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에 체류기- 11 .
9월24일화요일.
날씨는청명했고어제보다는기온이올라가있다.
어제몽마르뜨를오르내리느라많이피곤했고,깼다가다시잠이드는바람에8시에야일어났다.
부엌에서둘이아침을만들어먹으려하니또우유가보이지않는다.
내가좋아하는까뻬올레를만들수가없게됐다.
물론고의는아니지만마담은확실히덜렁거리는데가있다.

이철호씨와여행사최부장에게전화,바르비죵과몽셀미셀가는방법에대해문의했고,
긴설명을들었다.
뜻밖에도최부장의사무실은빌리에다음역인rome근처에있었고일단사무실로찾아가서
자세한안내를받기로했다.
아내와함께뒷길시장에나가내가먹을바게뜨샌드위치하나,크롸상하나,포도,그리고키친타올과
휴지를사가지고돌아왔다.
나는바게뜨샌드위치로,아직도속이안좋은아내는누룽지국물만마시고외출에나섰다.

먼저아베스,삐갈지역까지가서화장품[달고]의간판을찾았으나없었다.
버스로라마르크꼴랭불루역으로가서어제휴관했던유대인박물관을찾았다.
그박물관엔관람객이하나도없었으며좁은공간에엄청난물건들이쌓여있는,볼것이별로없는
곳이었다.
그런데도1인당30프랑씩입장료를받는것은확실히너무비쌌다.
한가지인상깊었던것은입구에붙여놓은대형사진이었다.
나치에게심하게구타당한후찍은두명의유대인남자,무릎을꿇고앉아있는그모습은정말
처참했다.
다시지하철표로버스를타고언덕을넘어아베스지역에도착했다.
우리둘은삐갈지역까지걸어가면서[달고]의간판을찾았으나무위.
약국두곳에서,지나가는사람에게,다시한국식당에까지가서물어봐도아는사람이없다.
한국에서잘알려진화장품도이곳에서는전혀알려져있지않은경우가이런것이아닐까하는
생각을했다.
부탁받은일이니소홀히할수도없다.
너무많이걸었기때문에우리는카페에들어가앉아차를마시며쉬었다.

나는카페지하실에있는동전넣는전화기로최부장에게전화,그런데상대방의목소리는들리는데
내목소리는가지않는다.
세번을시도해도동전만삼키고통화는안된다.
할수없이길건너에있는공중전화박스에서통화했다.
우리는서울에서에어프랑스의빠리왕복권을살때보너스로베네치아왕복권을받았으며(비수기의
혜택이었다.)지금베네치아왕복의컨펌을최부장이마쳤다고한다.
그리고몽셀미셀은수요일과토요일에빠리비죵에서관광버스를운행하고있으며
비용은1인당1.230프랑씩이라는정보를얻었다.
가급적내일오전에최부장의사무실에들려더자세한자료들을검토해봐야겠다.
사실몽셀미셀은우리둘이서다녀올수도있지만빠리에서다녀오려면기차와버스를번갈아
타야하고최소3일이걸린다.
때문에빠리에서바로그곳으로가는루트를계속알아본것이다.
빠리비죵은콩코드광장부근에사무실이있는,잘아려져있는국내여행사다.
거기서버스를낸다면나쁜상품은아닐것이다.

우리는유대인박물관을나온후다시언덕을걸어올라가몽마르뜨박물관에갔었다.
작은박물관은내부정리가아주잘되어있었고뜻밖에여러점의좋은그림을감상했다.
특히두세점의수채화는대단히아름다운그림이었다.
그유명한포도밭은박물관바로옆에붙어있었다.
몇컷의사진촬영.
박물관을나온후시간은충분치않았지만우리는예능인들이많이모였었다는
오라팽아젤-AuLapinAgile-앞에서기념촬영,그들이모였었다는방은어둡고더러웠다.
그래도그집의작고아름다운모습은밖에서볼때정말좋았다.
그리고주변을자세히살펴보니참으로많은나라의관광객들이영국출판사가만든[빠리]라는,
자기나라말로번역된안내책자를들고다녔다.
서로그책을보면서웃곤했다.
내용만충실하면세계적인베스트셀러가되는것이다.
다시걸어서꼴랭꾸르역까지가서지하철을이용빌리에로돌아왔다.

저녁식사는딸과그청년이함께준비했다.
마담은학생들의부모가학교에오기때문에일찍퇴근할수없다고했다.
엘리자벳은배추로전채요리를했고,
메인디쉬는보기에도먹음직스러운닭다리요리였다.
마담이속이안좋은아내를위해특별히준비한것이라고한다.
나는정말맛있게먹었는데아내는별로다.
후식은그라페,
넓게지진밀전병으로그안에원하는내용물을넣고접어서먹는음식이다.
엘리자벳은그안에딸기잼을넣었는데아주맛이있었다.
매튜는우리에게양해를구한후남은것을한입에집어넣고좋아한다.
아내는방에돌아와잘불린누룽지와멸치,고추장으로식사,속은여전히좋지않은상태다.

낮에본삐갈거리,
밤이면수많은한국인들이속절없이당하는곳이다.
일단삐갈지역에들어서면그분위기부터가다르다.sexshop이늘어서있고,낮인데도창녀가
보이고이상한카페도수두룩하다.
대로한편에는몽마르뜨에올라가는관광객을싣고온관광버스들이줄을서있다.
낮이이러니밤풍경은상상할수있다.
옛청량리역부근같은인상이다.
아베스역부근의골목들도비슷하다.

타보면타볼수록빠리의지하철은정말편리하다.
알파벳만제대로읽을수있다면그누구라도쉽게이용할수있을만큼안내표시가완벽하다.
우리나라지하철이한발앞선것은해당역앞뒤를다음역이름으로표시한것인데빠리지하철엔
그게없다.
이곳도노선에따라차량상태의차이가크다.
깨끗하고,더럽고,새차량과낡은차량등.
재미있는것은지하철을운전하는사람들중에유니폼이아닌평상복차림이많다는점이다.

요며칠아내는새잠옷덕분에잠을아주잘자고있다.
이제여행날짜도반을넘어가고있다.
후반부에는베네치아를다녀와야하기때문에더빨리지나갈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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