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을 망치는건 에미들이다.
유종원(柳宗元773-819)은,
중국중당(中唐)의시인,문장가이며한유(韓愈)와함께고문(古文)의부흥을주장한
개혁적인사상가였다.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한사람으로꼽히는인물이기도하며21세에진사에급제,순탄한
벼슬길로나갔다.
그러나헌종(憲宗)때귀족관료와번진(藩鎭)세력이연합한보수집단으로부터왕숙문(王叔文)의
일당이라하여영주(永州)의사마(司馬:군정(軍政)을맡아보는벼슬)로좌천되었으며
10년후장안으로돌아왔으나다시유주(柳州)의자사(刺史:지방관리로주의감찰관)로
좌천되어그곳에서47세에죽었다.
그가남긴작품중,
오언절구(五言絶句)의’강설(江雪)’과
우화(寓話)’수종곽탁타전’은지금도식자들의입에회자되고있다.
그만큼교훈적인내용을담고있기때문이다.

[곽탁타의본래이름이무엇인지는알지못한다.
곱사병때문에허리를굽히고걸어다녔는데그모습이낙타와비슷하다고해서마을사람들은
그를’탁타’라고불렀다.
탁타는그이름이좋은이름이고자기에게꼭맞는이름이라고하면서자기도본래의이름을
버리고탁타라고불렀다.
탁타의직업은나무심는일이었다.
권력자와부자들이자기들의관상수를돌보게하려고그를불렀고과수원주인들은과수를
돌보게하려고다투어그를불러나무를보살피게했다.
그가심은나무들은옮겨심어도죽는법이없었고잘자라는것은물론열매도일찍달리고
많이열렸다.
다른식목업자들이그의나무심는방법을엿보고그대로해봐도탁타같지는않았다.
사람들이탁타에게그비법을묻자.
그가대답했다.
나는나무를오래동안살게하거나많은열매를맺게할능력이없다.
나무의본성을따라서그것이잘나타나도록할뿐이다.
나무의본성이란뿌리는퍼지기를원하고,
본래의흙으로평평하게돋아주기를원하며,
단단하게다져주기를원하는것이다.
일단그렇게나무를심은다음엔움직이지않게하고염려하지도말일이다.
떠난다음엔다시돌아보지않아야한다.
심기는자식처럼하고버린듯이놔둬야한다.
그렇게해야나무의천성이온전하게되고그본성을얻게되는것이다.
그러므로나는그자라남을방해하지않을뿐이며자라나게하거나무성하게하지는못한다.
그결실함을방해하지않으며감히빨리열매가맺고많이열리게할수도없다.
다른식목자들은그렇지가않다.
뿌리를접히게심고흙을바꾼다.
흙을북돋아주는것도지나치거나모자라게한다.
이렇게는하지않는다해도
그사랑이지나치고근심이커서아침에와서보고저녁에다시와서또만지고갔다가
곧돌아와다시살핀다.
심한경우손톱으로껍질을찍어보고살았는지죽었는지알아보는가하면
뿌리를흔들어보고잘다져졌는지를알아본다.
이렇게하는동안나무는차츰그본성을잃게되는것이다.
비록사랑해서하는일이지만그것은나무를해치는일이며그것은나무를원수로대하는것이다.
나는그렇게하지않을뿐이다.
내가달리무엇을할수있겠는가.]

가끔,
자식을잘길러크게성공시킨부모들의기사가신문에실린다.
국내,외에관계없이,연령에관계없이,빈부와관계없이차이는있지만그부모들이가지고있는
아주큰공통점이있다.
그것은,
자식의본성-천부(天賦)를일찍발견하고거기에만집중적으로투자하고잘관리한점이다.
아이가좋아하고잘하는것,그게천부-하늘이준재간이다.
작은차이는있어도천부가없는애는하나도없다.
슬기롭고신중한부모들은일찍그천부를찾아내고그본성이뻗어나가도록환경을만들어준다.
환경만만들어주면아이의천부-본성은나무가잘자라듯성장하고성공의결실을맺는다.
본래천부는경쟁하지않는다.
배운재주로는타고난재주를당할수없기때문이다.
같은조건에서천부는이미반이상의점수를얻고들어가는것이다.
자식을잘길러성공시킨부모들은바로그천부를알아보는지혜의눈을가진사람들이다.
이경우,
가장중요한핵심은아이의능력이처음부터여기저기로분산되지않고자기본성-천부적자질이
집중적으로계발되었다는점이다.
아무리뛰어난자질도직접연관이없는여러방향으로분산되면평범해질수밖에없다.
집중과전력투구,그것이성공의열쇠인것이다.

