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30분에아침식사.
식사는생각보다좋았다.
이름을알수없는러시아음식들이많았지만푸짐한것이특징이다.
아무튼우리로서는반도먹을수없는양이다.
커피에는여전히프림도우유도없단다.
9시30분에관광객전용버스를탔고,차는오래가지않아크레믈린에도착했다.

크레믈린,
바로얼마전까지는듣기만해도으시시한이름이아니었던가.
그건언제나악의제국소련의대명사였다.
[크레믈린-Kremlin]은,
모스크바중심지구에있는,혁명전러시아황제의궁전이었으며지금은소련정부의중추부다.
러시아어로는Kreml’이며성채(城砦;성과요새)라는뜻이다.
1156년에목책(木柵)요새로건설되었으며,
14세기에석벽이되었고,15-16세기에이르러현재의규모에가까운벽돌벽이되었다.
15-18세기의건조물들이일부그대로남아있기도하다.
그리고크레믈린의동쪽광장이그유명한[붉은광장]이다.
주요국가행사들이치러지는주된장소이며,이곳에는[레닌의묘],[굼백화점],[성바실리성당]이
자리잡고있다.
길이는약500미터,너비는120미터정도이며[붉다]는러시아어는[아름답다]는뜻을가지고
있다고한다.그러니까[아름다운광장]이라는의미다.

성바실리성당.

성바실리성당은세계의모든사람들이사랑하는아름답고작은성당건축물이다.
양파모양과뾰죽한지붕들이함께있는,채색도찬란한이성당은15세기에지은러시아정교회의
예배당이다.
위에서내려다보면,십자가형을이루는9개의아름다운탑이주축을이루며그탑하나하나가
바로예배실들이다.
러시아정교회의명절에따라한방씩돌아가며예배를드렸다고한다.
각방의평균면적은기십명을수용할수있는정도,내부는뜻밖에도아주견고해보였다.
특이한것은,기둥이없이여러개의벽돌아치들이서로맞물려건물을지지하고있는건축양식이었다.
[바실리]라는이름은생전에천대를받고살다죽은백치걸인이이곳에장사되어붙여진이름이라고
하며본래의정식명칭은[성모의교회]였다고한다.
전설에의하면이아름다운건물이완공된후,다른곳에똑같이아름다운건물을지을수없도록하기
위해집지은장인(匠人)을맹인이되게했다고한다.

레닌묘.

본명은[블라디미르일리치울리아노프-VladimirIlichUlyanov1870-1924].
보통[니콜라이레닌-LeninNikolai]이라고불렀는데,레닌이라는이름은탄압때문에사용했던
150여개의가명중하나였다고한다.
러시아공산당의창시자.
러시아혁명과국제공산주의운동의이론적,실천적지도자.
국민학교장학관의차남이었고,후에감독관이된부친은오랜근무공로로세습귀족이되었다.
(따라서레닌도귀족이다.)
18세경부터혁명서클에가담,1903년엔소련공산당의전신인[볼세비키파]를결성했으며,
1917년이를지도하며10월혁명에성공한다.
그는초기소비에트정부의수반이되었다.
붉은광장에서크레믈린벽쪽에위치한[레닌묘]는처음에는보통나무로만들었고다음이참나무,
그리고다시검은대리석으로개조된것이오늘의레닌묘다.
국경일등에공산당수뇌가열병하는장소가레닌묘라고한다.
마침일요일이라참배객들이길게줄을서있었다.
소련에서는가장성스러운장소로서이를부각,보존하려는의도가크게엿보였다.
입구에서계단을내려가오른쪽으로다시돌아내려가면미이라로된레닌의시신이큰유리관에
안치되어있다.
은은한불빛속에서거의본래모습그대로보존되고있는듯했다.
진한감색양복에곤색의물방울타이를하고있었으며앞이마가튀어나온것이인상적이었다.
이묘지와레닌의미이라를유지하는비용도사실엄청날것이다.

그러나더인상적인장소는,
레닌묘의뒤,크레믈린벽돌벽에만들어진무덤들이었다.
거기엔혁명을위해목숨을바친이들이엄선되어묻혀있었고,가가린(우주인)등,국가유공자도
화장한뒤에안치되어있었으며놋쇠로만든명패가붙어있었다.
그리고가장감명깊었던곳은,
혁명중희생된무명인사들의묘역,
그아름답기그지없는잔디밭엔많은붉은카네이션이바쳐져있었다.
아내가감탄할정도의아름다운조화(調和)였다.
소련공산당은적어도이성역에대해서만은돈을아끼지않고관리한다는것을알수있었다.
마침12시가되어,그유명한레닌묘위병의교대식을볼수있었다.
세명의위병이크레믈린정문을통해나와레닌묘까지걸어가는것인데,
군인들은키가크고미남들이었으며제복이아름다웠다.
가죽장화는윤이나게닦았고주의깊게보면어깨총자세로걷고있었지만총열은어깨에닿아있지
않고손바닥으로만받치고걸었다.
대단한기술이었으며다리를길게뻗는걸음걸이도특이했다.
세명과세명의교대의식은절도가있었으며구경할만했다.

점심.

점심시간이되어버스를타라고한다.
우리는내심,모스크바시내에있는제대로된러시아식당의고유한음식을기대하면서버스에
올랐다.
그런데버스는호텔로돌아가는게아닌가.
왜시내음식점에가지않고호텔로돌아가느냐고물어봤다.
대답은,
지금모스크바시내에는영업하는식당이하나도없다는것이다.
도무지그말이믿어지지않았고이해할수가없었다.
어떻게수도인모스크바에그런일이있을수있단말인가.
유리(안내직원)의설명은,
식당에서쓸식료품재료를구할수없기때문이란다.
정말믿어지지않는얘기였다.
그러나그말은지금소련의식량사정이어느정도인지를알게해주는바로메타였다.
이런고비에소련을여행하게된행운에다시감사했다.
직접체험하지않았다면그말을결코믿지않았을것이다.
(그후에시내를돌아다니면서살펴보니문을연가게는단한곳도없었다.음료한잔사먹을수없는
완전히철시한도시였다.이대명천지에어떻게이런도시가있을수있단말인가.)

호텔의점심식사는,
감자,쌀,당근그리고고기를넣고만든러시아스프였다.
정말맛이있었다.
음식모두가많았기때문에남기지않을수없었고소련의식량난,배급소를가득메운인파와줄어
들지않는줄,이모든것을생각할때이렇게맛있는음식을푸짐하게먹는다는사실이죄스러웠다.
소련의식량난은생각보다심각했고그것은우리에게너무나큰충격이었다.
[푸롤레타이라독재]를위한[혁명]이남긴것은[짜르의전제]보다더큰가난뿐이었다.
사회주의종주국의말로가그러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