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筍子BC298-238)는중국의전국시대조(趙)나라의사상가이며이름은황(況)
이다.
또는그의저서를그렇게부르기도한다.
50세에제(齊)나라에유학,가장연로한학자로서존경을받았다.
후에초(楚)로가서춘신군(春申君)에게천거되어난능(蘭陵)의장관이되었다.
춘신군이살해당하자관직을물러나난능에서일생을마쳤다.
맹자(孟子)의성선설(性善說)에반대하여사람의성(性)을악(惡)이라했다.
예(禮)를중시하는점에서는유가의범위안에있었지만성악설을주장하는점에서는
약간은이단적으로평가받기도한다.
엄벌주의자인한비자(韓非子)는그의제자다.
순자와같은위대한사상가가세상을보는눈은범인(凡人)과같을수는없다.
그가밝히적어놓은난세의징조를읽어보면그날카로운통찰력에놀라지않을수없다.

순자가밝힌난세의징조들은이렇다.
우선사람들이입고있는옷이화려해진다.
그정도가지나쳐서사람의몸을가리고보호하는일차적인기능까지무시된,오직
화려하게보이기위해그기능까지죽인디자인들이나타나는게지금의의(衣)문화다.
결국그화려한색깔들은천박함에이르게되고사람의생각까지천하게만든다.
다음이unisex로의변화다.
더엄격히말하면그모양이여성화되고있다.
그래서남성적인면모들이사라지고있는것이다.
이시대의허약한남자들은’마마보이’로대표된다.

난세의대표적인풍속의하나가그음란성이다.
freesex가그것이다.
인간의동물적본능이자발적인제재로표현되는게문화다.
지금은영상의시대이며모든영상은인간의말초신경을자극,그문화를철저히파괴
하고있다.
난세의인간은철저히이기적이다.
온갖새치기가그것이다.
타인을배려하지않는삶은결국자기도파국으로가는것이지만당장의이익은그걸
보지못하게한다.
난세의인간은그행동거지가잡(雜)스럽다.
도시어디에도고상함을찾아볼수가없다.
잡스럽다는것은상(常)스럽다는뜻이며그건천(賤)하다는의미다.
그삶의모습이싸구려라는얘기다.

난세에는그음악이거칠다고했다.
지금유행하고있는대중음악의모든장르에서하나의공통점은그가사-노랫말의
내용과수준이’직접적이고자극적’이라는것이다.
갈데까지다간것이다.
거칠은정도가아니라적나라하다.
삼가하고,감추고,간접적인것이문화라면지금의음악은반문화적원시성을가지고
있다.
그문장이간사하고화려하다고했다.
지금우리에게진정한논객(論客)이있는가.
정말찾아보기어렵다.
글이라고써놓은것을읽어보면,
내용의수준과빈곤은차치하고라도그곡학아세(曲學阿世-바른길에서벗어나학문
으로시세나권력자에게아첨하며인기를얻으려는언행)에는구역질이날정도다.
건전한이성(理性)이죽은시대다.

난세에는양생(養生)에절도가없다고했다.
대표적인사례가후천적비만이다.
다이어트의왕도는덜먹고,덜자는것이다.
절제없이먹어대고늦잠을자는한비만은막을길이없다.
몸에만좋다면한종(種-예를들어개구리)이멸종하는것은시간문제다.
즐비한간판의대부분이먹는것들이다.
못먹고죽은귀신으로가득찬것이지금의우리사회다.
죽은이를보내는일에각박하고예의를천하게여긴다고했다.
죽음을애도하는조의(弔意)보다는부의(賻儀)로땜질하고,
어른과애들의구분이없어진막가는사회가된지오래다.
예의(禮誼-사람이마땅히지켜야할올바른도리)가사라지면동물의나라가되는것이다.
대신용맹(勇孟)을귀히여긴다고했다.
폭력이그것이고조폭문화가그것이다.
지금우리사회가가지고있는폭력의미화는가장분명한문명의퇴보다.
애들까지조폭흉내를내면서자라고있음을생각하면모골이송연해진다.

난세가되면가난한자가벌어먹을생각대신도둑질부터한다.
모든불로소득은훔치는것이다.
훔쳐서부자가된사람들이득세하는세상이바로난세다.
그런가하면부자들은남에게베풀지않고오히려남을해친다.
대표적인것이분식회계와불법상속,그리고탈세다.
가진자의악은없는자를등쳐먹은것이기에그악은가중적이다.

끝으로순자는말한다.
태평시대(太平時代)란이모든것의반대다.
우리에게그런일이가능할까.
선뜻그렇다고대답하기어려운것이현실이다.
어디를둘러봐도갈데까지다가고있는세상풍조다.
더불어함께사는사람들이지금처럼무서웠던때는없었다.
그말과행동거지를예측할수없기때문이다.
남여노소가함께살기위해서는반드시’질서’가있어야한다.
서로다른차이게대한자리매김이곧질서다.
지금은그게없다.
가정과학교에서배워주지않았기때문이다.

사람과사람사이의관계는사실사회생활의기본이다.
이렇게중요한내용이학습되지못하고있는한난세를면하기는어려울수밖에없다.
결국문제의핵심은하나다.
사람이먼저인가,돈이먼저인가.
아무리자본주의사회라해도사람있고돈이있는게순리다.
지금은돈이먼저고사람은그다음이다.
사람과사람사이의인간적인자리에돈이들어와있다.
돈을더많이벌기위해사람이수단이된사회가제대로된사회일수는없다.

난세를수습하는게영웅이다.
그런출중한인물이나타나지않고는난세의수습이어렵다.
옛날에는하늘이영웅을내렸지만지금은국민이영웅을선택하는시대다.
그만큼선거-투표는국가의명운을좌우하게된다.
지금우리들은잘못된선택의고통을뼈아프게겪고있다.
건국이후지금같은국가리더십의부재는겪어본일이없다.
어설픈아마츄어리즘의온갖실험은나라의구석구석을망쳐놓고있다.
몇년사이의치명적퇴보는그것을회복하기위해우리가얼마나많은것을지불해야
할지예측조차하기어렵다.

지금우리들은분명한난세를살고있다.
이난세는우리스스로의역량으로극복해야지달리방법이없다.
우리들이그렇게할수있는능력이있는지없는지는앞으로검증될것이다.
우리스스로가달라지지않고는안되는이유도그안에있다.
그동안우리들은얼마나많은난관들을극복해왔는가.
우리가지금의난세를극복할수있는가능성이기대되는것도바로그런힘이
아니겠는가.