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산업, 그 황금알.

관광산업을’굴뚝없는산업’이라고한다.
굴뚝은공장의상징이고공장은곧장치산업의실물이다.
장치산업은모든생산시설일체를의미하며그투자액은워낙규모가크기때문에주식시장을
통해자금을조달하게된다.
그러나대표적인예로,
관광객이빠리나로마시를찾아갈때어떤산업시설을보기위해가는것은아니다.
굴뚝을보러가는것이아니라그오래되고아름다운도시자체를관광하는것이목적이다.

정말관광산업은그래서굴뚝없는,별도투자없이막대한돈을챙길수있는황금알을낳는
거위이기도하다.
더구나지금은항공산업의발달로전에는생각도할수없던저렴한(?)한가격으로세계
어디든빠른시간에오갈수있는시대가됐다.
때문에관광산업은여러나라가국가차원에서지원하는기간산업이되고있으며관광상품의
개발과홍보를위해대통령까지화면에나서는시대이기도하다.
레져가일상화된지구촌시대,
이제우리도관광산업에대해관료적인구태를벗고발상을전환해야할중요한싯점에왔다.

여행업에몸담고있는분으로부터이런얘기를들었다.
얼마전관광에관심이많은프랑스인화가한분이서울에왔고,안내하는분과함께열흘정도
서울근교를둘러봤다고한다.
그프랑스인이선택한’서울과근교의관광지’는조금은의외의장소들이었다.
첫째가경기도고양시일산(一山)지역으로,
그어마어마한아파트군(群)이었다.
세계어디에도그렇게비슷하게생긴아파트들이그토록밀집된지역은없다는것이고,
그러면서도슬럼화하지않고오히려여유있는중산층이몰려사는현상은외국인의눈으로
봤을때하나의경이라는것이며충분히구경거리가된다는것이다.
두번째가황학동의벼룩시장,
벼룩시장이야세계어디에도있는것이지만황학동의벼룩시장은그풍경자체가지극히
한국적이라는지적이었고관광상품으로서의가치가충분하다는것이다.
세번째는새벽녘의’진관사’독경소리.
새벽에사찰옆을지나다스님의독경소리를들은그프랑스인화가는그자리에멈춰섰고
그신비스러운독경소리를끝까지들은후기어이사찰에들어가독경하던스님을만났다고
한다.
서양인들이동양에서찾으려는신비가거기있었던것이다.
그프랑스인에게그건정말놀라운체험이었다.
네번째가북한산성.
성과성곽이야세계모든곳에있지만북한산성처럼지형지물(地形地物)을이용,자연스럽고
아름답게축성된것은드물다는것이다.
이네가지는우리로서는생각하지못했던,외국인의눈으로찾아낸관광상품들이다.
덕수궁에서시작,에버랜드로끝나는빈약한코스의진부함을상대적으로드러낸선택들이
아닐까.

한국관광공사는,
1961년관광진흥법이제정되었고,
1962년국제관광공사가설립되었으며,
1982년지금의’한국관광공사’로개칭되었다.
2005년까지의누계로는,
외국인관광객602만명,
해외관광객1.007만명,
국내여행량4억명이상의기록으로외형적으로는triplegoldencross를달성했다.
한편한국관광공사의’비젼체계’는,
경영이념으로-관광의새로운국가성장동력산업화.
비젼으로-관광산업의새로운패러다임을창출하고한국을다시찾고싶은매력있는나라로
만드는국민기업.
핵심가치로-창의성,전문성,현장성,정보화,고객만족을내걸고있다.

