총수의구속으로까지번진이번사건의발단과과정을살펴보면현대차구릅의운영방식이
원시적이라는것이그대로드러난다.
우선이세계적인기업이일인독재체제였다는점이놀랍다.
2005년의경우사장급인사만여섯차례있었다고한다.
전문경영인의입지가있을수없는횡포인것이며자본과경영이전혀분리돼있지않은
구멍가게수준이다.
그게누구든자리가불안하면회사에대해애착을가질수없다.
검찰의수사가송곳처럼날카로웠던것은내부제보가없이는불가능한일이다.
정몽구회장의부덕(不德)한인품이엿보이는부분이다.
상속문제에민감한오너들의약점을잡은현대차노조가회사를어떻게흔들고있는지는
세상이다아는일이다.
또한가지빼놓을수없는전횡은,
부품을납품하는협력업체에군림하는나쁜자세다.
강자의입장을악용,해마다3-5%의납품단가인하를강요,막대한이익을챙긴사실은
상도의(商道義)측면에서받아들이기어려운처사가아닐수없다.

한국의자동차산업은국민총생산의10분의1을감당하는기간산업이며고용은전체의11%에
달하는154만명에이르고있다.
현대차구릅은이러한기간산업의80%를분담하는대기업이다.
지구촌시대의이런대기업경영이전문경영인의실력과재량이아니라단지오너에게
더아첨하는무리들에의해좌지우지됐다면규모는세계적일지몰라도그의식구조는
노점상수준이다.
편법과불법에대한’속삭임’을물리칠수있는인격이없었던것이며이미많이가진자가
더가지기위해그탐욕을자제할줄몰라결국은감옥의독방에들어앉게된것이다.
영국의경제지파이낸셜타임스는,
‘정회장은모든중요결정을직접내리고세심한부분까지신경쓰는마이크로경영자
(micro-manager)라고했으며현대차가2010년까지글로벌톱5가되겠다는꿈이위협받고
있다.’고보도했다.
한마디로’좁쌀’이라는얘기다.

이기회에대기업의’족벌체제’는분명한경고를받아야한다.
독단적인인사와상식을벗어나는인력관리,불투명하고지저분한재무구조는물론,
편법적인경영권상속에서벗어나야한다.
또벗어날수있도록검찰권이행사되어야하며법원의준엄한심판이따라야한다.
특히엄청난돈을벌면서도국민의혈세를탕진한죄는결코용서받아서는안된다.
민초들의그피나는세금은하늘이알고땅이안다.
또한가지지적돼야할것은,
검찰이밝힌대로현대차구릅이조성한총비자금1300억원가운데상당액이불법정치자금등의
명목으로사용됐다는부분이다.
가장오래된부패구조인’정경유착’은이제그고리를끊을때가됐다.
정치자금자체를없앨수는없다.
단지양성화하면된다.
우선시작부터해야한다.
야당에헌금하면탄압받고불이익을당하는원시성부터벗어나야한다.
그건집권세력의양식과의지에달린문제다.

그속성상이윤추구가최대목표인기업의’기업가정신’자체를매도해서는안된다.
그러나돈은벌되정당하게벌어야한다는원칙만은지켜나가야선진국이될수있다.
현대차구릅에대한검찰의수사는계속될것이며우리들은더많은’목불인견’을겪을지도
모른다.
지금겪고있는정주영가(家)의어려운수성(守城)은우리의기업들이어떤위치에서게될지를
가늠하는바로메타가될것이다.
한가지분명한것은다국적기업들의등장과국경의의미가약해지는글로벌이코노미시대에
기업들이가져야하는’자기정립’의문제이기도하다.
노점과구멍가게사이를왔다갔다할것인가,
아니면세계적인기업으로변신할것인가.
선택은그들스스로의것이다.

뉴욕증시의’다우존스’는1884년부터작성된지수로서우리에게도이미친숙하다.
지난120년동안이다우존스지수에지속적으로올라있는종목은단하나뿐인데그게바로
세계적으로존경받는기업GE(제너럴일렉트릭)다.
GE는끊임없는자기혁신,자기변신으로오늘의위치에서게된거대기업으로서그것은
그대로우리의타산지석이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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