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AD64년6월19일새벽,
로마의시르쿠스막시무스근처에있는가게들중하나에서불이났다.
불은에스퀼린과팔라틴언덕사이에있는계곡을따라번졌고아흐레동안도시
곳곳에서타올랐다.
마침내불은통제할수있게되었지만이미도시의14개주요지역중10곳이폐허가
된뒤였다.
네로(5대황제,재위54-68)는집을잃은시민들에게안식처를제공하기위해재빠르게
움직였다.
그러나,
곧이어광활한공원으로둘러싸인’황금의집-GoldenHouse’이라는화려한궁(宮)을
새로짓기위해로마중심부에있는125에이커(1에이커는약1.225평)의개인소유땅을
수용하겠다고발표했다.
결국이조치는가장이득을보는사람이화재를일으켰다는소문을피할수없게
만들었으며네로황제를비방하는조짐이거세게일어났다.
이에위협을느낀황제는아마도AD65년봄,사람들의관심을다른데로돌리기위해
과감한수단을사용하기로결심한다.
이불길한소문을잠재우기위해그는가장좋은희생양을만들었다.
그것이그리스도인들이었다.
그들을몹씨타락한군상으로폄하,방화혐의가돌아가게했으며철저하고무자비하
쳐벌했다.
(타키투스-AD55-120-의연대기중.)

초대교회를탄압한두명의로마황제로는,
네로와도미시안을꼽는다.
네로의탄압이폭풍우처럼거센것이긴했지만그것은광적이고미조직적이고국부적인
것으로그쳤다.
그러나도미시안(Domitian8대황제,재위81-96)은초대교회의박해에있어더잔악한
네로의후계자였다.
그는AD68년예루살렘을포위한
베스파시안(Vespasian6대황제,재위69-79)의아들이며,
AD70년,예루살렘을함락하고초토화한후로마에개선한티토(Titus7대황제,재위
79-81)의동생이다.
티토는’마사다비극’의로마쪽주인공이기도하다.
도미시안은치밀한조직성과교활함으로자신을신격화,황제예배를강요했고
이종교적영향력으로제국내의정신세계를통솔하려고했다.
이어기독교신앙이금지되는법령이공포되었으며황제예배의강요는조직적으로
초대교회를압박하기에이르렀다.

실로’요한계시록’의출현은이러한초대교회의시련과고통의시기에쓰여진
묵시문학의정수다.
그것은인내와희망,그리고최후의승리를예고하는책이었고소아시아일곱교회가
수신자로선택된것은그때그교회들은모든교회를대표하고있었기때문이다.
‘요한’이라는이름은’여호와는은혜로우시다’라는의미다.
그는세베대와살로매의아들로야고보와는형제이며벳세다에사는어부였다.
세례요한은통해예수의제자가되었고주께서는그를’보아너게’,우뢰의아들이라는
별명으로불렀으며’예수의사랑하는제자’로기록되어있다.
주께서는나중에그모친을요한에게부탁하셨다.
그는가장박해가심하던도미시안황제때’밧모섬’으로유배되었다.
그러나전해지는바에의하면’밧모섬’에는오래있지않았으며도미시안황제사후
9대황제인네르바(Nerva재위96-97)때유배된자들이모두석방되어요한은
에베소로돌아왔고거기에서여생을마쳤다고한다.
때문에요한계시록의기록연대는AD97-98년으로추정된다.

지금도’밧모섬’에가기위해서는배를타야한다.
그바다,에게해(海)는blueblack의잉크빛인데손을담그면묻어날것처럼짙푸르다.
정말인상적인바다다.
정교회가관리하는’묵시의동굴’을비롯해섬전체가반들반들하다.
순례자가아닌관광객들의손길이섬전체를쓸고다듬어그렇게된것이다.
별로맛도없는음식값이비싼것은이미섬전체가장사꾼으로차있다는의미다.
요한은밧모섬의유배동굴에서,
놀라운환상과계시는받았지만그곳에서요한계시록을썼다는기록은없다.
요한문학5권(요한복음,요한1.2.3.서요한계시록)의발상지를에베로소보는이유가
거기에있다.

‘요한계시록’이라는책이름은,
그책1장1절의계시-apocaluphis-에서왔다.
영어로는계시-Revelation,또는묵시-Apocalyse로번역된다.
우리나라에서는전통적으로’계시록’으로통용돼왔으나최근의공동번역에서는
‘묵시록’으로고쳤다.
계시(啓示)는하나님의전역사를통해서전인류에게어떻게자신을계시하느냐하는
계시종교적용어로서아주넓은의미로사용된다.
그러나묵시(默示)는계시의일부인이세상말세현상,곧예수재림,심판,새하늘과새땅의
출현이라는일련의사건을환상과상징으로표현한특수문학적술어로서좁은의미로
사용되고있다.

요한계시록은,
‘성령의감동’으로저자가본환상이처음부터끝까지자신의신비한체험에의해기록된
것이라고한다.
그구조는,
저자가본것(1장),
이제있는일(2-3장),
장차될일(4-22장)의골격을가지고있으며책전체가상징적인환상들,신비한숫자,
그리고불가해한은어로가득차있다.
그러나처음부터끝까지책의중심을관통하고있는신학은말할것도없이’말세론’이다.
한편이책이가지는서지학(書誌學)적약점은헬라어문법이무시된불완전한문장들이다.
이는히브리어로생각하고,아람어로말하고,기록은헬라어를사용하는당시유대인들의
일반적인경향성으로설명될수있다.

개혁자요한칼빈은신,구약의모든책에대해주해를쓴전무후무한대주석가였지만
요한계시록은제외됐다.
AD397년제3차칼타고회의에서정경으로결정되었고1545년토렌트회의에서재확인된
이책에대해그정경성에대한논란은끊임없이제기되었으며마틴루터는이책의
사도저작권과정경성을거부했다.
한때,
요한계시록은한국교회에서맹위를떨친적이있다.
‘사이비부흥사’들이우매한청중을앞에앉혀놓고그해석을자기마음대로하던시대가
그랬다.
언제나’종말론-말세’는모든종교의단골메뉴이고그자의적이고현란한해석에모두가
끌렸던것이다.
지금계시록은잘읽히지않는책이다.
과학기술의첨단시대를사는현대인들에게이상한숫자와은어로가득찬이책은결코
쉽게읽을수가없기때문이다.
그러나,
성경은성경이다.
그책이정경이된것은그만한신학적내용을가지고있었기때문이다.

계시록은,
때(kairos)가가까우니라(1:3)로시작해서,
때(kairos)가가까우니라(22:10)로끝난다.
카이로스는,periodoftime,즉기간과시기를나타내며종교적이고신앙적인용어다.
‘마지막때’-thetimeofcrisis,thelasttimes가그뜻이다.
그것은parousia,재림과연결되는단어다.
그가까운때는주님의때인것이다.
오늘날계시록이가지는가장큰뜻은개개인이가지는,크리스챤의종말과그준비에
있다.
종말이없는인간은없다.
그것을준비하는신앙과준비없는무위가다를뿐이다.
지금같은첨단과학의시대를살면서환상과,암호같은숫자와,은어로가득찬또다른
세계를읽는다는것은얼마나놀랍고매력적인일인가.
그래서요한계시록은지금도여전히살아있는성경이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