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는말이다.
여기에더해그악순환이국가의소극적이고태만한대처때문에세습되고있다면그와중에있는
인간의고통은의미심장한것이아닐수없다.
2004년4월30일,오후4시.
인천국제공항에도착한KE852편에는지난97년69세의나이로북한에서숨진6.25전쟁국군포로
백종규씨의유골이민간인인그의딸에의해자기를저버린조국에돌아왔다.
그의유언에따라고향인경북청송에묻히기위해.
그동안국군포로가북한을탈출,중국등을거쳐입국한사례는36명에달하지만백씨처럼유골이
입국한경우는이번이처음이다.
6,25전쟁당시그는제5사단소속의일등병이었다.
1951년10월,
판문점에서열린휴전회담에서북측은6만여명의국군포로가잡혀있다고주장하면서도포로교환을
위해그들이실제로들고나온숫자는1만1천여명의유엔군포로명단이었으며여기에는한국군포로
8천여명이포함돼있었다.
1953년8월,
휴전협정이조인되고귀환한국군포로는공식적으로8,343명이다.
그렇다면돌아오지못하고북쪽에억류된국군포로는얼마나되는것인가.
유엔군사령부는53년8월,
6.25전쟁중최종실종및포로숫자에대해82,318명으로집계,발표한바있다.
한편,
서울국립묘지(현충원)위패봉안관에는실종및미확인군인96,432명의위패가봉안돼있다.
이숫자를토대로전쟁중의통상포로발생율60%를대입하면최소한58.000여명이미송환포로
숫자가되는데군사전문가들역시5만명전후로보는견해가가장유력하며,
국방부는2003년10월24일[국군포로현황자료를통해6.25전쟁직후북한에억류된것으로추정되는
국군포로는41,971명]이라고밝힌바있다.
그리고,
공식적인포로송환이끝난54년2월19일이후국가적차원에서공개적으로송환된포로는한명도
없다.
5만여명에이르는미송환포로들은휴전소식도듣지못한채미군기들이투하한지뢰제거적업에
투입되어상당수가목숨을잃었고살아남은국군포로들은조국으로부터버려진채탄광이나
협동농장에배치되어치욕적인삶을살게된다.
2000년현재,
북한에아직까지생존해있는국군포로는5천여명설이유력하며국방부는귀환포로및탈북자들의
증언을토대로80여명의명단을확보했고,이중50여명은국내의가족을찾은바있다.
지금도,
북한의공식적입장은억류된국군포로는단한명도없다는것이다.
우리정부가포로송환에대해입을굳게다물고있는빌미는이렇게주어진것이다.
6.25전쟁포로는,
어떤경우이든국가적차원에서발생된전투에서적에게사로잡힌대한민국국민이다.
시민을국가의이름으로소집,병사가되게해전투에투입한후포로가되었다면그송환역시국가의
책임임은더말할것도없다.
5만여명으로추산되는미송환포로중자력으로생존해돌아온사람이36명이고,유해가민간인에
의해돌아온것이처음이라면,
포로에관한한[대한민국]은입이열개라도할말이있을수없다.
특히,우리가아는한,
국가가공개적으로,공식적으로,그리고지속적으로포로의송환을위해노력했던적은없다.
그들은그렇게조국에의해적지에그대로버려진것이다.
우리와같은해에독립한이스라엘,
여러번의큰전쟁을치르면서도결코포로들을포기하지않는그들은지금도실종군인들을찾기위해
엄청난인력과막대한예산을투입하고있다.
[그들을가정에서불러낸것이국가이기때문에생사불문,그들을가정에돌려보내야하는책임은
국가에있다]는것이그들의정신이다.
이스라엘은지금도아랍3개국과동시에전투할수있는강력한군대와현대화된무기체계를가지고
있다.
1948년9월22일,
법율제3호,[반민족행위처벌법]이공포되고,제헌국회에는이법을집행하기위해[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가설치됐으며보통[반민특위]로약칭된다.
국민감정상부득이한,친일파를응징할소급법이었다.
그러나,반역행위의증거,조사방법등에도문제는있었지만당시이일을담당해야할대다수의
경찰간부가일제하에서일본경찰들이었기때문에(전직자들)수사를기피,큰성과없이폐기되고
말았다.
민족정기를바로잡을수있었던절호의계기가그렇게사라진것이다.
일제하에서독립운동은,
깨어있는정신-교육받은자들의몫이었고,일제는식민통치를계속하기위해필사적으로이들을
제거해야했다.
그리고제거된것은그들만이아니었다.
남은가족들은필설로다할수없는고통과고난을겪으면서교육받을기회의박탈과경제적인
어려움을겪으면서사회의하류로전락한다.
악순환은처음에그렇게시작됐던것이다.
반대로,
일제에협력,동족을압살한반민족친일파들은,
힘과부를함께쥐고사회상층부로부상했다.
이러한모순된현상은곧바로다음세대에까지세습된것이한국근대사의중요한부분이다.
광복후에도친일파의가족들은기득권을가지고사회주요부분을차지,상류사회에편입된것과는
반대로독립투사의가족들은궁핍과핍박을받으며하층민으로추락한현상은거기에서그친것이
아니다.
6.25전쟁중전사한대부분의군,경들은미혼의청년들이었지만상당수의유가족을남긴전사자들도
있다.
그렇게남겨진가족들을[6.25전몰군경유족]이라고부른다.
하루아침에가장을잃은가정들은3년간계속된전쟁의와중에서,그리고전후의황폐한생활에서
극한의고통과궁핍한생활을견디어야했으며특히대부분의어린자녀들은정산적인성장과정을
거칠수가없었다.특히고등교육을받을수가없었다.
때문에이들은성장한후에도상대적으로같은세대에대해서도경쟁력에서뒤떨어질수밖에없었고
결국은주변부인생을살아야하는악순환의세습을짊어진[희생된세대]가된것이다.
지금이들대부분은6,70대의등이굽은노인이되어핍절한삶을살고있다.
60년대에전쟁유가족들을도와주고보살피던[원호청]이지금은[국가보훈처]로확대개편됐고
2003년도보훈예산은1조8.781억원으로정부예산에서의점유율은1.68%다.
2001년기준,보훈예산은GDP의0.3%,
참으로빈약하기그지없다.세계를향해부끄러운일이아닐수없다.
전쟁포로와전사자의유가족에대한국가의보훈시책은엄격히말해한나라의Fundamental-
기본적인토대의문제이며본질적인정신의문제다.
이는국가공동체를죽음으로지켜낸희생을기리는공동체의집단기억이돼야한다.
이러한기본정신이바로서야모든위기에서시민의힘으로국가안보가지켜질수있다.
포로를방치하고전사자와그유족을소홀히하는국가는기본정신이죽어버린3류국가일뿐이며
열등국민이될수도있다.국가적자존심이없기때문이다.
이제6월이면다시[보훈의달]이다.
더이상행사를위한행사들은그만두어야한다.
가장시급한일은이제그숫자도얼마남지않은연노한6.25전몰군경유자녀들이남은생애라도
중산층수준의생활을할수있도록연금액수를현실화해서재정적으로지원하는일이다.
그게현실적이고또진정한보훈이기때문이다.
세습된악순환의고리를끊는길은그길뿐이다.
그리고그길이하나의국가로서대한민국이자존심을회복하는길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