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에 체류기- 9 .
9월20일금요일.
오여사내외가도착,그집차로벨기에의브르헤를향해출발했다.
가는길에먼저Noyon에들려칼빈박물관을찾았다.(Calvinmusium,프랑스인들은꺌뱅이라
발음했다.)
아침이른시간이라방문객은없었다.
소장품등박물관으로서의내용은빈약했지만종교개혁이가지는역사적의미가담겨져있는
장소임에는틀림이없다.

지도를가지고있으면서도길들잘못들었고,거의두시간정도를헤맸다.
중간에,프랑스에는아주드문고속도로휴계소의Cafeteria에서점심을먹었다.
네명의식대가211프랑,싸고맛있는점심이었고L`Arche,미국자본의체인같았다.
오래간만에우리입에익숙한음식을먹었으며이미약속한대로식대는내가지불했다.
뜻밖이었던것은,
차가언제프랑스와벨기에의국경을지났는지알수가없었던점이다.
전같으면국경에서여권에스탬프를받던지아니면최소한점검은받았을텐데이제그런절차도
없는하나의유럽이된사실이실감되었다.

브르헤에도착한것이오후4시경,
그작은광장은정말동화의나라같았다.건물들의설계가독특했고채색도특이하고아름다웠다.
광장을둥굴게둘러싼모든건물들이마치요술나라에온것같은착각을일으키게했다.
먼저넷이서보트를타고운하를오르내리면서오래되고아름다운집들을구경했다.
시기적으로비수기임에도관강객은많았다.
우선그곳에서쓸돈을환전하기위해광장한쪽에있는은행에들어갔다.
미화100불을환전하려고하니신권이아니면안받는다는것이다.
위폐의문제가얼마나심각한것인지알수있었고동양인인나로서는북한을생각하며부끄러워
졌다.

아내와오여사는말미를얻어그림을그리러가고,이군은차에남아휴식,(그는하루온종일운전한
셈이다)나혼자서브르헤의골목들을구경하면서산책했다.
거기엔내가가장좋아하는오래되고아름다운,전형적인유럽의골목들과깨끗하고예쁜옛집들이
있었다.
카메라로여러컷을찍었다.
큰길의양쪽에는별의별가게들이늘어서있었고질감이높은각종상품들이진열되어있었다.
한가지인상적인것은상품들의진열자체가예술의수준이었다.
그리고오후6시가되자거의모든가게들이일제히문을닫았다.

전녁식사는이곳의명물인뮬요리-홍합삶은것-를먹기로하고이군이골라놓은식당에들어가
자리를잡았다.
내다보이는광장의밤모습이아름다웠고식당안에도많은손님들로붐비고있었다.
우리는모처럼낭만적인분위기를즐기며포도주를곁들여즐겁게식사했다.
이군은박대같이생긴생선두마리를주문했고,우리셋은뮬요리를주문했는데정말맛이있었다.
아내와나는1인분의반밖에먹을수가없었는데오여사는그릇을깨끗이비운다.
고기도먹어본사람이먹는다는얘기가생각났다.
넷이서즐긴식대는2.950벨기에프랑,약120불정도다.
내가식대를카드로지불한후그곳을나왔다.
(외국여행의경우카드결재가되는지를먼저물어봐야실수를안한다.)

그리고밤길을달려브르쉘에도착했으며,
미리약속한수퍼마켓앞에서그곳EC본부에근무하는사무관부부를만나그집으로갔다.
늦은시간이지만다과를대접받으며환담했다.
그댁에서한가지부러웠던것은방앤올룹센의오디오시스템.
스웨덴에갔을때샀다고했다.
나오면서보니숲이우거진곳에벽돌로지은아담한아파트였다.
밤1030분,
그집을떠나그들의안내를받으며오늘밤자기로한EC대표부의공사댁으로갔다.
밤이었지만상당히큰저택임을알수있었다.
다시차를대접받으며잠시환담한후,이층의깨끗하고고풍스러운작은침실로안내받았다.
그때가새벽1시,
약하지만스팀이들어오고있었고침대도시트도깨끗했지만등부위가약간올라온메트리스
때문에편한잠을잘수가없었다.
사무관의아파트에비해공사의저택은비교가안될정도로크고화려했다.
외국공관에대한지식은없지만외국에서이정도의저택을임대,유지관리하기위해서는상당한
예산이지출될것이라는생각을해봤다.
아침부터이시간까지정말강행군을한셈이다.
특히이군은장시간운전했기때문에우리보다더피곤할것이다.

