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일본을따라갈수없는이유’에대한책을쓴일이있다.
그분은그책서문에서,
‘맞아죽을각오를하고이책을썼다고했으며그럼에도불구하고글을쓴것은한국을사랑하고
한국의부족한점이안타까워책을쓴다.’고했다.
물론그분은맞아죽지않았고,그분이쓴책은아주많이팔렸다고한다.
남의단점을지적하는것은어떤경우에도쉬운일이아니다.
자칫큰문제로비화할수있는폭발성이있기때문이다.
더구나일본인이한국인의단점을지적한다는것은더큰용기를필요로한다.
그만큼그내용은절실한것이며그충정(衷情)은높이살만하다.
그책을읽어보면그가쓴글밑바닥에서한국,한국인을사랑하는마음이느껴진다.
그래서설득력이더컸다.
그러나’나’를포함한’우리’에대해그대표적인단점들을지적한다면그걸나무랄사람은
없을것이다.
우리가함께우리얘기를하기때문이다.
자기의단점을찾아내고그것을얘기한다는것은자기를성찰(省察)할수있는능력이
있다는뜻이기도하다.
1945년의8.15광복과,
2006년의지금은단지60여년의시간적간격이아니라천지가개벽한만큼의질적(質的)인
차이가있다.
GNP몇십불에서2만불을바라보는도약도있었고세계10위권의경제력을가진나라가됐다.
년간2000억달러어치의상품을전세계에수출하는경제대국이된것이다.
70년대초,
회사에배달되는일본의’요미우리’와’마이니찌’신문에실린온갖가전제품과자동차의
광고들은정말’그림의떡’이었고부러움의대상이었다.
특히음악을좋아하는내게각종음향기기의광고는피를말리는부러움의대상이었다.
얼마나목마르게그것들을가지고싶었던가.
지금우리네논밭에서는농사짓는사람보기가어렵다.
전부기계영농인것이다.
농가마당에까지주차된각종차량과농기구를보면우리의생활이그근본에서부터얼마나
달라졌는지를실감할수있다.
지금내방엔두가지의서로다른음향기기가있다.
음악에따라골라서사용하기때문이다.
지금은차없는집이거의없다.
쌀값때문에걱정하는집도별로없다.
이눈부신향상은우리의땀으로일궈낸놀라운발전이아니겠는가.
2000억불의상품을세계여러나라에수출한다는것은다른말로대한민국은수출로먹고사는
나라라는뜻이다.
수출이무엇인가.
다른나라들과의관계다.
더크게보면대한민국과세계와의관계다.
더구나우리는UN의회원국이고우리에게할당된부담을기꺼이지불하고있다.
이제우리는명실상부한세계속의한국이다.
따라서그로벌스탠다드-세계적인여러가지기준,표준에자기를맞추어야하는현실적인
요구앞에직면해있으며세계와의관계를지속하려면그것은피할수없는길이기도하다.
세계속의한국이맞춰나가야하는대표적인글로벌스탠다드는’사고방식과행동양식’이다.
세계의여러나라와어깨를나란히하지않고는살아갈수없기때문이다.
그대표적인파행이북한이다.
그들의온갖일탈이가져온것은극도의가난과후진성,그리고개선의기미가보이지않는
절망적인상황이다.
이제우리가세계속의한국,10위권안팎의경제대국으로서의지위를유지하고더발전해
나가기위해반드시버려야할,제거해나가야할단점과악습들을함께생각해보자.
1.조급함의다른표현이’빨리빨리’다.
세계인이알고있는한국인의대표적인특성이기도하다.
빨리빨리가긍정적으로작용한면이있었기에이만큼의경제적발전을이룩한것은사실이다.
그러나빨리빨리는그속성상’과정’을자주무시하고생략하게된다.
우리의경제적’압축성장’이그말이다.
지금우리사회가겪고있는온갖혼란은생략됐던과정을뒤늦게거치고있는고통스러운
현상이다.
공짜는없다는얘기다.
이제는반드시’결과우선주의’에서벗어나야한다.
과정하나하나를제대로챙겨나가는신중함도있어야한다.
과정을제대로거치지못한한국의어설픈민주주의가그대표적인사례일것이다.
어떤경우에도모든과정은건너뛸수가없다.
거너뛴빈자리는결승점을돌지않고일등한것이실격이듯반드시대가를지불해야하는
고통스러운자리다.
과정은상품으로말하자면품질이다.
세계는그품질을요구하고있고그것이바로글로벌스탠다드다.
2.인간과인간의만남은,
인격적인접촉이어야한다.
특히외국인들과의관계에서더그렇다.
내국인들끼리라해서달라지는것도아니다.
우리에게는너나할것없이대인관계에서’세련미’가크게부족하다.
쉽게말해대단히’상(常)스러운’경우가허다하다.
언행이천한것을그렇게표현하며
천(賤)하다는것은,
지체나지위가낮다는뜻도있지만행동거지가고상하지못하고상스럽다는의미다.
특히아무장소에서나큰소리로떠들어대는행동은세계인의지탄을받는정도다.
토론문화가부족하고흑백논리에강한것도모두가감정적으로세련되지못했기때문이다.
서울대사회학과의송호근교수는이런현상에대해,
‘교양없는중산층’이라는표현을쓰고있지만사실은’상스러운중산층’이라는뉘앙스다.
관광버스통로에서벌어지는작태가그극치일것이다.
3.2005년2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발표한연구보고서에따르면,
한국의’지식국력’은미국에대해서는5.9%,일본에대해서는14%에불과하다고했다.
