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자동차여행- 15 .

6월30일월요일.
아침10시까지전화하기로한이형교사장이30분이지났는데도무소식이다.
약속하나는칼처럼지키는분인데이상했다.
댁으로전화하니부인이받았으며새벽5시에[타이슨]의권투시합을보느라고늦잠을자게
되었다는것.
그렇게권투경기를좋아하는줄은몰랐다.
12시까지호텔로오기로다시약속,
이번에는시간을지켜호텔로왔고우리는정말반갑게재회했다.
그런데부인과아이들도같이올줄알았는데두아이가수두를앓아혼자왔다는것이다.
우리는M4도로의연결도로인A4도로로런던시내에나갔다.
유명한차이나타운소호.
[취원]이라는중국식당에들어갔다.
그때가오후1시쯤인데초만원이었으며어떤때는자리가없어3-4시까지기다린다는것.
이사장은,
[돈을벌려면이렇게벌어야한다.]고했다.
그가주문한여러가지광동요리가나왔는데솔직히우리입에는잘맞지않았다.
가장나중에나온국수와국물도마찬가지였다.
감사하는마음으로식대35파운드는내가지불했다.
그리고그간의공항픽업,렌터카수배등의비용조로130파운드를건넸다.
그는한사코안받으려고했지만친하게지내는것과계산은별개의것임을설명,이해시켰다.
(우리부부는그가마드리드에있을때도여러번많은신세를진일이있다.)
그는앞으로지금하고있는여행업외에광고업이나식당을경영해볼계획임을얘기했다.
1년중거의반을해외출장다니는일도체력의한계를느낀다는것이다.
이사장은다시한번우리부부의용기와모험적인여행에대해자기의기쁨을얘기했으며우리역시
여러가지후원에깊이감사했다.

식당을나온후,
일반관광객상대의가게까지같이간후,헤어지기로했다.
떠날때공항까지픽업하겠다는제안도거절했다.
택시를이용하면되는것이고,다시한번그간의신세에대해깊이감사한후작별했다.
여러가지지도를구입해서보내준일로부터시작,렌터카의수배는물론,우리에게용기를불어넣어준
이형교사장의배려는정말큰것이었다.
우리가들어선가게에는,
일,이층을다다녀봐도살만한물건이거의없었다.
이미수입이개방된상태에서우리시장에좋은물건이많은원인도있었지만여행을많이다니다보면
쇼핑시간은상대적으로줄어들고사는물건도그고장의토산품으로좁혀지기때문이다.

가게를나온후,
우리는택시로TateBritainGarelly로갔다.
영국인들이자랑하는Tunner의그림을보기위해서였다.
건물도우중충하고그림들도생각했던만큼감동적이지않았다.
아내역시처음이곳에왔을때의감흥이살아나지않는다고했다.
그래도찬찬히그림들을감상했다.
우리는밖으로나와아이스크림을사들고계단에앉아먹었다.우리주변엔그렇게아이스크림을
먹는사람들이의외로많았다.
다시택시로Eereint거리고가서세일중인[도자기]집에들려teaset를둘러봤으나꼭사고싶은
물건은없었다.
그동안자동차로스코틀랜드의아름다운자연을만끽했던우리눈에런던은빨리벗어나고싶은그냥
하나의복잡한도시일뿐이었다.
사람들을헤집고다니는일도쉽지않았다.
그리고내일떠나기위해서는이제호텔로돌아가여러가지준비도해야하기때문에택시를잡고
HolydayInn까기가겠다고했다.
택시운전자는우리에게잠시기다려달라고한후,지도를꺼내놓고호텔의정확한위치와가장빠른
길을찾은후타라고했다.
그들은장거리인경우그렇게한다.
그는A6번도로를이용,호텔에도착했고요금28파운드와팁을합쳐30파운드를지불했다.
런던의검은상자같은[불랙택시]는내부가아주넓어서타기에편하고운전자들도아주점잖다.
보조석을펴면마주앉을수있는내부구조를가지고있으며,런던의경우택시들은모든길에서
언제나우회전(우리의좌회전)이허용된다.
그래서일어나는교통사고가없을만큼그들스스로가신중하게운전한다고했다.

방에돌아온후,
이형교사장댁에전화,부인에게그동안의배려에대해정중한감사의인사와함께아이들의쾌유를
빌었다.
그리고호텔데스크에전화,내일아침10시에공항에나갈수있도록택시한대를대기시켜달라고
부탁했다.
이호텔은그위치가공항가까이에있는비지니스호텔이며약460개의객실을가지고있는세계적인
체인이다.(서울에는마포에체인이있다.)
이곳에는여러나라의비지니스맨들이시간을쪼개어런던시내까지들어가지않고여기서상담을
끝낸후바로공항으로가기가쉽기때문에늘이용객이많은편이다.