9월21일토요일.
아침8시에야일어났다.
늦게자기도했지만그만큼어제하루는강행군했었기때문이다.
밝은아침,창문으로내다본이저택의뜰은우람한나무들로가득차있다.
어제저녁에본것보다더큰저택임을알수있었다.
화려하게꾸며진식당에서의아침식사.
제복을입은하녀가서브하고있었다.
따뜻하게데운맛있는빵과커피,
치즈와버터,그리고훈제한고기,
숟갈로퍼먹는파파야과일.
흡사중세시대로돌아가귀족의저택에서아침식사를하는기분이었다.
현지의사정과관행에따르는것이긴하겠지만이정도의저택과고용인을유지관리하기위해서는
생각보다더큰비용이들것이라는생각을납세자의입장에서해봤다.
그댁을떠난것이아침10시경.
꼭들렸다가라는전갈이있었기때문에EC대표부대사댁에잠간들렸다.
대사댁은공사의저택보다더큰,중세귀족의장원같았다.
아침먹은지가얼마안되는시간이어서소화는안됐지만끓여주는떡국을거절할수가없어서
다시먹었다.
이댁은흰제복을입은검은흑인이하인인데애까지보고있었다.
적어도외교관의저택을운용하는수준에서는한국은선진국대열인것이분명했다.

대사댁을나와잠시유명하다는브르쉘광장을둘러봤다.
브르헤보다는규모가작았으며건물들이아주낡고더러웠다.
마침꽃시장이열리고있었다.
공사부인의안내로고속도로의입구까지왔고,진입한것이반대방향.
어제와똑같은현상이일어난것이다.
아무래도이군의방위에대한감각이이상이있는것같다.
우리모두가배가불렀기때문에중간에쉬지않고지베르니에도착했다.
오여사는그곳에있는AmericanMusium을우리에게보여주기위해여기까지온것이다.
우리부부둘이서안에들어가니정말아름다운그림들이많았다.
수년동안지베르니에살면서그린미국인들의걸작들이거기있었다.
건물도,주변도,정원도아주잘꾸몄고(아마도가까이에있는모네하우스를의식했을것이다.)
시간이흐르면이곳도유명한관광명소가될것이다.
마음에들었던그림의카피와책두권을산후밖에나와사진을찍었고약1시간을달려빠씨구의
오여사댁에도착했다.
오여사가끓여주는미역국으로이군과둘이서저녁식사를했다.

그리고오래간만에국내일간지를읽을수있었다.
그기사들은내마음을답답하게조여왔다.
세계와는동떨어진,그우물안에교만하고어리석고실속은하나도챙기지못하는청개구리들을
보는것같은아픔이었다.
식사후데려다주겠다는이군의제의를마다하고지하철로돌아왔다.
마담은침대의시트를갈았고꽃도밑받침을가지고와서벽날로위에장식해놓았다.
신경쓴흔적이보였다.
밤9시까지문을여는모노포리에8시45분에들어가이미봐두었던아내의잠옷을샀다.

이미오여사에게도얘기했지만,
내일은한인교회대신노틀담사원의미사에참석,올갠연주를듣기로했다.
그리고가능하면생루이섬에서아름다운강변그림을그리겠다는것이아내의계획이다.

벨지움에서그곳외교관부인들에게서들은얘기로는,
프랑스여자들은집안살림에몹씨게으르다는것이다.
때문에한편으로는다른분야에서창조적일수있다고했다.
마담도비슷하지만,
프랑스주부들은아주검소하고옛것을버리지않고불편한대로그대로쓰고있으며무섭게절약
한다는것이다.
그리고서울의비싼물가에대해서로가한탄했다.

이번에벨기에를다녀오면서관찰해보니,
프랑스는거대한농업국이었다.들판은끝이안보였다.
재미있는것은옛마을들의모습이거의비슷한점이다.
중앙에같은모양의교회들이서있고그주변으로마을이형성돼있는것이다.
그리고그교회들은지금도마을의중심에서그역할을다하고있는살아있는교회들이었다.
벨기에를다녀오면서아내와나는내년봄에는15일간의휴가기간동안[세계의마지막남은정원]
스코트랜드를렌트카로여행하기로작정했다.
결코쉬운일은아니겠지만이제부터정보를수집하고특히아주세밀한지도를영국에주문해
연구해야할것이다.
문제는스코트랜드지역을자동차로여행한경험자를꼭만나야하는데그게쉬울것같지가않았다.
아무튼일단기본계획을세웠으니추진해나가다보면그곳정보에밝은사람을만날수있을것이다.

자기전에이틀동안의비용을계산해보니약25만원정도의지출이었다.
생각보다는적었고그만큼다른분들의신세를진것이다.(계속)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