반대로,
천부의자질을가지고있는아까운애들을망치는건수준미달의골빈당에미들이다.
상식적이지도못하고오히려무지한그들은아이들이가지고있는놀라운본성-천부를
해아려볼줄모른다.
자기손안에있는보석을알아보지못하는것이다.
아이에대한자기자신의교육철학이없기때문에남들이하는대로따라가는게고작이다.
그리고경쟁속으로뛰어들어애를뺑뺑이돌리듯학원에서학원으로뛰어다니게한다.
뿌리를접히게심고,
흙을바꾸고,
아침저녁으로살펴보고손톱으로껍질을찍어보고
살았는지죽었는지알아보려고뿌리를흔들어본다.
그러는동안나무는본성을잃게된다.
애를학원에보내지않으면경재에서낙오한다는맹목적인판단에서전혀어떤도움도없는,
오히려애들을망치는골목으로몰아넣고안심하고있는것이다.
거기에는자기가이루지못한것을아이를통해이루려는보상심리도깔려있다.
그러니그런판단과환경에서어떻게성공하는애들이나올수있겠는가.
부모의수준이다시아이의수준이되는악순환이계속될뿐이다.

학원들은,
원칙적으로이윤을추구하는장사꾼일뿐이다.
모든학원들은애들을학습시키는게아니라’숙달’시킨다.
교육은없고훈련만있는게학원이다.
예를들어아직우리말도제대로못하는애들을외국어유치원에보내원어민(여기에현혹되는
경우가많다)이가르치는외국어를배우게한다.
언어-말은,먼저자기의모국어를잘해야외국어도잘할수있다.
그건이미과학적실험을통해입증된사실이아닌가.
이땅에서한국인으로살려면먼저세련된모국어를구사할수있어야사회계층에서상위에
소속될수있다.
우리말을제대로배워햐하는처음단계에서외국어부터배운다면사고방식은물론,
자기정체성에문제가생길것은뻔한일이다.
그대로크면자기공동체에서따돌림을받는튀기가되는건물어볼것도없다.
다른한가지는,
모든외국어는똑같이’커무니케이션’을위한’도구’라는사실이다.
결코도구이상은아니다.
외국어를구사할수있는것은더나은’조건’의하나이지그것이바로더나은인간을의미하는
것은아니다.
모든학원들의속내는마찬가지다.
아이의본성-천부와무관한학원들에애들을쫓아보내는것은날을무디게하는커다란
어리석음일뿐이다.
굳이학원에보내야한다면아이의본성-천부와관계있는,그것을계발할수있는곳을
택해야한다.

피아노학원에다니는애들이그렇게많은데도그어떤집에서도그애들의’연주’를
들을수가없다.
‘음악’을가르친게아니라교측본에따라건반을두드리는훈련만했기때문이다.
피아노를좋아하지않는애들에게그시간은글자그대로’고역’인셈이다.
그런아이들에게피아노학원이무슨의미가있는가.
모든학원에대해같은얘기를할수있다.
돈써가면서애들을망치는첩경이따로더있겠는가.
정말애들을망치는건무지몽매한에미들이다.
살펴볼줄모르고,
깊이생각할줄모르고,
제것이없으니남들이하는대로시류를따라하고,
경쟁도아닌것을경쟁인줄아는착각에지면안된다는맹목적승부욕까지겹쳐
소중한아이들을철저하게망치고있는것이다.

미국메이져리그에전설적인조직인’뉴욕양키스’,
그팀에청각장애자인외야수가있었다.
타자가때리는,공이방망이에맞는’소리’는외야수에겐자기의수비위치를정하는소중한
‘정보’다.
그걸듣지못하면서도온갖어려운공을잡아내는것은그외야수가듣고말하지는못해도
‘야구’에대한천부가남달랐기때문이다.
감독은그점을파악한것이다.
천부란그렇게놀라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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