우리부부는짐싸는데는이골이난사람들이다.
시간도많이걸리지않고자기짐은철저히자기가싸기때문에피차간섭도안한다.
그리고일단호텔을떠나면각자자기짐만챙길뿐,서로짐을맡기는일도없다.
두명이짐을같이관리하다보면짐하나잃어버리기는쉽기때문이다.
그리고모든여행에서짐은간단할수록좋다.
때문에가지고다니는짐을보면그사람의여행경력을금방알수있다.
여러해전,
나는20여명의팀을,여행사직원이나가이드없이내가직접인솔하고성지순례를한일이있다.
그때돌아오는길에빠리에서하루쉰후귀국하기위해공항에나갔는데그룹전담데스크의
에어프랑스여직원은우리일행의짐이너무간단하고,거의가휴대할수있는크기인것을보고
내게[어디를다녀오는길이냐]고물었다.
나는[이집트와이스라엘을다녀오는길]이리거하자,믿을수없다는표정으로
[이렇게짐이적은한국인승객은자기로서는처음]이라고했다.
등에메는배낭하나,어깨에메는작은가방하나로짐을제한했기때문이었다.
두손이짐에묶이면그여행은이미물건너간것이된다.

7월1일.화요일.
아침7시15분,
식당으로가기전먼저데스크에전화,예약을부탁했던택시에대해알아봤다.
이미수배가돼있다고했다.
이호텔의아침식사는생각보다음식도다양하고맛도좋은편이다.
그동안영국식당을거의이용하지않았던우리로서는진수성찬을먹는기분이었다.
그리고이식당에는인도인종업원이많다.
아마도과거식민지영향일것이다.
재미있는것은,
같은서구인들이지만,심지어는일행인데도각자의식사스타일은천차만별이다.
음식의종류도아주달랐고그양도서로달랐다.
정말개성적이고재미있는식사패턴이다.

식사후방에돌아와잠시쉬면서짐들을다시챙긴후,
9시45분에로비에나갔다.
체크아웃을끝내고현관에서대기중인minicab에짐을싣고히드로공항F터미널을향해출발했다.
흑인운전자에게두번F터미널로간다고일렀다.
해외여행의경우택시를이용할때는목적지를거듭확인시키는습관은아주중요하다.
잘못알아듣고전혀다른곳으로가는일이자주있기때문이다.
약10분후택시는터미날F에도착했고,요금으로10파운드를지불한후영수증을받았다.

공항청사에들어서니서울을포함,다섯곳의출발수속이데스크11-24에서진행중,
그야말로장사진이었다.
10시경부터한시간정도를기다려체크인할수있었다.
결국런던발서울행B/A041편은이혼잡때문에80분이나늦게공항을이륙했다.
어처구니없는일이지만해외여행에서겪게되는어려움중하나일뿐이다.
좌석은43열,빈자리하나없는만석이다.
근처에는러시아인들을비롯,동구권사람들이많았다.
한눈에서울로보따리장사하러가는사람들임을알수있었다.
그들은끊임없이떠들어대고담배피우고,비행기에서거져주는술을마셔댔다.
자리에앉아있기보다서서돌아다니는사람들이더많았다.
그들은오랫동안육체적으로,정신적으로굶은사람들답게행동거지가풀어져있었고게걸스럽게
변해있었다.
아직서방세계의[비행관행]에대해어떤기본을지켜야한다는개념이없는야만인들같았다.
두세대기간의[볼세비즘]은이렇게파괴된인간형을만들어낸것이다.
정말가슴아픈비극이아닐수없었다.

김포공항에도착한것이아침8시50분.
생각보다짐이늦게나와많이기다려야했다.
언제나,
김포공항은청사에들어서면좁다는생각이들곤했다.
그리고시골역사같은분위기.
입국심사를하고있는출입국관리들의표정없는얼굴,그리고승객모두를밀수꾼처럼감시하는
세관직원들의시선,전부가변함없이그대로다.
밖에는비가내렸고,바야흐로여름이시작되고있었다.

이상하게도,
집에돌와와익숙한안락의자에앉으니비로서우리가얼마나힘들고뜻깊은여행을하고돌아왔는지가
실감이났다.
영국에서의자동차여행은우리부부에게는잊지못할갖가지추억으로남을것이다.
정말대단한여행이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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