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평등(平等)은 가능한가.
평등은치우침이없이모두가한결같은것이다.
차별없이동등하다는의미다.
또평등권은헌법상모든국민이법앞에서평등한권리를가진다는뜻이기도하다.
더근본적인의미는,
인간은누구나날때부터그가치에차이가없다는생각이다.
이러한생각이이념화(理念化)-이데올로기로나타난대표적인케이스가사회주의
사상일것이다.
그러나사회주의사상은그이념으로는존재가치를인정받았지만현실적실현에서는
완전히실패하고말았다.
모두를살릴수있다고확신했던이데올로기가모두를죽이는길이되었기때문이다.
1917년볼세비키혁명에서1989-91년동구의도미노적붕괴는이혁명적인실험이
‘반인간적’이라는사실을입증한채소멸되고말았다.
(쿠바와북한은그마지막수순을밟아가고있는중이다.)

평등에대해가장대표적인반평등구조가고대사회의’노예제도’일것이다.
동,서양을막론하고같은인간이면서한쪽은주인이고또한쪽은그주인에종속된
‘재산-물건’이되었다.
또한가지는아주최근까지모든나라에서여자에게는선거권을주지않았다.
이보다더한차별은없을것이다.
인류가남긴여러가지기록들을통해알수있는사실은고대사회에서’어린이’는
인간적인대우를받지못했다.
여자와아이들은계수(計數)에도들지못했다.
그때정상적인인간은성인남자뿐이었다.
평등이라는개념자체는아주최근에이르러서야대두된문제이지그이전시대에서는
오히려’차별’이정상이었고지금도아랍세계에서는특히여성들에대해그잔재가
크게남아있다.

평등사상은인지(人智)의발달이낳은진보된개념이다.
그근본에서인간을차별해서는안된다는인권(人權)사상이그것이다.
또그것은원칙에서옳은생각이기도하다.
문제는그평등의범위다.
무엇에대해어디까지가평등인가.
이근본적인질문은인간이가지는개개인의태생적능력과기량에분명한차이가
있기때문에제기된다.
사람들은그얼굴생김새가서로다르듯같은사람이없다.
같은조건에서출발하지만그결과는천태만상으로다르다.
아주좁혀서살펴봐도같은집안의형제자매인데도우,열이분명히갈리는경우가
그것이다.

결국평등은,
기회에대한평등이다.
그출발을똑같이하는평등이고법앞에서공정한평등이다.
이평등은결과의서로다름을인정하는평등이다.
더쉽게말해인간의태생적,또는후천적학습에의한기량과능력의차이를인정하는
평등이다.
더능한사람이덜능한사람보다더좋은것을더많이획득하는것을인정하는평등이다.
여기에서의필수적인단서조항은오직’과정의투명성’뿐이다.
사회주의이데올로기가그좋은내용을가지고도실패한가장큰원인은,
결과까지평등하게하려고했기때문이다.
그핵심이’사유재산권’을인정하지않은것이다.
더능한사람이뛰어난기량을발휘,더좋은것을더많이획들했을때,그리고그것이
그과정에서공정하고투명했을때이를인정,보호하지않고낙오한사람들에게
나누어주게한것이그것이다.
그분배가강제된것이었기때문에개인이가지는경제적인센티브가사라졌고,
내것이없는’우리것’은어떤생산적인향상도가져오지못한채파멸한것이다.

기회에대해서는아주엄격하게평등을지키지만,
결과의차이에대해서도이를엄격하게인정,보호하는이데올로기가’자본주의’다.
그자본주의이념의현실적실천이’시장경제’다.
그리고시장경제의핵심은’경쟁’이다.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독점’이나’독과점’이범죄로규정되는이유가그것이다.
그것은공정한거래가아니기때문이다.
거기에는경쟁이없다.
모든사회적조건의향상은언제나경쟁의산물이아닌가.
그안에여러가지비인간적인독소조항을가지고있으면서도자본주의가사회주의를
이길수있었던힘은개인의노력에대한대가를인정하는’사유재산권’의보호였다.
그것은그대로경제적인센티브가되어그합이경제발전으로이어진것이다.
자본주의시장경제에서가장강력한파수꾼은’공정거래’에대한감시와제재다.
자본주의경제가가지는가장큰약점은’낙오자’의발생과빈곤계층의노출이다.
인간의우,열이만들어내는자연적인현상이라해도인간이인간으로서의품위와
존엄성을위협받는일은반드시막아야하기때문이다.
국가가가지는복지정책이바로그대답이다.
빈곤계층의하한선을국가가책임지는것이며여기에는’재분배’의개념이포함된다.
복지예산의재원을세금으로충당하는것이그것인데세금의징수액은수입에비례하기
때문에어느정도까지는공정하다고볼수있다.

지금우리나라는1945년의광복과함께민주주의정치체제와자본주의경제체제로건국,
세계10위권안팎의경제대국으로성장했다.
특히1970년대에서2000년대까지의압축성장은세계의모본이되는정도였다.
한세대안에최빈국에서경제대국이됐기때문이다.
그러나’압축성장’은필연적으로’과정’을건너뛰게된다.
참으로묘한것은어떤경우에도과정은생략되지않는다는법칙이다.
건너뛰었으면나중에라도반드시그자리를다시채우고지나가야한다.
공짜는없다는섭리다.
지금우리사회가겪고있는모든혼란과격동은건너뛰었던과정들을통과하고있는
진통인셈이다.
그대표적인진통의하나가잘못된’평등사상’이다.

모든일에대해모두가한결같아야지거기에차별이나우,열이있어서는안된다는
강박관념과전투적인주장들이그것이다.
죽기아니면살기로애들을학원에서학원으로뛰어다니게하는것도지면안된다는,
낙오하면안된다는왜곡된평등사상때문이다.
사실’고교평준화’의뿌리도그안에있다.
다른건참을수있어도서로다름은절대참지못한다.
식민기간을통해전통적인반상(班常)의구도가무너졌고,광복과함께시작된
상인(常人)계층의’신분상승욕구’가아직도계속되고있으며가장빠른길이
학력(學歷)이기에이런일이벌어지고있는것이다.
그’평등’때문에우리가지불하고있는대가는정말어처구니없이큰것이다.
전혀생산적이지못한이무모한경쟁에서부모들은탈진하고있다.
‘기러기가족’까지생기지않았는가.

이제우리모두가냉정하게생각을정리할때가되었다.
발로공을차는직업으로연봉51억원을받는사람이박지성이다.
손으로공을던지는직업으로연봉100억원을받는사람이박찬호다.
그들은어떻게그런자리에까지가게되었을까.
대답은오직하나다.
남들보다뛰어나게공을잘차고,
남들보다뛰어나게공을잘던지기때문이다.
피나는훈련은있었지만그게배워서되는일인가.
타고난재주,-천부가집중적으로개발되고거기에훈련을거듭,최고의경지에
이른것이다.
그두사람에게다른일을시켰다면제밥벌이나제대로할수있었을까.
아인슈타인이한국에태어났다면음식배달이고작이고퀴리부인이라면파출부가
고작이었을것이라는농담안에는진실이숨어있다.
우리는천부-적성’이라는보물을알아보지못하고모두가말도안되는결과의평등을
외치면서가지고있는것을무의미하게소진하고있다.

언제,어디서나출발은같아야하지만결과는서로다르다.
그게하늘의법칙이다.
반환점을돌지않고일등해봐야헛일이다.
과정이잘못됐기때문이다.
우리가반드시지켜내야하는’평등’은기회-출발의평등이고모든과정의투명성이다.
그리고서로다른결과에승복하는것이진정한의미의평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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