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 순대.
‘빵’이란말은포루투갈어pao에서왔다고한다.
지금은많은가정에서,특히아침에빵식을하기때문에수입식품인빵도그자리를크게
잡아가고있다.
크게보면,빵이란밀가루나또는다른곡식가루를반죽,발효시켜불에굽거나김에찌는것으로
정의할수있다.
서양과중동지역이불에굽는빵을만든다면중국이나우리는쪄낸빵을많이먹어온편이다.
세계적인분포로본다면밥보다는빵을먹는지역이더넓을것이다.

빵은언제부터만들어졌을까.
크게두가지주장이있다.
약1만2천년전인신석기시대,거칠게부순곡물과물을섞어만든반죽을불에달군돌위에
올려놓은후뜨거운재로덮어구웠을것이며이집트인들은밀가루반죽이발효될때생기는
가스로가볍고부푼덩어리를만드는방법과이를굽는화덕을고안해냈다는주장이다.
다른하나는,
주전3000년경바빌로니아인들이밀을자연발효시켜맥주를만들면서발효된밀가루반죽을
구우면빵이된다는사실을발견했을것이라는추측이다.
사실이두가지주장은모두가추정의범위를벗어나지못하는것으로큰설득력은없지만
빵이만들어진’과정’에대해서는적절한정보를주는것이사실이다.
비록그출발은비슷한형태를가지고있었다해도세계를여행해보면지역마다서로다른,
그풍토가만들어낸다양한빵들이있다는것을쉽게알수있다.
재료도,발효시키는방법도,모양도,굽는방법도서로다른것이다.
물론그맛도다양하기가이루말할수없을정도다.

이렇게다양한빵도그종류를크게나누어보면,
식빵계열은껍질이얇고속이부드럽다.
미국의식빵과롤빵이그대표적인것이될것이다.
프랑스빵계열은껍질이두껍고모양이길죽한바게트가대표적일것이며
흑빵계열로는호밀을주원료로해서만든것이많다.
러시아의체르니쿠르프,북구의쿠네케브로드,독일의폰파니켈등이그것이다.
프랑스의크롸상은빵과과자의중간에위치할것이다.

중동지역의빵들은크기에서는서로달라도얇고둥글넓적하며맛은더담백하다.
특히빵을반으로쪼개어벌린다음그속에여러가지샐러드나육류썰은것을집어넣고
먹는맛은각별한바있다.
모스크바에서먹었던흑빵,
영국을자동차로여행하면서아침마다BB의식당에서먹었던구운식빵,(식빵의경우
우리에게는영국의구운식빵이최고였다.)
빠리에장기체류하면서사다먹었던종류도다양한바게트와크롸상.
로마에서먹었던,그특유의맛을가진로제타.
독특한맛으로기억에남는예루살렘의피타.
땅에묻은화덕에서구워내는이집트의크고넓적한피타.
터키에서도비슷한피타를먹을수있는데콩으로만든수프와함께먹는맛은잊을수없다.
그리고모로코에서의아침식사,
보통보다조금더큰모닝롤,막구워낸그빵의맛과매력은결코잊지못할정도이며
여행중인유럽인들이탄성을지를정도였다.
여기에비해미국에서는빵의종류는다양했지만어떤특징있는빵은먹어보지못했다.
콩으로만든’옐로우달’에찍어먹는인도의’난’은그맛을지금도그리워하고있다.

우리부부가빵을좋아하는것은주변이다아는일이다.
결혼이후지금까지40여년동안아침은빵식이다.
근자에우리가자주먹는빵은,
호밀빵을시작으로잡곡식빵,모닝롤,크롸상,여러가지베이글등이며,
지금은costco가수입한,프랑스의maisonmenissez사가질소포장한반제품바게트를
사다먹는다.
매일아침개스오븐을섭씨200도로가열한후,15-16분동안구워서먹는다.
오븐에서막꺼낸이바게트는프랑스빵답게정말맛이있다.

그런데아내와나의빵먹는방법은아주다르다.
나는빵을두조각으로쪼갠후그반은소량의뻐터를발라올리브열매와함께먹고,
나머지반은오렌지마말레이드를발라홍차와함께먹는다.
아내는길이15cm정도의빵끝부분을짤라선인장꿀과함께먹고,
포크로그속을파내꿀을발라먹는다.
그리고는자루처럼빈빵속에는야채샐러드(대개20가지야채로내가만든다.),소시지와
에그스크램블,구운토마토와올리브열매등을작게썰어채운다.
말하자면바게트순대를만드는것이다.
그리고는홍차와함께그이상한빵을정말맛있게먹는다.
개념으로는중동지역의피타에속을채워먹는방법그대로다.

우리는서로가상대방의방법에간섭하지않으며내방법을강요하지도않는다.
가장큰이유는,같은소재를가지고창조적으로다양하게살수있다면그건정말신나는
삶이기때문이다.
아내는화가답게섬세하면서도어떤정형(定形)에갇히는것을아주싫어한다.
누군가우리부부가사는속내를드려다보면아마도놀랠일이많을것이다.
그만큼파격적인부분이많다.
바게트순대는그중에서도작은이변에속할뿐이다.
프랑스사람이라해도바게트순대는생각해내지못할것이다.
우리는이수입바게트를유효날자를감안,승용차뒷트렁크에가득실어다놨다.
계산대에서도놀랬지만아파트에돌아와빵상자를옮길때에도이웃들이놀랜것은말할것도
없다.
빵장사를하려는줄알았을것이다.

같은바게트라도국내에서만드는것은결국아류일수밖에없다.
어떤프랑스인이라해도우리처럼김치를담글수없는것과같은이치다.
특히우리부부는빠리의중산층프랑스인가정에한달간민박하는동안빠리바게트에대해
많은것을알게됐고빵집마다서로다른득특한맛을가지고있다는사실도알게됐다.
지금우리가아침마다오븐에구워먹는바게트는비록반제품이라해도순수한프랑스빵이다.
단지반제품빵의표면에물만발라구울뿐이다.
아직은재고가충분해상당기간은느긋하게바게트를먹을수있다.
나는내방식대로,그리고아내는바게트순대를만들어홍차와함께먹을것이다.
아마도우리는이프랑스빵을다먹을때까지서로의식사방법에대해전혀간섭하지않을
것이다.
나는선인장꿀에손도대지않고아내는오렌지마랄레이드를쳐다보지도않는다.
그래도우리는서로사랑하며매일매일을창조적으로즐겁게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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