이거창한구호들이마음에와닿지않는것은그공허성때문이다.
무사안일,나태,비전문성은과거의관광공사가안고있던고질병이며정부투자기관이
공통적으로가지고있는관료주의는관광공사라고해서예외는아니었다.
거기에오래동안비전문가의낙하산인사로황폐화된곳도바로관광공사다.
게다가오래전부터면세점영업에만매달려있다는비난도받아오고있다.
공개채용공모로취임한지금의사장도,
법대졸업후행시를거쳐총무처사무관으로출발,대통령실의행정비서관과공직기강비서관을
역임한관료출신비전문가이며’관광학’을전공한CEO는아니다.
창의성이나전문성은구조적으로나올수없는경직된시스템일수밖에없다.
거의모든국내관광지의’기념품’들은그곳이어디든조잡하게만든똑같은것들이다.
내국인들도사지않는그물건들을어떤외국인이돈주고사겠는가.
보통사람의눈에도확실하게보이는이문제가해결되지못하고있는것은일차적으로
그책임이관광공사에있다.
화장실이깨끗해진것만큼관광지의기념품들도개성적으로진화해야한다.
그취약한산업을지도,육성할결정적인책임은관광공사에있다.

그렇다면우리가발상을전환해서개발할수있는관광상품은어떤것이있을까.
더많은외국인들이찾아와서돈좀쓰게하는방법은어떤것일까.
여행업에몸담고있는분의구상이기발하고재미있었다.
‘해병대신병교육’,
듣고보니구미가당기는얘기다.
서바이벌게임도하지않는가.
한국해병대에들어가단며칠동안이라도안에있는모든것을쏟아내는격렬한체험을할수
있다면모험과도전을좋아하는서구인들에게충분히매력적인여행상품이될것같다.
다음이세계적으로유명한’우리나라서해안의아름다운갯벌’.
거기에발벗고바지걷어올리고들어가맛살과조개를잡게하고,
신나면온몸으로갯벌골짜기에서미끄럼을타게하는것,미상불상품이될것같다.
그리고’산사(山寺)체험’.
회색옷을입은보살이되어좌정한후깊은명상에잠기게한다면,
그들은동양의신비에젖어들수있을것이다.
어쩌면그체험은정신적으로가장강열한것이될수있다.
충분히납득이가는대목이다.
다음이호텔대신’전통한옥,그것도고택(古宅)’을만들어거기에서지내게하는것이다.
따뜻한온돌방에서금침에누워자게하고,
아침에이불을개어얹은후방석에앉아.
아름답고우아한한복을입은종업원이조신하게갖다놓는순한국식조반상을받게한다면
그들의기분이어떨까.
외국인관광객들이한국에와서원하는게그런것이아닐까.
어찌지갑을열지않을수있겠는가.
그게모두황금알이다.

일본과중국사이에잠깐들려보는곳이아니라다시찾아오지않고는견딜수없는,
순한국적상품을개발해야한다.
그러기위해서는’외국인관광객-고급호텔,카지노’라는고정된발상을먼저버려야하고
내,외국인에관계없이관광공사의책임자는’관광업’의실질적인전문가이어야한다.
어쩌면실전경험이많은외국인이더좋을지도모른다.
지금의사장이임기를마치고물러날때전문외국인CEO를물색,이사회에추천하는
열린마음과눈을가져야한다.
또외국인관광객의유치를지금처럼몇몇대형여행사에만국한하는경직성도털어내야한다.
여행사는그규모가아니라전문성,실적,실력이더중요하며이세상에서경쟁보다더좋은
효율은없기때문이다.
그리고제일좋은방법은,
정부투자기관인관광공사의민영화다.
정부는지원만하면된다.
어차피그어떤관료도장사꾼은되지못한다.
반대로기업은그속성상죽기아니면살기로뛰지않을수없다.

황금알은눈에보이는데,
그걸잡지못하고있다는건여간큰손실이아니다.
팔릴물건은있는데그걸진열할줄도모른다면차라리비극이아닌가.
우리의선조들은,
우리나라를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불렀다.
비단에수를놓은것처럼아름다운강토라는뜻이다.
우리의산하(山河)가얼마나아름다운지는외국을많이다녀본이들은다절감하고있다.
자꾸,모자라는생각으로뭔가를꾸며서망쳐놓지말고있는그대로를보여주면된다.
금수강산대한민국은충분히아름다운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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