미국에대해서는17분의1,일본에대해서는7분의1이라는얘기다.
국가전체의’지식총량’에서우리는이렇게뒤떨어져있다.
한편’한국개발연구원'(KDI)이2005년5월에발표한연구보고서에의하면
한국근로자들의노동생산성은미국에대해35%로나타났다.
같은기간에서일본은미국에대해120.6%를기록하고있다.
국가지식총량과노동생산성에서뒤떨어져있는것은냉정하게말해같은조건에서
‘더무지하고무식’하기때문이다.
문맹율이제로에가까운나라가상대적으로무지,무식하다는것은공교육이붕괴됐기때문이다.
가는젖가락으로콩자반을한알씩집어먹는민족은세계에우리밖에없다.
그손재간에’교육’만제대로된다면천하무적은더말할것도없다.
가슴을칠일이다.
교실의붕괴가무엇을의미하는지이제는께달아야한다.
거기에우리의살길이달려있기때문이다.
대한민국곳곳에서들려오는아우성은똑같은소리다.
‘교육부를없애야학교교육이살아난다.’
4.2006년6월,머서휴먼리소스컨설팅(MHRC)이세계144개도시의주택,교통,음식등
200개항목의비용을조사한결과서울의생활비는144개도시중두번째로높았다.
GNP대비,우리의왜곡된물가수준이어디에있는가를확실하게보여주는수치다.
고3인조카에게서들은얘기다.
자기반에는30만원짜리농구화를신고다니는애들이있다는것이다.
그렇다고특별히부잣집애들도아니라고했다.
서울강남의한음식점에서한그릇에9.000원하는설렁탕을사먹은일이있다.
5.000원받으면딱좋을음식을9.000원에팔수있고,또계속팔린다는것은우리사회의
물가왜곡이얼마나심한지를보여주는사례라고할수있다.
재활용쓰레기를버리러나갈때마다정말멀쩡한물건들이버려지는것을자주목격한다.
버렸으니다시새것을살것이다.
휴대폰이나자동차등의상품싸이클에서도우리는가장짧은세계최첨단을걷는다.
상식을벗어나는물가나쓸수있는물건을버리거나상품싸이클이짧은것은그무두가’낭비’다.
경제의미덕이’절약’이라면경제의악덕은’낭비’다.
낭비는습관이될수있기때문에무섭다.
냉,난방에서균형을잡지못해낭비되는에너지의양은사실엄청날것이다.
이제는소비생활에서도균형감각을가질때가됐다.
특히물가에대해소비자로서의입장을크게정리해야한다.
비싼물건이더잘팔리는열등감에서도벗어나야한다.
5.때깔에관한한그누구라도우리를따라오기는어렵다.
때깔이무엇인가.안이아니라겉이다.
개인적으로나국가적으로실속을챙기지못하고명분만찾다가손해본일이한두번인가.
우리의민족성이그렇다.
그걸외화내빈(外華內貧)이라고도한다.
속에든것이빈약하다보니겉은점점더화려해진다.
안을다지는데는배우는길밖에없으며가장좋은연장이책이다.
공부안하는나라가무엇으로그빈속을채울수있겠는가.
사람들이많이모인곳에서그손에책을들고있는사람들이많은나라가분명히우리보다
더잘사는나라들이다.
안을다지는것은기초를다지는것이다.
안만다지면겉은저절로견고해진다.
이제는우리도절실한필요에의해서라도책을읽고공부하는나라가되지않으면안된다.
6.사람들이많이모인곳에서,
그들이벗어놓은신발들을보면그신발주인들을알수있다.
우리들이벗어놓은신발들은한마디로’개판’이다.
도무지질서가없다.
단정하고가지런한모양새가없는것이다.
무질서는비효율을낳기때문에그누적되는손실은고스란히우리의몫이된다.
대표적인무질서가각종새치기다.
우리주변의수많은모양의새치기들은줄을서서차례를기다리는모든사람들의노력과
기다림을물거품이되게하는기생충들이다.
여럿이모여사는사회에서질서는곧바로생활의품질이된다.
7.네거리에서,
이미신호가바뀌었는데도머리를디미는이기적인차들때문에순식간에수많은차량들이
한데얽혀마비증세가일어난다.
모두가꼼짝을못하고아우성이다.
신호는약속이고법이다.
그것만제대로지키면그런혼란은일어날수가없다.
준법정신이빈약한것은대표적인후진국현상이다.
어찌교통법규뿐이겠는가.
틈만보이면법을어기고불법과편법으로자기이익만챙기려는이기심은하루이틀에생긴
병폐가아니다.
민주시민이가져야하는가장큰덕목인준법정신에서우리는분명한후진국이다.
이단점을극복하지않고는결코선진국이될수가없다.
노예는법을지키지않는다.
오직주인만이법을만들고지킬수있다.
신칠거지악(新七去之惡)을극복하지못하면우리는제자리걸음이거나후퇴다.
세계가앞으로나가는것만큼우리는뒤쳐지게된다.
우리들의단점은글로벌스탠다드에서우리들을조이는족쇄다.
우리들의단점은우리가가지고있는세계적인장점들을갉아먹는해충같은요소들이다.
하루빨리이단점들을버려야-제거해야한다.
조급함,상스럽고요란함,무지와무식,낭비,외화내빈,무질서,준법정신의빈약,
이것들은새칠거지악들이다.
남의이목과세계가요구하기때문만이아니라우리스스로의삶의질을높이고더풍요롭게
살기위해이단점들을버려야한다.
사실이제는그것들을버릴때도되지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