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에 체류기- 15 .
9월28일토요일.
비행시간은짧았지만복잡하고지루한수속과절차때문에피곤한여행이었다.
아침7시30분에야일어났다.
올림피아호텔의작고예쁜식당은이미낯익은곳이다.
커피와밀크,크롸상,로제타로아침식하를했다.
나는특히이태리의로제타를좋아하기때문에하나를더청해서먹었다.
한테이블건너에자리잡은서양여자한분이계속큰소리로코를풀어댄다.
이곳에서는허용되는관습이라해도좋은모습은아니다.

그림도구를챙기고배낭을짊어진후밖으로나왔다.
먼저아카데미아미술관으로갔다.
벌써긴줄이서있었고입장료는1인당12.000리라.
상당히큰미술관인데도볼만한그림은없었다.
마르모땅을본후라더그랬는지도모른다.
특히성모와성자의그림들은거부감을가질만큼집중적으로전시되어있었다.
이어내일가보기로했던구겐하임미술관이문을열고있어들어갔다.
입장료는1인당10.000리라.
완전히비구상의현대미술작품으로채워진곳이고사실몇점은볼만했다.
구겐하임을나온후더걸어가서성살루테성당까지갔고바다가닿아있는섬끝까지가봤다.
둘이서천천히걸어다니는베네치아여행은정말즐거운것이었다.
걷다가피곤하면아무데서나쉬었다.

점심은,
아카데미아미술관앞간이매점에서샌드위치2개와큰잔의콜라하나를샀고,운하에접한
넓적한돌위에서맛있게먹었다.
우리뿐아니라수많은관광객들이그렇게했다.
물가가비싼베네치아에서이런절약은사실회심의미소를지을만한일이다.
오후에는아내가봐둔자리로옮겨이젤을폈다.
아내가그림을그리는동안나는여기저기를천천히걸어다니면서구경했다.
이곳이생각보다좁고,모든길이찾기쉽도록연결되어있다는사실을알았다.
카페에서초콜라도마시고,바에서케잌과뜨거운차도마셨다.
아내에게는아이스크림을사다줬다.
그리고식품재료상에들어가저녁에먹을샌드위치를주문으로만들어샀다.
돌아오는길에다시가게에들려물한병과포도큰송이를샀다.
방에돌아와먼저내가주문으로만든,아주맛좋은샌드위치를나누어먹고아내는불린누룽지를
더먹었다.
그리고포도한송이를다먹으니그대로훌륭한저녁이다.
하루에미화100불정도는생각했었는데오늘은50불정도만썼다.

베니스에서는,
길을물을때잘못하면관광객이다른관광객에게물을수있다.
따라서먼저현지인을알아내야하고그들에게묻는것이제일정확하다.
그리고그들은거의가아주친절하다.
베네치아(베니스)는정말아름다운수상도시다.
그러나곳곳에,특히사람들이많이안다니는뒷쪽길에는수리하지않은폐가가많이보인다.
아마도이렇게아름다운수상도시는다시없을것인데어떤방법으로든잘보존되었으면좋겠다.
9월하순이라도관광객의숫자는많은편이다.
그런데하루종일돌아다녀도한국인관광객을만나지못했다.
사실지금이관광시즌인것같은데우리처럼개별적으로다니는한국인은전혀만날수가없다.
여전히일본인들은많고중국인들이가끔보이곤한다.
그리고곤돌라에아코디온과테너를태우는사람들은상대적으로동양인이더많은것같다.

리알토다리옆에있는중앙우체국에서편지몇통을붙였는데정말불편한시스템이었다.

9월29일일요일.
아침에는구름이많았으나낮에는청명했다.
7시에일어나8시에식사.
우선,걷는거리를줄이기위해바포레토(버스로사용하는큰배)를타고싼마르코광장까지갔다.
1인당입장료12.000리라를지불하고[두깔레정청](두깔레궁전이라고도한다)에들어갔다.
안뜰에서시작,2층,3층을돌오보는데2시간이상소요됐지만대단히유익한관람이었다.
지중해를석권했던시대의베네치아의행정이집중됐던곳답게규모도밖에서보는것보다컸고
보존도잘되어있었다.
각기용도가다른상이한규격의회의장이많았고대회의장은작은운동장규모였다.
특히시선을끄는것은정밀하게그려진지도들이었다.
당시베네치아의영화를짐작하기에손색이없었다.
가장인상적인장소는무기전시실이었다.
실제전투에서사용됐던그무기들은인간이서로를가장효과적으로죽이기위해만들어진
무서운도구들이었다.
각종창,칼,방패,도끼,석궁,조총,권총에서10총열의다발총,작은대포까지전시되어있었다.
아내는책방에서아주특이한수채화집한권을36.000리라에샀다.

일단밖으로나온후,
매점에서샌드위치2개와콜라하나를사들고광장을가득메운,베네치아를구경하러온이태리의
시골사람들틈에끼어앉아점심요기를했다.
9.000리라로점심을해결하는것은좋지만절약이좀심한게아닌가하는생각이들었다.
이어당시베네치아사람들의실제생활모습을볼수있는[꼬레르박물관]을찾아나섰는데
도무지제대로가르쳐주는사람이없다.
결국은길에서광고지를나누어주던베네치아콘서트대원이정확히가르쳐줬다.
사실은두깔레와같은건물의서편문(3개의아치)층계에입구가있었고커다란걸게간판이
있었는데우리가못보고지나쳤던것이다.
이점은여행안내책자에도문제가있다.
‘같은광장에면한건물’이라는표현만했어도그렇게헤맬이유가없었다.
입장료는1인당14.000리라,결코싼편이아니다.
그런데표를파는분이계속표를보이면서무엇인가를이태리어로설명한다.
아침에두깔레에갔었다고하니그표를보자는것이다.
표를꺼내보니거기에는표한장으로두깔레와꼬레르를함께관람하도록되어있었다.
여행안내책자에는없는내용이었고,특히그매표원의친절과프로정신에감사했다.
짐은맡기고입장하게되어있었다.
베네치아의어제가전시되어있는곳,볼것도많았고특히한달간전시되는유리예술품감상은
덤이었다.(베네치아의유리세공은세계적으로유명하다)
꼬레르박물관에서한가지놀랜것은도서실의엄청난규모였다.
이층,삼층의거대한도서실에는수많은장서들이있었고보관상태도좋았다.

꼬레르를나온후,
아주가까이에있는,얼마전그화재로세계인들의애를태웠던[페니체극장]잔해를아픈마음으로
둘러봤다.
그리고싼마르코광장뒷편에있는,싼마리나호텔근처조용하고아름다운곳을택해이젤을폈다.
아내가그림그리는동안나는조곰떨어진광장카페에서차와크롸상을시켜놓고쉬었다.
오후6시까지그림을그렸지만미완성.
일단마르코광장으로다시나와바포레토를타고호텔로돌아왔다.
오늘저녁은게요리를먹을작정이었지만호텔근처거리가캄캄하고조용하다.
일요일은쉰다는것이다.
할수없이물한병과큰빵하나를사들고방으로돌아왔다.
그리고이번에가지고온한식메뉴를총동원해서저녁을먹었다.
그래도좀섭섭해서비상용건빵을먹으면서얘기를나눴다.
일단의일본인들이도착,호텔에투숙했고오늘은많이걸었기때문에아주피곤했다.
나는10시에침대에들어갔고아내는그림을정리하느라고새벽1시반에야잤다고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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